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대로 42길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 흑백영화를 보러갔다! 3부작 중 3편   네오리얼리즘, 어떻게든 존재하기   <무방비 도시 Roma, Citt Aperta(1945)>/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     네오리얼리즘 - “배우 없이, 스타 없이, 오직 실제의 삶만!”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네오리얼리즘은 살아 있는 현실을 카메라에 담고자 했던 영화 운동이다. 할리우드가 스타시스템이나 스튜디오시스템으로 대작 영화를 만들어가던 시기, 이탈리아에서는 파시즘 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은셔츠 영화’와 ‘백색전화 영화’가 퍼져나갔다. 무솔리니를 지지하는 군사조직이 검은 셔츠를 입은 데서 유래한 ‘검은셔츠 영화’는 파시즘 선전용이었다. 또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상류층의 사랑이야기에 백색 전화가 자주 등장해 붙여진 ‘백색전화 영화’는 사람들의 눈을 처참한 현실에서 환상으로 돌려버렸다. 이탈리아는 독일과 달리 영화예술에 관대했지만, 내용을 철저히 검열하고 통제함으로써 지배층이 관리하였다. 차츰 그에 대한 반성의 움직임 속에서 네오리얼리즘은 출현한다.   네오리얼리즘의 특징은 우선 비전문 배우의 캐스팅이다. 일찍이 소비에트 영화에서 비전문 배우들의 일상연기에 주목했던 젊은 감독들은 궁핍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던 일반인들을 출연시켜 실감나는 장면들을 찍었다. 카메라는 스타가 아닌 민중의 삶을 롱테이크로 바라보았다. 또한 인공조명 대신 자연광을 이용하여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을 살렸다. 할리우드식 특수효과나 극적 연출을 배제했으며 레지스탕스 정신을 이어받아 대부분의 영화 소재를 사회 문제에서 찾았다....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 흑백영화를 보러갔다! 3부작 중 3편   네오리얼리즘, 어떻게든 존재하기   <무방비 도시 Roma, Citt Aperta(1945)>/로베르토 로셀리니 감독     네오리얼리즘 - “배우 없이, 스타 없이, 오직 실제의 삶만!”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네오리얼리즘은 살아 있는 현실을 카메라에 담고자 했던 영화 운동이다. 할리우드가 스타시스템이나 스튜디오시스템으로 대작 영화를 만들어가던 시기, 이탈리아에서는 파시즘 정부가 들어서면서 ‘검은셔츠 영화’와 ‘백색전화 영화’가 퍼져나갔다. 무솔리니를 지지하는 군사조직이 검은 셔츠를 입은 데서 유래한 ‘검은셔츠 영화’는 파시즘 선전용이었다. 또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상류층의 사랑이야기에 백색 전화가 자주 등장해 붙여진 ‘백색전화 영화’는 사람들의 눈을 처참한 현실에서 환상으로 돌려버렸다. 이탈리아는 독일과 달리 영화예술에 관대했지만, 내용을 철저히 검열하고 통제함으로써 지배층이 관리하였다. 차츰 그에 대한 반성의 움직임 속에서 네오리얼리즘은 출현한다.   네오리얼리즘의 특징은 우선 비전문 배우의 캐스팅이다. 일찍이 소비에트 영화에서 비전문 배우들의 일상연기에 주목했던 젊은 감독들은 궁핍한 현실 속에서 살아가던 일반인들을 출연시켜 실감나는 장면들을 찍었다. 카메라는 스타가 아닌 민중의 삶을 롱테이크로 바라보았다. 또한 인공조명 대신 자연광을 이용하여 다큐멘터리적인 느낌을 살렸다. 할리우드식 특수효과나 극적 연출을 배제했으며 레지스탕스 정신을 이어받아 대부분의 영화 소재를 사회 문제에서 찾았다....
띠우
2023.01.04 | 조회 1031
지난 연재 읽기 다른 20대의 탄생
1. Hey Listen Mr. Big      요즘 음원 차트를 살피느라 분주하다. 4세대 여자 아이돌들의 전성기라고 떠들썩한 만큼, 나의 혼을 쏙 빼놓는 멋진 노래와 무대가 쉬지 않고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라고 화려하게 꾸민 여성 아이돌이나 여성 솔로 댄스 가수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페미니스트 친구들은 여성 댄스 가수에 환장한다.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여성 댄스 가수의 계보를 따라가다 보면 꽤 윗자리에 이효리가 있다. 이효리는 ‘10 minutes’과 같은 섹스어필을 주 코드로 삼았는데, 3집부터 다른 색깔을 보이기 시작했다. 3집의 타이틀 곡으로는 능동적인 여성성을 주장하는 ‘U-Go-Girl’을, 후속 활동 곡으로는 남성성에 대해 질문하는 ‘Hey Mr. Big’이라는 노래를 들고나왔다.   'Hey Mr. Big' 뮤직비디오 장면   “자랑만 가득한 말마다 따분한 미래가 아득한 소년들이여 가슴이 따뜻한 생각이 반듯한 조금은 차분한 남자가 돼줘 (…) 남자의 싸움은 힘 아닌 희망이 커질 때 언제나 승리가 보여 (…) Hey Listen Mr. Big (…)” (-'Hey Mr. Big')      이효리는 이 노래를 통해 ‘척'하는 남성들에게 질문하는 당찬 여성 가수가 되었다. '훌쩍 넓어진 어깨로 죽어도 지켜줄 여자를 안길'과 같은 가사가 있다는 건 아쉽지만, 이 노래가 대중가요에 페미니즘 문화가 접목되기 이전인 2008년에 발매되었음을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다. 노래의 주요한 흐름 속에서 화자는 마초가 되기를 자처하고 허세 부리는 것을 미덕이라고 여기는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비판하고 그런 문화에 동조하는 남성에게 자기 말을 ‘잘 들으라’고 조언한다....
1. Hey Listen Mr. Big      요즘 음원 차트를 살피느라 분주하다. 4세대 여자 아이돌들의 전성기라고 떠들썩한 만큼, 나의 혼을 쏙 빼놓는 멋진 노래와 무대가 쉬지 않고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미니스트라고 화려하게 꾸민 여성 아이돌이나 여성 솔로 댄스 가수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페미니스트 친구들은 여성 댄스 가수에 환장한다. 여성들의 지지를 받는 여성 댄스 가수의 계보를 따라가다 보면 꽤 윗자리에 이효리가 있다. 이효리는 ‘10 minutes’과 같은 섹스어필을 주 코드로 삼았는데, 3집부터 다른 색깔을 보이기 시작했다. 3집의 타이틀 곡으로는 능동적인 여성성을 주장하는 ‘U-Go-Girl’을, 후속 활동 곡으로는 남성성에 대해 질문하는 ‘Hey Mr. Big’이라는 노래를 들고나왔다.   'Hey Mr. Big' 뮤직비디오 장면   “자랑만 가득한 말마다 따분한 미래가 아득한 소년들이여 가슴이 따뜻한 생각이 반듯한 조금은 차분한 남자가 돼줘 (…) 남자의 싸움은 힘 아닌 희망이 커질 때 언제나 승리가 보여 (…) Hey Listen Mr. Big (…)” (-'Hey Mr. Big')      이효리는 이 노래를 통해 ‘척'하는 남성들에게 질문하는 당찬 여성 가수가 되었다. '훌쩍 넓어진 어깨로 죽어도 지켜줄 여자를 안길'과 같은 가사가 있다는 건 아쉽지만, 이 노래가 대중가요에 페미니즘 문화가 접목되기 이전인 2008년에 발매되었음을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다. 노래의 주요한 흐름 속에서 화자는 마초가 되기를 자처하고 허세 부리는 것을 미덕이라고 여기는 남성 중심적인 문화를 비판하고 그런 문화에 동조하는 남성에게 자기 말을 ‘잘 들으라’고 조언한다....
고은
2022.12.24 | 조회 1046
영화대로 42길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우연의 만남 문라이트 Moonlight (2017) | 감독 베리 젠킨스 | 111분 |     지난 글 보기 :(1) 우연이라는 결과 / (2)우연한 선택      우연이라는 결과(제너럴), 우연한 선택(페르세폴리스) 그리고 우연의 만남   변곡(變曲)점  엄마와 단둘이 사는 샤이론은 조용한 성격과 작은 체구로 리틀(알렉스 R. 히버트)이라 불린다. 리틀은 아이들의 끊임없는 괴롭힘에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긴다. 하지만 그곳은 마약거래상인 후안(마허샬라 알리)의 비밀창고였다. 쿵쿵. 창문 합판을 뜯어낸 후안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리틀과 마주한다.       후안 : 여기서 뭐 하니, 꼬마야? 모르는 사람이랑 얘기 안 해?     리틀 : ...     후안 : 저기...뭐 좀 먹으러 갈 건데, 가고 싶으면 같이 가고.     리틀 : ...     후안 : ...가자. 여기보다 나쁘겠어?   밥 먹으러 가자. 여기보다 더 나쁘기야 하겠어?    엄마는 마약에 취해 리틀의 삶과 일상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후안이 리틀에게 주는 용돈까지 갈취해서 다시 후안에게 마약을 구매하는 대책 없는 엄마다. 1970~80년대 미국 마이애미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문라이트 Moonlight>(2017)는 터렐 앨빈 매크레이니의 미발표 희곡, 제목이...
  언제 어디서나 영화를 볼 수 있지만, 정작 영화에 대해 묻지 않는 시대.  우리는 영화와 삶의 사이길, 영화대로 사는 길에 대한 질문으로,  산업과 자본의 도구가 아닌 영화로서의 영화를 보고 읽습니다.   *본 리뷰에 사용된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영화에 있습니다.     우연의 만남 문라이트 Moonlight (2017) | 감독 베리 젠킨스 | 111분 |     지난 글 보기 :(1) 우연이라는 결과 / (2)우연한 선택      우연이라는 결과(제너럴), 우연한 선택(페르세폴리스) 그리고 우연의 만남   변곡(變曲)점  엄마와 단둘이 사는 샤이론은 조용한 성격과 작은 체구로 리틀(알렉스 R. 히버트)이라 불린다. 리틀은 아이들의 끊임없는 괴롭힘에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긴다. 하지만 그곳은 마약거래상인 후안(마허샬라 알리)의 비밀창고였다. 쿵쿵. 창문 합판을 뜯어낸 후안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리틀과 마주한다.       후안 : 여기서 뭐 하니, 꼬마야? 모르는 사람이랑 얘기 안 해?     리틀 : ...     후안 : 저기...뭐 좀 먹으러 갈 건데, 가고 싶으면 같이 가고.     리틀 : ...     후안 : ...가자. 여기보다 나쁘겠어?   밥 먹으러 가자. 여기보다 더 나쁘기야 하겠어?    엄마는 마약에 취해 리틀의 삶과 일상에는 관심이 없다. 오히려 후안이 리틀에게 주는 용돈까지 갈취해서 다시 후안에게 마약을 구매하는 대책 없는 엄마다. 1970~80년대 미국 마이애미의 뒷골목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문라이트 Moonlight>(2017)는 터렐 앨빈 매크레이니의 미발표 희곡, 제목이...
청량리
2022.12.18 | 조회 638
지난 연재 읽기 다른 20대의 탄생
  * 한자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세계를 엿보는 것이 재밌고 즐겁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또래들과도 한자의 세계를 만나고 싶습니다. 이 시리즈는  '2022 청년 책의 해'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한자를 통해 바라보는 계절과 절기의 이야기를 전하는 연재글입니다.             봄꽃을 말하지 않는 봄절기    봄이면 꼭 벚꽃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나는 그런 데 갈 바에 차라리 뒷산으로 산책하러 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꽃잎이 휘날리면 한 번씩 마음이 흔들린다. 꽃보다 사람이 더 많고 집 근처 공원을 두고 멀리 나갈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꽃놀이하러 갈까? 하고 말이다. 이런 것을 보면 봄꽃은 이렇게 이성을 살짝 흔들어버릴 정도로 사람을 설레고 마음을 들뜨게 만드는 것 같다. 봄이 되어 한가롭게 꽃이 핀 거리를 거닌다니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지는가. 봄, 하면 이렇게 봄꽃을 빠트릴 수 없다.    하지만 절기에서는 이런 생각과는 다르게 봄꽃에 대한 찬사나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는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고대 사람들은 봄에서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도대체 봄에 따뜻한 기온을 반기듯 피어나는 꽃들이 아닌, 무엇을 보았던 걸까?            2. 비雨, 봄을 알리는 신호탄    입춘은 봄기운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절기가 시작하는 날이다. 1월 1일에 시작하는 달력과 다르게 절기에서는 봄을 일 년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봄절기를 살펴보면 시기마다 변화하는 봄의 풍경을 떠올릴 수...
  * 한자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 세계를 엿보는 것이 재밌고 즐겁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또래들과도 한자의 세계를 만나고 싶습니다. 이 시리즈는  '2022 청년 책의 해' 사업의 지원을 받아 한자를 통해 바라보는 계절과 절기의 이야기를 전하는 연재글입니다.             봄꽃을 말하지 않는 봄절기    봄이면 꼭 벚꽃축제 소식이 들려온다. 나는 그런 데 갈 바에 차라리 뒷산으로 산책하러 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지만 꽃잎이 휘날리면 한 번씩 마음이 흔들린다. 꽃보다 사람이 더 많고 집 근처 공원을 두고 멀리 나갈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꽃놀이하러 갈까? 하고 말이다. 이런 것을 보면 봄꽃은 이렇게 이성을 살짝 흔들어버릴 정도로 사람을 설레고 마음을 들뜨게 만드는 것 같다. 봄이 되어 한가롭게 꽃이 핀 거리를 거닌다니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지는가. 봄, 하면 이렇게 봄꽃을 빠트릴 수 없다.    하지만 절기에서는 이런 생각과는 다르게 봄꽃에 대한 찬사나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는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고대 사람들은 봄에서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도대체 봄에 따뜻한 기온을 반기듯 피어나는 꽃들이 아닌, 무엇을 보았던 걸까?            2. 비雨, 봄을 알리는 신호탄    입춘은 봄기운의 시작을 알리는 동시에 절기가 시작하는 날이다. 1월 1일에 시작하는 달력과 다르게 절기에서는 봄을 일 년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봄절기를 살펴보면 시기마다 변화하는 봄의 풍경을 떠올릴 수...
동은
2022.12.13 | 조회 1086
요요와 불교산책
연기緣起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보고 진리를 보는 자는 연기緣起를 본다   세존께서는 ‘연기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보고 진리를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라고 이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맛지마니까야』 28 『코끼리 발자취에 비유한 큰 경』)   연기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본다 붓다(budha)는 깨달은 자를 뜻하는 보통명사이다. 2,500년전 고타마 싯다르타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이후 붓다(Budha)는 고타마 싯다르타, 부처님 그분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중생의 한 사람에서 거룩한 존재로 변신하게 한 그 깨달음의 내용은 대체 무엇일까? 바로 연기(緣起)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치열하게 수행한 끝에 마침내 연기를 봄으로써 괴로움의 뿌리를 끊어냈다. 번뇌의 불이 완전히 꺼지는 열반을 성취한 것이다. 그런데 붓다는 비록 잠시지만 자신의 깨달음을 중생들에게 널리 설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탐·진·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중생들이 연기를 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붓다는 넘치는 자비심으로 망설임을 떨쳐내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전하기 위해 길 위에 섰다.   붓다는 함께 수행했던 다섯 비구를 찾아갔다. 그들에게 설한 법문이 초전법륜(初轉法輪)이다. 처음으로 법의 바퀴를 굴렸다는 뜻이다. 초전법륜에서는 괴로움, 괴로움의 발생, 괴로움의 소멸,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실천에 대한 가르침인 사성제(四聖諦)가 설해졌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여러 날에 걸친 대화와 문답 끝에 가장 먼저 꼰단냐에게 지혜의 눈이 열렸다. 꼰단냐는 환희에 차서 외쳤다. “생성한 것은 무엇이든 소멸하게 마련이다!” 꼰단냐를 포함해서 다섯비구가 번뇌에서 완전히 해방된 존재가 되게 한 깨달음 역시 연기에 대한 통찰이었다!  ...
연기緣起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보고 진리를 보는 자는 연기緣起를 본다   세존께서는 ‘연기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보고 진리를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라고 이와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맛지마니까야』 28 『코끼리 발자취에 비유한 큰 경』)   연기를 보는 자는 진리를 본다 붓다(budha)는 깨달은 자를 뜻하는 보통명사이다. 2,500년전 고타마 싯다르타가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은 이후 붓다(Budha)는 고타마 싯다르타, 부처님 그분을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중생의 한 사람에서 거룩한 존재로 변신하게 한 그 깨달음의 내용은 대체 무엇일까? 바로 연기(緣起)다. 고타마 싯다르타는 치열하게 수행한 끝에 마침내 연기를 봄으로써 괴로움의 뿌리를 끊어냈다. 번뇌의 불이 완전히 꺼지는 열반을 성취한 것이다. 그런데 붓다는 비록 잠시지만 자신의 깨달음을 중생들에게 널리 설하는 것을 망설였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탐·진·치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중생들이 연기를 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도 붓다는 넘치는 자비심으로 망설임을 떨쳐내고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전하기 위해 길 위에 섰다.   붓다는 함께 수행했던 다섯 비구를 찾아갔다. 그들에게 설한 법문이 초전법륜(初轉法輪)이다. 처음으로 법의 바퀴를 굴렸다는 뜻이다. 초전법륜에서는 괴로움, 괴로움의 발생, 괴로움의 소멸,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실천에 대한 가르침인 사성제(四聖諦)가 설해졌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여러 날에 걸친 대화와 문답 끝에 가장 먼저 꼰단냐에게 지혜의 눈이 열렸다. 꼰단냐는 환희에 차서 외쳤다. “생성한 것은 무엇이든 소멸하게 마련이다!” 꼰단냐를 포함해서 다섯비구가 번뇌에서 완전히 해방된 존재가 되게 한 깨달음 역시 연기에 대한 통찰이었다!  ...
요요
2022.12.11 | 조회 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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