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재 읽기 남어진의 밀양통신
갑작스러운 인사              글 : 남어진    안녕하세요. 저는 남어진이라고 합니다. 2013년 10월 공사가 들어왔을 때, 학교 그만두고 밀양에 왔다가 눌러 앉았습니다. 얼마 전까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일했고, 지금은 노가다일을 합니다만,  여전히 탈핵 탈송전탑 세상을 간절히 바라면서 밀양 할매 할배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진입니다. 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저번 달 원고 약속을 깬 것은 죄송합니다. 망가진 몸과 마음 때문인지, 마주쳐 본 적 없는 벽에 막힌 듯한 느낌 때문인지 말이 나오지 않아 쉬어버리게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남은 약속을 마저 지키지 못 할 것 같아서요. 스스로를 가다듬고, 남은 3개월 간 밀양 소식을 전하려던 찰나에 또 다른 일이 닥쳤습니다. 9월 17일, 소집 영장이 예고 없이 날아왔습니다.     어쩌면 운 좋게 빗겨갈 수도 있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판정 난 이는 신체검사를 받은지 4년이 지나면 ‘장기대기자’라는 명목으로 면제가 된다는 것을 올 초 병무청과 통화한 후 처음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엄청나게 재수 좋은 일이 나에게는 생길 것이라는 희망(착각)으로 숨죽여 남은 날을 새었습니다. 8월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그 희망이 현실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고, 목수 일을 제대로 해보려 트럭도 사고, 드릴도 두개나 사는 바보 같은 짓을 벌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징집 시스템이었다면 군은 유지되지도 않았겠다는...
갑작스러운 인사              글 : 남어진    안녕하세요. 저는 남어진이라고 합니다. 2013년 10월 공사가 들어왔을 때, 학교 그만두고 밀양에 왔다가 눌러 앉았습니다. 얼마 전까지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에서 일했고, 지금은 노가다일을 합니다만,  여전히 탈핵 탈송전탑 세상을 간절히 바라면서 밀양 할매 할배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진입니다. 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저번 달 원고 약속을 깬 것은 죄송합니다. 망가진 몸과 마음 때문인지, 마주쳐 본 적 없는 벽에 막힌 듯한 느낌 때문인지 말이 나오지 않아 쉬어버리게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남은 약속을 마저 지키지 못 할 것 같아서요. 스스로를 가다듬고, 남은 3개월 간 밀양 소식을 전하려던 찰나에 또 다른 일이 닥쳤습니다. 9월 17일, 소집 영장이 예고 없이 날아왔습니다.     어쩌면 운 좋게 빗겨갈 수도 있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판정 난 이는 신체검사를 받은지 4년이 지나면 ‘장기대기자’라는 명목으로 면제가 된다는 것을 올 초 병무청과 통화한 후 처음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는 엄청나게 재수 좋은 일이 나에게는 생길 것이라는 희망(착각)으로 숨죽여 남은 날을 새었습니다. 8월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그 희망이 현실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고, 목수 일을 제대로 해보려 트럭도 사고, 드릴도 두개나 사는 바보 같은 짓을 벌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징집 시스템이었다면 군은 유지되지도 않았겠다는...
밀양통신
2018.10.18 | 조회 1522
지난 연재 읽기 감자전의 만화展
감자전
2018.10.13 | 조회 536
지난 연재 읽기 루쉰과 청년
장타이옌, 전사(戰士)인 스승 - 애닯고 아득한 청춘의 모퉁이, 그곳에 늘 서 있는 스승들(2) -         1. 단발과 혁명   루쉰은 1936년 10월 17일, 「타이옌 선생으로 하여 생각나는 두어 가지 일」을 쓴다. 스승인 장타이옌 선생이 사망한 것이 6월 14일. 쓸쓸한 그의 추도식을 보면서 스승을 추억하는 글을 쓴 것이 10월 9일. 그러나 좀 미진했고 더 쓰고 싶은 게 있어서 새로 글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 글은 마무리되지 못했다. 다음 날 쓰러졌고, 그 다음 날 결국 숨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글은 루쉰이 죽기 이틀 전에 쓴, 루쉰의 마지막 글이 된다.   그런데 그 글은 죽기 이틀 전에 쓴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아주 심상하게 시작된다. 지난 번 장타이옌 선생에 대한 글을 쓴 다음 날 신문을 보니 쌍십절(雙十節) 25주년이었다는 것. 시간이 참 쏜살같다는 것. 그런데 다시 신문에서 “신진작가가 노인을 증오하는 글을 읽고 찬물을 반 바가지 뒤집어 쓴 듯”한 기분을 느꼈다는 것. 그러면서 자기가 감탄할 때 하는 정수리를 만지는 손동작도 구닥다리 유물이지만, 그것은 원래 마침내 변발을 잘라냈다는, 승리의 제스추어였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루쉰은 변발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사실 당시 정세는 엄중했다. 1927년의 백색쿠데타로 정권을 쥔 장제스는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본이 아니라 어제까지의 동지였던 공산당을 섬멸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1930년부터 1933년까지 5차례에 걸쳐 감행된 초공작전(剿共作戰) (혹은 위초작전圍剿作戰이라고도 불린다)이 그것인데 심지어 1933년...
장타이옌, 전사(戰士)인 스승 - 애닯고 아득한 청춘의 모퉁이, 그곳에 늘 서 있는 스승들(2) -         1. 단발과 혁명   루쉰은 1936년 10월 17일, 「타이옌 선생으로 하여 생각나는 두어 가지 일」을 쓴다. 스승인 장타이옌 선생이 사망한 것이 6월 14일. 쓸쓸한 그의 추도식을 보면서 스승을 추억하는 글을 쓴 것이 10월 9일. 그러나 좀 미진했고 더 쓰고 싶은 게 있어서 새로 글을 시작한다. 그러나 그 글은 마무리되지 못했다. 다음 날 쓰러졌고, 그 다음 날 결국 숨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글은 루쉰이 죽기 이틀 전에 쓴, 루쉰의 마지막 글이 된다.   그런데 그 글은 죽기 이틀 전에 쓴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아주 심상하게 시작된다. 지난 번 장타이옌 선생에 대한 글을 쓴 다음 날 신문을 보니 쌍십절(雙十節) 25주년이었다는 것. 시간이 참 쏜살같다는 것. 그런데 다시 신문에서 “신진작가가 노인을 증오하는 글을 읽고 찬물을 반 바가지 뒤집어 쓴 듯”한 기분을 느꼈다는 것. 그러면서 자기가 감탄할 때 하는 정수리를 만지는 손동작도 구닥다리 유물이지만, 그것은 원래 마침내 변발을 잘라냈다는, 승리의 제스추어였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 루쉰은 변발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 이어간다.   사실 당시 정세는 엄중했다. 1927년의 백색쿠데타로 정권을 쥔 장제스는 만주사변을 일으킨 일본이 아니라 어제까지의 동지였던 공산당을 섬멸시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1930년부터 1933년까지 5차례에 걸쳐 감행된 초공작전(剿共作戰) (혹은 위초작전圍剿作戰이라고도 불린다)이 그것인데 심지어 1933년...
문탁
2018.10.09 | 조회 1290
지난 연재 읽기 차명식의 책읽습니다
   일요일 2시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⑧ 어머니라는 ‘익숙함’ 김고연주, 『우리 엄마는 왜?』            글 : 차명식 (청년길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0.     문탁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는 기혼 여성이 상당히 많고 그분들 중 대부분은 아이가 있는 어머니들이다. 게다가 그 아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문탁네트워크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니 가끔은 나와 함께 공부를 하거나 여타 활동을 함께하는 분들의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는 일이 생긴다.     그로 인해 나는 때때로 매우 미묘한 상황에 처한다. 한편으로는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아이들의 입으로 자신들의 ‘엄마’에 대해 듣게 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어머니들과 공부를 하면서 어머니 입장에서 보는 ‘아이들’에 대해 듣게 된다. 그럴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떠한 낯설음이다. 그들이 묘사하는 상대방의 모습에서도, 상대방을 묘사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도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들이 읽힌다. 그것은 내가 알지 못했던 그들의 정체성이다. 어머니로서의 정체성, 아이로서의 정체성, 가족으로서의 그들.  ...
   일요일 2시 중학생들과  책 읽습니다 ⑧ 어머니라는 ‘익숙함’ 김고연주, 『우리 엄마는 왜?』            글 : 차명식 (청년길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2015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중학교 아이들과 인문학을 공부했다. 2년간 함께했던 아이들을 보내고 나니 문득 그 시간들을 이대로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에 그 간의 수업들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러므로 이 글은 나만의 글이 아니다. 나의 목소리와 더불어 아이들의 목소리 역시 읽는 이들에게 닿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글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 가명을 사용하였습니다.                0.     문탁네트워크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중에는 기혼 여성이 상당히 많고 그분들 중 대부분은 아이가 있는 어머니들이다. 게다가 그 아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문탁네트워크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보니 가끔은 나와 함께 공부를 하거나 여타 활동을 함께하는 분들의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는 일이 생긴다.     그로 인해 나는 때때로 매우 미묘한 상황에 처한다. 한편으로는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아이들의 입으로 자신들의 ‘엄마’에 대해 듣게 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어머니들과 공부를 하면서 어머니 입장에서 보는 ‘아이들’에 대해 듣게 된다. 그럴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은 어떠한 낯설음이다. 그들이 묘사하는 상대방의 모습에서도, 상대방을 묘사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도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들이 읽힌다. 그것은 내가 알지 못했던 그들의 정체성이다. 어머니로서의 정체성, 아이로서의 정체성, 가족으로서의 그들.  ...
차명식
2018.10.09 | 조회 870
지난 연재 읽기 감자전의 만화展
감자전
2018.10.04 | 조회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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