지난 연재 읽기 차명식의 책읽습니다
  일요일 2시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⑥ 독립이라는 ‘자유’ 라헬 하우스파터, 『나는 부모와 이혼했다』     글 : 차명식 (청년길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0.     여름이 왔고, 아이들과의 책읽기도 새로운 시즌을 맞이했다.     시즌이 바뀐 뒤의 첫 시간에는 으레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자기소개를 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전부터 있던 아이들은 다 아는 사람들에게 굳이 자기를 소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새로 온 아이들은 낯을 가리느라 제 이야기를 쉽사리 꺼내지 못한다. 나는 일종의 타협점으로써 아이들에게 딱 세 가지만 말해볼 것을 제안했다. 이름, 나이, 여기에 오게 된 이유. 이렇게 말해야 할 것들을 정해주면 아이들은 어렵잖게 대답한다. 그리고 처음 오는 아이들이 ‘여기에 오게 된 이유’는 대개 다들 같다.     “엄마가 가보라고 해서요.”   “저 몰래 엄마가 신청했어요.”     가끔은 “아빠가…….” 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자기 의지로 오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별로 놀랍지는...
  일요일 2시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⑥ 독립이라는 ‘자유’ 라헬 하우스파터, 『나는 부모와 이혼했다』     글 : 차명식 (청년길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0.     여름이 왔고, 아이들과의 책읽기도 새로운 시즌을 맞이했다.     시즌이 바뀐 뒤의 첫 시간에는 으레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자기소개를 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전부터 있던 아이들은 다 아는 사람들에게 굳이 자기를 소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새로 온 아이들은 낯을 가리느라 제 이야기를 쉽사리 꺼내지 못한다. 나는 일종의 타협점으로써 아이들에게 딱 세 가지만 말해볼 것을 제안했다. 이름, 나이, 여기에 오게 된 이유. 이렇게 말해야 할 것들을 정해주면 아이들은 어렵잖게 대답한다. 그리고 처음 오는 아이들이 ‘여기에 오게 된 이유’는 대개 다들 같다.     “엄마가 가보라고 해서요.”   “저 몰래 엄마가 신청했어요.”     가끔은 “아빠가…….” 도 있긴 하지만, 아무튼 자기 의지로 오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별로 놀랍지는...
차명식
2018.08.14 | 조회 1021
지난 연재 읽기 감자전의 만화展
감자전
2018.08.14 | 조회 615
지난 연재 읽기 감자전의 만화展
감자전
2018.08.07 | 조회 662
지난 연재 읽기 루쉰과 청년
복수는 나의 것   1. 복수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나는 무협지도 좋아하고 무협영화도 좋아한다. 매일 매일의 정직한 단련으로만 체득되는 내공의 힘, 그런 고수들이 합을 겨루는 강호무림(江湖武林), 그 실전의 세계가 좋았다. 그곳은 야바위나 설레발이 통하지 않는 투명하고 정직한 세계이고, 오직 고수들만이 맺고 유지할 수 있는 우정과 신의의 세계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많은 무협스토리가 ‘복수’를 주제로 삼아 전개된다는 것이다. ‘군자의 복수는 십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는 뜻의 ‘군자복수십년불만(君子復讐 十年不晩)’이라는 말은 무협물의 단골 레토릭인데, 내가 아주 좋아하는 말이다. 나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주인공들의 유장한 기질도 아주 맘에 들었고, 원수를 찾아 헤매는 정처 없는 여정에도 매료되었고(보통 주인공은 이 과정에서 평생친구 하나쯤을 사귄다^^), 단도직입(單刀直入) 끝에 원수를 갚고 장렬히 죽음을 맞는 바로크적인 비장미에도 황홀해했다. 강호는, 적어도 나에게 무협의 세계는, 복수의 서사가 살아있는 곳이고 영웅의 죽음이 환기되는 곳이고 정의가 회복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다른 복수극도 있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박찬욱의 영화 중 <복수는 나의 것>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이전의 무협지적인 복수물과도 다르고, 이후의 사적복수를 다룬 영화들과도 다른 독특한 서사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선천적 청각장애인이자 공장노동자인 류. 그는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누나의 장기이식을 위해 장기밀매업자를 찾아가지만 역으로 자신의 신장 하나와 전 재산인 1,000만원을 빼앗긴다. 그렇게 되자 주인공의 애인이며 미군축출과 재벌해체를 주장하는 혁명적 무정부주의자동맹의 유일한 조직원인 영미가 ‘착한 유괴’를 제안한다....
복수는 나의 것   1. 복수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나는 무협지도 좋아하고 무협영화도 좋아한다. 매일 매일의 정직한 단련으로만 체득되는 내공의 힘, 그런 고수들이 합을 겨루는 강호무림(江湖武林), 그 실전의 세계가 좋았다. 그곳은 야바위나 설레발이 통하지 않는 투명하고 정직한 세계이고, 오직 고수들만이 맺고 유지할 수 있는 우정과 신의의 세계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많은 무협스토리가 ‘복수’를 주제로 삼아 전개된다는 것이다. ‘군자의 복수는 십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는 뜻의 ‘군자복수십년불만(君子復讐 十年不晩)’이라는 말은 무협물의 단골 레토릭인데, 내가 아주 좋아하는 말이다. 나는 일희일비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주인공들의 유장한 기질도 아주 맘에 들었고, 원수를 찾아 헤매는 정처 없는 여정에도 매료되었고(보통 주인공은 이 과정에서 평생친구 하나쯤을 사귄다^^), 단도직입(單刀直入) 끝에 원수를 갚고 장렬히 죽음을 맞는 바로크적인 비장미에도 황홀해했다. 강호는, 적어도 나에게 무협의 세계는, 복수의 서사가 살아있는 곳이고 영웅의 죽음이 환기되는 곳이고 정의가 회복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다른 복수극도 있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박찬욱의 영화 중 <복수는 나의 것>을 가장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이 영화가 이전의 무협지적인 복수물과도 다르고, 이후의 사적복수를 다룬 영화들과도 다른 독특한 서사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주인공은 선천적 청각장애인이자 공장노동자인 류. 그는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누나의 장기이식을 위해 장기밀매업자를 찾아가지만 역으로 자신의 신장 하나와 전 재산인 1,000만원을 빼앗긴다. 그렇게 되자 주인공의 애인이며 미군축출과 재벌해체를 주장하는 혁명적 무정부주의자동맹의 유일한 조직원인 영미가 ‘착한 유괴’를 제안한다....
문탁
2018.07.31 | 조회 1187
지난 연재 읽기 플라톤이 돌아왔다
[플라톤이 돌아왔다 3회] 트라시마코스는 소크라테스를 싫어해 -『국가』 1권               문탁에서 공부하고 생활한 지 어느새 9년째다. 시간은 정말 자~알 간다. 정신없이 후딱 지나갔다 세미나에서 오고간 말들을 모아서 ‘10주년 자축이벤트’를 준비중이다. 거기엔 분명 당신의 생각도 단팥빵의 앙꼬처럼 들어있다는 사실을 이 연재를 통해 확인해보시라          글 :  새털         문탁샘도 아닌데 문탁에 왔더니 ‘쪼는’ 인간으로 살고 있다 요즘 먹고 사는 시름에 젖어 ‘쪼는 각’이 좀 둔탁해졌다 예리해져서 돌아갈 그날을 꿈꾸며 옥수수수염차를 장복하고 있다                                     1. 현수막을 걸다, “목격자를 찾습니다” ‘목격자를 찾습니다 모월모시 좌회전하는 은색 아반떼와 흰색 소나타 택시의 충돌사고 목격하신 분 연락주세요’ 차가 막히는 도로에서 가끔 이런 현수막을 보게 된다. 정체중인 차량의 행렬을 지켜보다 따분해져 눈을 돌렸을 때, 이런 현수막을 읽게 되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과연 목격자를 찾을 수 있을까?’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누가 일부러 자기 시간을 내야 하는 귀찮은 일을 하려 할까?’ 그런데 교통사고의 정도는 어느 정도길래 저렇게 현수막까지 달았을까? 사람이 크게 다쳤나? 피해자가 아이나 어느 집 가장이라면...이렇게 머릿속으로 아침드라마를 찍다, 슬슬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몽상과 잡념은 끝이 난다. 사실 저 위 현수막은 내가 걸었던 현수막의 내용이다. 노면이 살짝 결빙되기 시작하던 12월의 어느 날...
[플라톤이 돌아왔다 3회] 트라시마코스는 소크라테스를 싫어해 -『국가』 1권               문탁에서 공부하고 생활한 지 어느새 9년째다. 시간은 정말 자~알 간다. 정신없이 후딱 지나갔다 세미나에서 오고간 말들을 모아서 ‘10주년 자축이벤트’를 준비중이다. 거기엔 분명 당신의 생각도 단팥빵의 앙꼬처럼 들어있다는 사실을 이 연재를 통해 확인해보시라          글 :  새털         문탁샘도 아닌데 문탁에 왔더니 ‘쪼는’ 인간으로 살고 있다 요즘 먹고 사는 시름에 젖어 ‘쪼는 각’이 좀 둔탁해졌다 예리해져서 돌아갈 그날을 꿈꾸며 옥수수수염차를 장복하고 있다                                     1. 현수막을 걸다, “목격자를 찾습니다” ‘목격자를 찾습니다 모월모시 좌회전하는 은색 아반떼와 흰색 소나타 택시의 충돌사고 목격하신 분 연락주세요’ 차가 막히는 도로에서 가끔 이런 현수막을 보게 된다. 정체중인 차량의 행렬을 지켜보다 따분해져 눈을 돌렸을 때, 이런 현수막을 읽게 되면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과연 목격자를 찾을 수 있을까?’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누가 일부러 자기 시간을 내야 하는 귀찮은 일을 하려 할까?’ 그런데 교통사고의 정도는 어느 정도길래 저렇게 현수막까지 달았을까? 사람이 크게 다쳤나? 피해자가 아이나 어느 집 가장이라면...이렇게 머릿속으로 아침드라마를 찍다, 슬슬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몽상과 잡념은 끝이 난다. 사실 저 위 현수막은 내가 걸었던 현수막의 내용이다. 노면이 살짝 결빙되기 시작하던 12월의 어느 날...
새털
2018.07.31 | 조회 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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