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자크 엘륄1), 『기술 체계』 ―‘기술 체계’의 바깥을 상상할 수 있을까 정군 기술, 이념보다 우선적인 것 농부가 밭을 갈 때, 광부가 갱도를 파고들어 갈 때, 사냥꾼이 동물을 쫓을 때, 인간이 생존에 필요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 ‘자연’ 속으로 뛰어드는 어느 순간에도 인간은 맨 손인 경우가 없다. 그들의 손에는 곡괭이, 망치, 창과 같은 맞춤하게 생긴 돌맹이의 후예들이 들려있게 마련이다. 요컨대 ‘기술’은 자연과 인간 사이를 매개한다. 이를 바꿔말하면, ‘기술’ 없이 인간은 ‘자연’ 속에서 한 순간도 버틸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술은 인간적인 것의 본질을 이룬다. 그런데 문제는 산업사회가 되면서 ‘자연’과 ‘인간’이라는 관계항의 매개물에 불과했던 기술이 관계항 그 자체보다 더 커지는 역전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이제는 기술이 자연과 인간을 자신의 대상으로 호명한다. 이 지점이 엘륄의 문제의식이 시작되는 곳이다. 엘륄에게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같은 당대의 주요한 두가지 사회 시스템에 따라 규정되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그와 같은 사회 시스템들 모두가 공히 공유하고 있는 근본적 결정...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자크 엘륄1), 『기술 체계』 ―‘기술 체계’의 바깥을 상상할 수 있을까 정군 기술, 이념보다 우선적인 것 농부가 밭을 갈 때, 광부가 갱도를 파고들어 갈 때, 사냥꾼이 동물을 쫓을 때, 인간이 생존에 필요한 무언가를 얻기 위해 ‘자연’ 속으로 뛰어드는 어느 순간에도 인간은 맨 손인 경우가 없다. 그들의 손에는 곡괭이, 망치, 창과 같은 맞춤하게 생긴 돌맹이의 후예들이 들려있게 마련이다. 요컨대 ‘기술’은 자연과 인간 사이를 매개한다. 이를 바꿔말하면, ‘기술’ 없이 인간은 ‘자연’ 속에서 한 순간도 버틸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기술은 인간적인 것의 본질을 이룬다. 그런데 문제는 산업사회가 되면서 ‘자연’과 ‘인간’이라는 관계항의 매개물에 불과했던 기술이 관계항 그 자체보다 더 커지는 역전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이제는 기술이 자연과 인간을 자신의 대상으로 호명한다. 이 지점이 엘륄의 문제의식이 시작되는 곳이다. 엘륄에게 현대 사회는 자본주의나 사회주의 같은 당대의 주요한 두가지 사회 시스템에 따라 규정되는 곳이 아니다. 오히려 그와 같은 사회 시스템들 모두가 공히 공유하고 있는 근본적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