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정군 (『세미나책』, 『다른 아빠의 탄생』 저자) 아이를 돌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세미나를 하는 사람. 현재는 직장인, 내년부터는 ‘프리랜서’가 될 예정. 예전에.... ‘아주 먼 옛날’은 아니지만, 대충 20년쯤 전에(세상에...) ‘대학생 웹진’이라는 걸 2년쯤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웹진’이라니……. 그 웹진을 만들자고 모인 전원이 문과였던 데다, 모두 ‘인터넷’이라곤 이메일을 쓰고, 보내고, 받고, 가끔 블리자드 베틀넷에 접속하는 게 전부였는데, ‘우리가 웹진을? 미쳤나봐’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그래서 초창기엔 ‘A4지에 인쇄해서 뿌리는 게 어떨까?’ 같은 일천구백팔십년대에나 나올 법한 의견도 있었다. ‘등사기는 있냐?’라고 되묻고 싶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겐 ‘누구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해주는 ‘나모 웹 에디터’가 있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뭐 어쨌든 그런 사연으로 나는 길드다 친구들이 [아젠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원래 반가워했어야할 정도보다 더 반가워했다. 그런데, 이제 [아젠다] 16호 리뷰를 써야 한다니! 어쩐지 ‘리뷰 쓴 독자’라는 감투를 쓴 기분이랄까. ‘네, 저 여러분의 팬입니다’. 게다가 나는 ‘길드다’를 어떤 이유에서인지 흠모해 오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코코펠리를 특히 더 흠모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이 글은 [뭐든지 리뷰 : 본인이 우승을 차지한 <전태일 힙합 음악제> 리뷰]에 대한 리뷰다. ‘코코펠리를 흠모’한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광팬’까지는 아니고, 매달 [아젠다]를 받으면 ‘월간 김왈리’부터 클릭하는 정도의...
글쓴이 : 정군 (『세미나책』, 『다른 아빠의 탄생』 저자) 아이를 돌보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세미나를 하는 사람. 현재는 직장인, 내년부터는 ‘프리랜서’가 될 예정. 예전에.... ‘아주 먼 옛날’은 아니지만, 대충 20년쯤 전에(세상에...) ‘대학생 웹진’이라는 걸 2년쯤 만들었던 적이 있었다. ‘웹진’이라니……. 그 웹진을 만들자고 모인 전원이 문과였던 데다, 모두 ‘인터넷’이라곤 이메일을 쓰고, 보내고, 받고, 가끔 블리자드 베틀넷에 접속하는 게 전부였는데, ‘우리가 웹진을? 미쳤나봐’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이었다. 그래서 초창기엔 ‘A4지에 인쇄해서 뿌리는 게 어떨까?’ 같은 일천구백팔십년대에나 나올 법한 의견도 있었다. ‘등사기는 있냐?’라고 되묻고 싶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에겐 ‘누구나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해주는 ‘나모 웹 에디터’가 있었다.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 뭐 어쨌든 그런 사연으로 나는 길드다 친구들이 [아젠다]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원래 반가워했어야할 정도보다 더 반가워했다. 그런데, 이제 [아젠다] 16호 리뷰를 써야 한다니! 어쩐지 ‘리뷰 쓴 독자’라는 감투를 쓴 기분이랄까. ‘네, 저 여러분의 팬입니다’. 게다가 나는 ‘길드다’를 어떤 이유에서인지 흠모해 오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코코펠리를 특히 더 흠모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이 글은 [뭐든지 리뷰 : 본인이 우승을 차지한 <전태일 힙합 음악제> 리뷰]에 대한 리뷰다. ‘코코펠리를 흠모’한다고 했는데, 그렇다고 ‘광팬’까지는 아니고, 매달 [아젠다]를 받으면 ‘월간 김왈리’부터 클릭하는 정도의...
요요와 불교산책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숫타니파타』 71) 『무소의 뿔 경』 전체를 읽어본 적이 없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구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개의 경우 이 구절은 독립, 자유, 결단, 마이 웨이와 같은 이미지와 결부된다. 지리멸렬한 현실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라, 이런저런 주위의 시선과 기대 따위 훌훌 털어 버리고 네 식대로 살아도 좋다는 희망과 위로를 주는 선언으로 들리기 때문일 게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모두 제 살 길 외에는 관심 없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얽히고설켜서 잘 사는 방법을 찾아도 모자랄 판인데 불교마저 개인주의를 부추기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 말이 나오게 된 배경과 맥락을 생각하면 이런 식의 이해들은 다소간 오해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홀로서기를 감행하라,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제 갈 길 가라,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라, 라는 이야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출가(出家), 익숙한 습속을 떠나라 먼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깨달음을 구하기 위해 집을 떠난 출가사문들을 향한 말이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출가사문이란, 붓다의 시대인 기원전 6세기경에 고대인도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비판적이고 이단적인 자유사상가들이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 믿어져온 성스러운 『베다』의 가르침과 제식주의에 이의를 제기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사제계급인 바라문들이 주관하는, 수많은 희생동물을 바치는 거대한 제사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숫타니파타』 71) 『무소의 뿔 경』 전체를 읽어본 적이 없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구절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개의 경우 이 구절은 독립, 자유, 결단, 마이 웨이와 같은 이미지와 결부된다. 지리멸렬한 현실에서 과감하게 벗어나라, 이런저런 주위의 시선과 기대 따위 훌훌 털어 버리고 네 식대로 살아도 좋다는 희망과 위로를 주는 선언으로 들리기 때문일 게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모두 제 살 길 외에는 관심 없는 각자도생의 시대에 얽히고설켜서 잘 사는 방법을 찾아도 모자랄 판인데 불교마저 개인주의를 부추기는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 말이 나오게 된 배경과 맥락을 생각하면 이런 식의 이해들은 다소간 오해일 수도 있다. 왜냐하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홀로서기를 감행하라, 남의 눈치 보지 말고 제 갈 길 가라,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라, 라는 이야기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출가(出家), 익숙한 습속을 떠나라 먼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깨달음을 구하기 위해 집을 떠난 출가사문들을 향한 말이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출가사문이란, 붓다의 시대인 기원전 6세기경에 고대인도사회에 새롭게 등장한, 비판적이고 이단적인 자유사상가들이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당연한 것으로 믿어져온 성스러운 『베다』의 가르침과 제식주의에 이의를 제기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사제계급인 바라문들이 주관하는, 수많은 희생동물을 바치는 거대한 제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