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의 공동체가 양생이다
『장자』를 읽고 있으면 혼란한 세상을 바로잡겠다고 나서기보다는 속세와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관조하는 태도가 느껴진다. 벼슬을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하는 장자, 등 길이가 몇 천리가 되는지 가늠할 수 없는 새가 하늘 위로 날아가는 이야기 등이 그렇다. 그런데 「인간세」 편에 나오는 이야기에는 결이 조금 다른 내용들이 나온다. 유가의 대표적 인물 공자와 안회를 등장시켜 벼슬길에 나서는 마음가짐을 논하는가 하면, 사신으로 가게 된 자고가 공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면서 심재(心齋), 승물이유심(乘物以遊心), 부득이(不得已)등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벼슬에 나가지 말라는 만류 대신 거듭 되새기는 이러한 자세들을 통해 장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1.마음을 재계하라     안회는 스승에게 배운 것을 펼치기 위해 혼란한 위나라로 가겠다고 했다. 공자는 그가 덕이 충실하고 행동이 성실하지만 임금의 기분을 몰라서 결국은 죽게 될 것이라고 염려한다. 안회가 의지하겠다는 옛사람의 가르침은 그에게나 옳은 말이지 임금에게는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 더 나은 방법을 알고 싶다는 그에게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공자: 여러 갈래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나아가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로 들어라. 귀는 소리를 듣는 데서 멈추고 마음은 인상을 받아들이는 데서 그쳐라. 그렇게 하면 기는 텅 비어 모든 사물에 부응한다. 도는 오직 텅 빈 것에서 실현되는데, 이 텅 비게 하는 것이 마음의 재계(心齋)이다. 안회: 마음의 재계를 실천하기 전에는 제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장자』를 읽고 있으면 혼란한 세상을 바로잡겠다고 나서기보다는 속세와는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관조하는 태도가 느껴진다. 벼슬을 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하는 장자, 등 길이가 몇 천리가 되는지 가늠할 수 없는 새가 하늘 위로 날아가는 이야기 등이 그렇다. 그런데 「인간세」 편에 나오는 이야기에는 결이 조금 다른 내용들이 나온다. 유가의 대표적 인물 공자와 안회를 등장시켜 벼슬길에 나서는 마음가짐을 논하는가 하면, 사신으로 가게 된 자고가 공자에게 조언을 구하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면서 심재(心齋), 승물이유심(乘物以遊心), 부득이(不得已)등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벼슬에 나가지 말라는 만류 대신 거듭 되새기는 이러한 자세들을 통해 장자가 우리에게 전하는 의미는 무엇일까?       1.마음을 재계하라     안회는 스승에게 배운 것을 펼치기 위해 혼란한 위나라로 가겠다고 했다. 공자는 그가 덕이 충실하고 행동이 성실하지만 임금의 기분을 몰라서 결국은 죽게 될 것이라고 염려한다. 안회가 의지하겠다는 옛사람의 가르침은 그에게나 옳은 말이지 임금에게는 아닐 수도 있지 않은가. 더 나은 방법을 알고 싶다는 그에게 공자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공자: 여러 갈래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라. 나아가 마음으로 듣지 말고 기로 들어라. 귀는 소리를 듣는 데서 멈추고 마음은 인상을 받아들이는 데서 그쳐라. 그렇게 하면 기는 텅 비어 모든 사물에 부응한다. 도는 오직 텅 빈 것에서 실현되는데, 이 텅 비게 하는 것이 마음의 재계(心齋)이다. 안회: 마음의 재계를 실천하기 전에는 제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음의...
기린
2024.10.23 | 조회 721
두루미의 알지만 모르는
노자의 도를 아십니까? (1)무위 -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우쌤의 노자 강의를 들을 때 일이다. 쉬는 시간에 누군가 공부를 해도해도 모르겠는 게 “노자의 도”라고 하소연을 했다. 그래서 나는 골치 아프게 “뭔 도?”냐고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로 듣는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내게, 수년간 동양고전을 공부했으면서 어떻게 “도”를 “재미있는 이야기” 수준으로 그치냐고 반문했다. 그 말이 맞다. 깊이가 없는 것이 내 공부의 단점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나는 “어려운 공부”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노자의 도를 제대로 공부해보겠다고 달려들었다면 아마도 얼마 못가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노자의 도일지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우리말 속담이나 사자성어가 한자 원문에서 어떻게 풀이되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소소한 즐거움의 순간이 찾아온다. 어? 이상하다! 내가 기존에 알던 의미와 다르네... 이렇게 만난 노자의 도(①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②대기만성, ③상선약수)를 이번 편부터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첫 편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이 책 이름의 유래부터 살펴보자. 이 책이 『도덕경』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1장부터 37장까지 도경(道經), 38장부터 81장 끝까지 덕경(德經)이라고 불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0년대 호남성 마왕퇴(무덤)에서 발견된 비단책자(백서)에는 기존과 달리 “덕경”과 “도경” 순서로 편집되어 있었기 때문에 <덕도경>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노자(老子)가 지었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노자』로도 불린다. 나는 처음에 『노자』와 『도덕경』이 같은 책인 줄도 몰랐다! 여기서는 책 이름을 『도덕경』으로 통일한다.   한 걸음이 대단한 이유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우리말 속담이 있다....
노자의 도를 아십니까? (1)무위 -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우쌤의 노자 강의를 들을 때 일이다. 쉬는 시간에 누군가 공부를 해도해도 모르겠는 게 “노자의 도”라고 하소연을 했다. 그래서 나는 골치 아프게 “뭔 도?”냐고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로 듣는다고 했다. 그러자 그는 내게, 수년간 동양고전을 공부했으면서 어떻게 “도”를 “재미있는 이야기” 수준으로 그치냐고 반문했다. 그 말이 맞다. 깊이가 없는 것이 내 공부의 단점이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나는 “어려운 공부”를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노자의 도를 제대로 공부해보겠다고 달려들었다면 아마도 얼마 못가 나가떨어졌을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노자의 도일지라도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우리말 속담이나 사자성어가 한자 원문에서 어떻게 풀이되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소소한 즐거움의 순간이 찾아온다. 어? 이상하다! 내가 기존에 알던 의미와 다르네... 이렇게 만난 노자의 도(①천릿길도 한 걸음부터, ②대기만성, ③상선약수)를 이번 편부터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첫 편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이 책 이름의 유래부터 살펴보자. 이 책이 『도덕경』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1장부터 37장까지 도경(道經), 38장부터 81장 끝까지 덕경(德經)이라고 불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1970년대 호남성 마왕퇴(무덤)에서 발견된 비단책자(백서)에는 기존과 달리 “덕경”과 “도경” 순서로 편집되어 있었기 때문에 <덕도경>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노자(老子)가 지었다고 전해지기 때문에 『노자』로도 불린다. 나는 처음에 『노자』와 『도덕경』이 같은 책인 줄도 몰랐다! 여기서는 책 이름을 『도덕경』으로 통일한다.   한 걸음이 대단한 이유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우리말 속담이 있다....
두루미
2024.10.18 | 조회 688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언어학으로 보는 한대漢代 경학 논쟁 (『한자는 어떻게 중국을 지배했는가 : 한대 경학의 해부』, 김근, 민음사)   들어가기   元年春王三月(노정공魯定公 원년 B.C 509)   위는 『춘추春秋』*의 한 경문이다. 좌구명左丘明이 해설(傳)을 단 『좌전左傳』에는 “元年春王正月辛巳”라고 되어 있는데, “원년 주력周曆 1월 7일”이라는 뜻이다. 경문에는 3월인데 여기에는 1월로 풀이되어 있다. 『춘추』를 기록했을 당시에 썼던 달력과 좌구명이 해설할 때의 달력이 달랐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다른 학파의 『공양전公羊傳』은 『좌전』과는 다른 식으로 접근한다. *중국 춘추시대 노魯나라 은공隱公 원년(B.C 722)에서 노 애공哀公 27년(B.C 468)까지의 역사를 편년체編年體로 기록한 책.     정공에는 어째서 정월이 없는가? 정월이라는 것은 즉위를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정공에 정월이 없는 것은 즉위가 지체되었기 때문이다. 즉위가 왜 지체되었는가? 소공의 유해가 국외에 있었는데, 이를 귀환시킴에 있어 정식 장례 절차를 밟을 것인가의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가? 계씨에게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정공, 애공의 시기에는 뜻이 숨겨져 있는 말이 많았으니, 주인이 이것을 여러 번 읽고도 그 해석을 묻는다면 이는...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언어학으로 보는 한대漢代 경학 논쟁 (『한자는 어떻게 중국을 지배했는가 : 한대 경학의 해부』, 김근, 민음사)   들어가기   元年春王三月(노정공魯定公 원년 B.C 509)   위는 『춘추春秋』*의 한 경문이다. 좌구명左丘明이 해설(傳)을 단 『좌전左傳』에는 “元年春王正月辛巳”라고 되어 있는데, “원년 주력周曆 1월 7일”이라는 뜻이다. 경문에는 3월인데 여기에는 1월로 풀이되어 있다. 『춘추』를 기록했을 당시에 썼던 달력과 좌구명이 해설할 때의 달력이 달랐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다른 학파의 『공양전公羊傳』은 『좌전』과는 다른 식으로 접근한다. *중국 춘추시대 노魯나라 은공隱公 원년(B.C 722)에서 노 애공哀公 27년(B.C 468)까지의 역사를 편년체編年體로 기록한 책.     정공에는 어째서 정월이 없는가? 정월이라는 것은 즉위를 바르게 한다는 뜻이다. 정공에 정월이 없는 것은 즉위가 지체되었기 때문이다. 즉위가 왜 지체되었는가? 소공의 유해가 국외에 있었는데, 이를 귀환시킴에 있어 정식 장례 절차를 밟을 것인가의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가? 계씨에게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정공, 애공의 시기에는 뜻이 숨겨져 있는 말이 많았으니, 주인이 이것을 여러 번 읽고도 그 해석을 묻는다면 이는...
자작나무
2024.10.10 | 조회 622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태극의 의미 두 번째 책 『북송도학사』, 쓰치다 겐지로         내가 『북송도학사』를 선택한 이유는 도학사의 측면에서 주돈이(周敦頤, 1017∼1073)를 공부하기 위함이다. 이 책에는 북송시대의 도학 성립의 과정에서부터 유학의 내부뿐 아니라 불교, 도교의 영향, 그리고 이에 맞서는 신유학자들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나는 저자가 특히 주돈이의 「태극도설」을 재평가하면서 기존의 도학사를 뒤흔들었다는 평가에 대해 주목했다. 이번 기회에 유학의 흐름 속에서 주돈이의 태극 사상이 어떻게 변주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주돈이의 태극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근사록』 때문이다. 지난 <읽고쓰기1234>에서 주희 평전을 읽고 난 후 나는 그 다음은 주희가 직접 쓴 책을 읽을 차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근사록』의 첫 장을 넘기자마자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이라는 문장을 만나고 나는 십여 년 전 그때처럼 가슴이 답답해졌다. 나의 질문은 간단하다. “주희는 왜 『근사록』 첫 문장을 무극이태극으로 시작했을까?”, “그에게 태극은 어떤 의미일까?” 그러나 이 질문을 풀어가는 과정은 간단치가 않다. 왜냐하면 도학의 창시자인 주돈이로부터 그 계승자인 주희에 이르기까지 도학사 전반에 대한 혜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전적으로 『북송도학사』의 저자 쓰치다...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태극의 의미 두 번째 책 『북송도학사』, 쓰치다 겐지로         내가 『북송도학사』를 선택한 이유는 도학사의 측면에서 주돈이(周敦頤, 1017∼1073)를 공부하기 위함이다. 이 책에는 북송시대의 도학 성립의 과정에서부터 유학의 내부뿐 아니라 불교, 도교의 영향, 그리고 이에 맞서는 신유학자들까지 총망라되어 있다. 나는 저자가 특히 주돈이의 「태극도설」을 재평가하면서 기존의 도학사를 뒤흔들었다는 평가에 대해 주목했다. 이번 기회에 유학의 흐름 속에서 주돈이의 태극 사상이 어떻게 변주되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주돈이의 태극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근사록』 때문이다. 지난 <읽고쓰기1234>에서 주희 평전을 읽고 난 후 나는 그 다음은 주희가 직접 쓴 책을 읽을 차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근사록』의 첫 장을 넘기자마자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이라는 문장을 만나고 나는 십여 년 전 그때처럼 가슴이 답답해졌다. 나의 질문은 간단하다. “주희는 왜 『근사록』 첫 문장을 무극이태극으로 시작했을까?”, “그에게 태극은 어떤 의미일까?” 그러나 이 질문을 풀어가는 과정은 간단치가 않다. 왜냐하면 도학의 창시자인 주돈이로부터 그 계승자인 주희에 이르기까지 도학사 전반에 대한 혜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나는 전적으로 『북송도학사』의 저자 쓰치다...
두루미
2024.10.08 | 조회 645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중세에도 철학이 있었을까? 『처음 읽는 중세 철학』 박남희‧이부현 외 지음   효주   고대에서 중세로 서양철학은 전통적으로 지중해를 중심으로 하는 상업문화를 기반으로 발달한다. 이러한 문화는 감각 경험으로 얻은 지식은 불완전한 것으로 보며, 계산과 추론 등을 이용한 수리적 사고를 통해 보편적인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했다. 확실한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추상적인 수리 판단에 따라 얻은 결론이다. 이런 문화 속에서 플라톤은 이데아가 진실이며 현실은 이데아의 그림자로 보는 이원론적 사고와 직관보다는 연역적 추론을 통한 개념 도출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후 고대철학은 현실보다는 현실을 작동하게 하는 제1원리1)로서의 작동원리가 배후에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추론적 사고를 통해 지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철학이 발전한다.     또한, 고대 철학자들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지혜를 열망하며 아는 만큼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이때의 지혜는 앞서 얘기한 ‘추론적 사고를 통한 지식’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지혜를 사랑했던 고대 서양의 철학은 어떻게 믿음을 강조하는 신앙으로서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종교 시대로 전환될 수 있었을까? 흔히 서양 중세를 ‘암흑의 시대’ 또는 지성적 ‘불모’의...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양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중세에도 철학이 있었을까? 『처음 읽는 중세 철학』 박남희‧이부현 외 지음   효주   고대에서 중세로 서양철학은 전통적으로 지중해를 중심으로 하는 상업문화를 기반으로 발달한다. 이러한 문화는 감각 경험으로 얻은 지식은 불완전한 것으로 보며, 계산과 추론 등을 이용한 수리적 사고를 통해 보편적인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했다. 확실한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추상적인 수리 판단에 따라 얻은 결론이다. 이런 문화 속에서 플라톤은 이데아가 진실이며 현실은 이데아의 그림자로 보는 이원론적 사고와 직관보다는 연역적 추론을 통한 개념 도출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이후 고대철학은 현실보다는 현실을 작동하게 하는 제1원리1)로서의 작동원리가 배후에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추론적 사고를 통해 지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철학이 발전한다.     또한, 고대 철학자들은 자신의 무지를 자각하고 지혜를 열망하며 아는 만큼 실천하는 사람이었다. 이때의 지혜는 앞서 얘기한 ‘추론적 사고를 통한 지식’을 이야기한다. 이러한 지혜를 사랑했던 고대 서양의 철학은 어떻게 믿음을 강조하는 신앙으로서의 철학을 이야기하는 종교 시대로 전환될 수 있었을까? 흔히 서양 중세를 ‘암흑의 시대’ 또는 지성적 ‘불모’의...
효주
2024.10.03 | 조회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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