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고전 중
춘추시대, 주역 읽기 내가 『주역(周易)』을 공부한다고 했더니 누군가 그거 미신 아니냐고 물었다. 주역이라고 하면 점이 떠오르고, 점을 친다는 것은 미신을 믿는 것이라는 공식이 바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역』은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에 하나로 유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텍스트 중에 하나다. 또 『주역』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점을 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니 점을 칠 수는 있다. 하지만 점괘를 가지고 그걸 풀이하는 것은 『주역』을 읽었다고 그냥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주역』에서 볼 수 있는 괘상(卦象), 괘사(卦辭), 그리고 효사(爻辭) 등은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그 의미를 확실히 드러내고 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주역을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런 질문을 바탕으로 올해 [고전학교]에서는 주역을 ‘철학사’로 공부하고 있다. 점서였던 『주역』이 어떻게 유학의 경전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시대마다 주역은 어떻게 해석되고,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등등을 알아본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하다 보니, 『춘추좌전(春秋左傳)』에서 봤던 주역에 관한 글들이 생각났다. 좌전에서 점을 치고 괘를 얻어서 풀이하는 내용이 가끔 나오는데, 대부분 그 괘를 ‘0지(之)0’의 형태로 그러니까 예를 들면 ‘대유지규(大有之睽)’, 혹은 ‘사지림(師之臨)’ 등으로 말한다. 해석하는 데 급급하여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고 말았던 부분이었는데 이번에 『주역철학사』를 읽으면서 다시 보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럼, 춘추시대 사람들은 주역을 어떻게 풀고 어떻게 사용했을까. 그중 노(魯) 희공(僖公) 15년에 등장하는 백희(伯姬)의 결혼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서 살짝 들여다보자. 두려울 정도로 불길한 점괘...
춘추시대, 주역 읽기 내가 『주역(周易)』을 공부한다고 했더니 누군가 그거 미신 아니냐고 물었다. 주역이라고 하면 점이 떠오르고, 점을 친다는 것은 미신을 믿는 것이라는 공식이 바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역』은 사서삼경(四書三經) 중에 하나로 유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텍스트 중에 하나다. 또 『주역』을 읽는다고 해서 바로 점을 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니 점을 칠 수는 있다. 하지만 점괘를 가지고 그걸 풀이하는 것은 『주역』을 읽었다고 그냥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주역』에서 볼 수 있는 괘상(卦象), 괘사(卦辭), 그리고 효사(爻辭) 등은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그 의미를 확실히 드러내고 있지도 않다. 그렇다면 주역을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런 질문을 바탕으로 올해 [고전학교]에서는 주역을 ‘철학사’로 공부하고 있다. 점서였던 『주역』이 어떻게 유학의 경전으로 자리 잡게 되었는지, 시대마다 주역은 어떻게 해석되고,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등등을 알아본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하다 보니, 『춘추좌전(春秋左傳)』에서 봤던 주역에 관한 글들이 생각났다. 좌전에서 점을 치고 괘를 얻어서 풀이하는 내용이 가끔 나오는데, 대부분 그 괘를 ‘0지(之)0’의 형태로 그러니까 예를 들면 ‘대유지규(大有之睽)’, 혹은 ‘사지림(師之臨)’ 등으로 말한다. 해석하는 데 급급하여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고 말았던 부분이었는데 이번에 『주역철학사』를 읽으면서 다시 보게 되니 반갑기 그지없었다. 그럼, 춘추시대 사람들은 주역을 어떻게 풀고 어떻게 사용했을까. 그중 노(魯) 희공(僖公) 15년에 등장하는 백희(伯姬)의 결혼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서 살짝 들여다보자. 두려울 정도로 불길한 점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