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애니미즘은 인간중심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애니미즘과 현대세계』, 유기쁨     지난 1234에서 나는 아이우통 크레나키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생각들』을 리뷰하면서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가 『식인의 형이상학』에서 제시한 아마존 원주민의 관점주의를 소개했다. 관점주의는 인간만이 존재에 대한 관점을 가진 유일하고 예외적인 존재자가 아니라고 본다. 관점주의적 사유와 실천으로 아마존 원주민들은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종말의 시대를 살아왔다. 관점주의는 생태파괴와 생물 대멸종의 위기를 불러온 근대인의 인간중심주의를 넘는 공생과 공존의 대안으로 제시된다. 그런데 관점주의 이전에 이러한 원주민들의 사유와 실천을 칭하는 개념으로 애니미즘이 있었다. 오랫동안 애니미즘은 비인간 동식물이나 자연의 사물에 영혼이 있다고 보는 원시적 사고방식으로, 생기론적이고 물활론적인 믿음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런데 20세기 말부터 생태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심화되면서 영적 존재에 대한 믿음으로 치부되어 왔던 애니미즘을 새롭게 조명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유기쁨의 『애니미즘과 현대세계』는 애니미즘의 귀환과 애니미즘이 가진 잠재력에 대해 주목한다.       잔존물로서의 애니미즘   애니미즘은 “생명, 숨, 영혼”등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에서 유래한 용어다. 영국의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타일러(1832~1917)는 『원시문화』(1872년)에서 비인간 동물과 식물, 사물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믿음에 ‘애니미즘’이라는 개념을 부여했다. 그는 원시인에게는 서구인의 종교와 같은 고차적 사유와 실천이 없다는 통념을 비판하면서 원시인에게도 영혼 교리가 있다고 주장을 폈다. 그러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답게 문명의 진보와 발전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타일러는 원시인의 종교는 인류의 유아기적인 정신세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그는 인류의 종교사는 애니미즘에서 다신교로, 다신교에서 유일신론으로 진화했다는 종교 진화론을 제시했다.  ...
애니미즘은 인간중심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애니미즘과 현대세계』, 유기쁨     지난 1234에서 나는 아이우통 크레나키의 『종말을 늦추기 위한 생각들』을 리뷰하면서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가 『식인의 형이상학』에서 제시한 아마존 원주민의 관점주의를 소개했다. 관점주의는 인간만이 존재에 대한 관점을 가진 유일하고 예외적인 존재자가 아니라고 본다. 관점주의적 사유와 실천으로 아마존 원주민들은 다른 존재들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종말의 시대를 살아왔다. 관점주의는 생태파괴와 생물 대멸종의 위기를 불러온 근대인의 인간중심주의를 넘는 공생과 공존의 대안으로 제시된다. 그런데 관점주의 이전에 이러한 원주민들의 사유와 실천을 칭하는 개념으로 애니미즘이 있었다. 오랫동안 애니미즘은 비인간 동식물이나 자연의 사물에 영혼이 있다고 보는 원시적 사고방식으로, 생기론적이고 물활론적인 믿음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런데 20세기 말부터 생태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심화되면서 영적 존재에 대한 믿음으로 치부되어 왔던 애니미즘을 새롭게 조명하는 움직임이 생겨났다. 유기쁨의 『애니미즘과 현대세계』는 애니미즘의 귀환과 애니미즘이 가진 잠재력에 대해 주목한다.       잔존물로서의 애니미즘   애니미즘은 “생명, 숨, 영혼”등을 의미하는 라틴어 ‘아니마’에서 유래한 용어다. 영국의 인류학자인 에드워드 타일러(1832~1917)는 『원시문화』(1872년)에서 비인간 동물과 식물, 사물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믿음에 ‘애니미즘’이라는 개념을 부여했다. 그는 원시인에게는 서구인의 종교와 같은 고차적 사유와 실천이 없다는 통념을 비판하면서 원시인에게도 영혼 교리가 있다고 주장을 폈다. 그러나 빅토리아 시대의 사람답게 문명의 진보와 발전에 대한 확신을 가졌던 타일러는 원시인의 종교는 인류의 유아기적인 정신세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그는 인류의 종교사는 애니미즘에서 다신교로, 다신교에서 유일신론으로 진화했다는 종교 진화론을 제시했다.  ...
요요
2024.11.14 | 조회 687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신화는 어떻게 종교가 되었을까? 두 번째 책 『네가 바로 그것이다』 조셉 캠벨, 해바라기 동은    지난 1234에서 읽은 『신화의 언어』에 소개된 동아시아 신화들은 분명 재미있었으나 그 안에서 나의 문제의식을 찾아내진 못했다. 책을 통해, 분명 신화를 통해 인간의 보편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언어를 찾아내진 못했다. 덕분에 온갖 혹평을 들었고 도대체 신화가 무엇인지 혼란에 빠졌다. 그러던 중, 최근 읽고 있는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 서문에서 신화를 ‘뮈토스(Mythos)’라고 부른다는 걸 알았다. 뮈토스는 로고스(이성)에 대립하는 ‘불합리하고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의미한다.(『야생의 사고』 32쪽) 이 정의에 따르면 우리에게 전해지는 민담과 전설, 신화가 구분되는 부분은 있지만 모두 신화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동안 나는 신화(神話)를 한자 그대로 받아들여 반드시 신과 연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경직된 태도에서 약간 가벼워질 수 있었다.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네가 바로 그것이다』를 폈다. 이 책의 저자가 비교신화학의 대가라고 해서 신화에...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신화는 어떻게 종교가 되었을까? 두 번째 책 『네가 바로 그것이다』 조셉 캠벨, 해바라기 동은    지난 1234에서 읽은 『신화의 언어』에 소개된 동아시아 신화들은 분명 재미있었으나 그 안에서 나의 문제의식을 찾아내진 못했다. 책을 통해, 분명 신화를 통해 인간의 보편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그에 대한 구체적인 언어를 찾아내진 못했다. 덕분에 온갖 혹평을 들었고 도대체 신화가 무엇인지 혼란에 빠졌다. 그러던 중, 최근 읽고 있는 레비스트로스의 『야생의 사고』 서문에서 신화를 ‘뮈토스(Mythos)’라고 부른다는 걸 알았다. 뮈토스는 로고스(이성)에 대립하는 ‘불합리하고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의미한다.(『야생의 사고』 32쪽) 이 정의에 따르면 우리에게 전해지는 민담과 전설, 신화가 구분되는 부분은 있지만 모두 신화적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니 그동안 나는 신화(神話)를 한자 그대로 받아들여 반드시 신과 연관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경직된 태도에서 약간 가벼워질 수 있었다.     이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네가 바로 그것이다』를 폈다. 이 책의 저자가 비교신화학의 대가라고 해서 신화에...
동은
2024.11.11 | 조회 521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나홀로 뒤늦게 페미니즘, 포스트휴먼, 그리고 다시 페미니즘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을 읽다 제목이 말해주는 그대로이다. 이 책은 뒤늦게 나홀로 ‘페미니즘’이라는 주제에 빠지게 했고, 이어서 정신차릴 새도 없이 나를 인간 너머, 사이버네틱스와 동물들과 수많은 물질들과의 관계 속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나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포스트휴먼’이라는 핫한 탐구 역시 바로 그 페미니즘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1985년 출판된 『사이보그 선언』과 2003년의 『반려종 선언』, 그리고 2014년의 『캐리 울프와의 대담』이 함께 실려있다. 거의 30년 동안 해러웨이의 사유가 어떻게 진전되고, 담론의 가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사이보그 선언 『사이보그 선언』은 아직 소련이 망하기 전에 씌었는데, 사이버네틱스의 미래를 전망하는 부분에서 예리함이 돋보인다. 가령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인간 신체의 연장 수준으로 사용될 것을 전망하지 못했지만, 해러웨이는 이미 ‘사이보그’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 사이보그는 여성-자연-가정(오이코스) 대(對) 남성-문화-사회(폴리스)라는 서구전통적 이원론을 뛰어넘는 그녀의 독특한 개념이다. 해러웨이는 사이보그가 당시 만연했던 군사주의와 가부장적 자본주의 속에서 탄생한 사생아라고 했다. 사생아는 자신의 기원에 대해 불충하다. 해러웨이는 이 때문에 사이보그가 체제전복적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이보그가 대결하는 것은 전통적이고 일반적이라고 여겨지는 젠더, 인종 등이다. 그는 젠더나 인종은 사회적,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것이지 본질적으로 통일성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니 ‘여성’을 범주화할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을 호명하는 여러 범주가 있다. 해러웨이만 보더라도 그녀는 북미, 백인, 중산층, 전문직 여성으로 규정된다. 페미니즘은 이 범주들의...
나홀로 뒤늦게 페미니즘, 포스트휴먼, 그리고 다시 페미니즘 -도나 해러웨이 『해러웨이 선언문』을 읽다 제목이 말해주는 그대로이다. 이 책은 뒤늦게 나홀로 ‘페미니즘’이라는 주제에 빠지게 했고, 이어서 정신차릴 새도 없이 나를 인간 너머, 사이버네틱스와 동물들과 수많은 물질들과의 관계 속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나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포스트휴먼’이라는 핫한 탐구 역시 바로 그 페미니즘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1985년 출판된 『사이보그 선언』과 2003년의 『반려종 선언』, 그리고 2014년의 『캐리 울프와의 대담』이 함께 실려있다. 거의 30년 동안 해러웨이의 사유가 어떻게 진전되고, 담론의 가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알 수 있도록 해준다.   사이보그 선언 『사이보그 선언』은 아직 소련이 망하기 전에 씌었는데, 사이버네틱스의 미래를 전망하는 부분에서 예리함이 돋보인다. 가령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이 인간 신체의 연장 수준으로 사용될 것을 전망하지 못했지만, 해러웨이는 이미 ‘사이보그’라는 개념을 이끌어냈다. 사이보그는 여성-자연-가정(오이코스) 대(對) 남성-문화-사회(폴리스)라는 서구전통적 이원론을 뛰어넘는 그녀의 독특한 개념이다. 해러웨이는 사이보그가 당시 만연했던 군사주의와 가부장적 자본주의 속에서 탄생한 사생아라고 했다. 사생아는 자신의 기원에 대해 불충하다. 해러웨이는 이 때문에 사이보그가 체제전복적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이보그가 대결하는 것은 전통적이고 일반적이라고 여겨지는 젠더, 인종 등이다. 그는 젠더나 인종은 사회적, 역사적으로 구성되는 것이지 본질적으로 통일성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니 ‘여성’을 범주화할 수 없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을 호명하는 여러 범주가 있다. 해러웨이만 보더라도 그녀는 북미, 백인, 중산층, 전문직 여성으로 규정된다. 페미니즘은 이 범주들의...
봄날
2024.11.06 | 조회 563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중국철학 구하기  『모종삼 교수의 중국철학 강의』, 모종삼 지음, 김병채 외 옮김, 예문서원, 2011년   진달래     중국철학의 특질   “중국에는 본래 철학이라는 용어가 없다. ‘철학’이라는 용어의 근원은 그리스에서 유래했다. 이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들은 현재 ‘철학’을 하나의 보통명사로 사용하고 있다. 만일 이처럼 그 근원을 그리스에 둔 ‘철학’이라는 이름과 서양철학의 내용을 같이 놓고 그들을 동일화한다면 중국에는 원래 철학이 없었다고 당신은 말할 수 있다.” 『모종삼교수의 중국철학 강의』 23쪽   올해 ‘고전학교’ 세미나를 시작하면서 중국철학사에 대한 책을 몇 권 찾아 읽었다. “중국에는 과연 철학이 있는가?” 중국철학사 책들에 대체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질문이었다. 풍우란은 서양인들에게 중국에도 철학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중국철학사』를 썼다고 밝혔다. 모리 미키사부로도 『중국사상사』에서 서양적 의미의 철학이 과연 중국에 있는가를 먼저 이야기한다. 대체로 이들은 앞의 인용문과 같이 서양에서의 논리적 철학과 같은 성격은 중국철학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철학의 의미를 좀 더 넓게 본다면 중국에 철학은 반드시...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중국철학 구하기  『모종삼 교수의 중국철학 강의』, 모종삼 지음, 김병채 외 옮김, 예문서원, 2011년   진달래     중국철학의 특질   “중국에는 본래 철학이라는 용어가 없다. ‘철학’이라는 용어의 근원은 그리스에서 유래했다. 이는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들은 현재 ‘철학’을 하나의 보통명사로 사용하고 있다. 만일 이처럼 그 근원을 그리스에 둔 ‘철학’이라는 이름과 서양철학의 내용을 같이 놓고 그들을 동일화한다면 중국에는 원래 철학이 없었다고 당신은 말할 수 있다.” 『모종삼교수의 중국철학 강의』 23쪽   올해 ‘고전학교’ 세미나를 시작하면서 중국철학사에 대한 책을 몇 권 찾아 읽었다. “중국에는 과연 철학이 있는가?” 중국철학사 책들에 대체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질문이었다. 풍우란은 서양인들에게 중국에도 철학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중국철학사』를 썼다고 밝혔다. 모리 미키사부로도 『중국사상사』에서 서양적 의미의 철학이 과연 중국에 있는가를 먼저 이야기한다. 대체로 이들은 앞의 인용문과 같이 서양에서의 논리적 철학과 같은 성격은 중국철학에서는 쉽게 찾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철학의 의미를 좀 더 넓게 본다면 중국에 철학은 반드시...
진달래
2024.11.04 | 조회 497
    “그게 어디 갔지? 그 때, 거기다 두었는데...... 혹시 못 봤우?” 온갖 지시 대명사로 된 말이다. 순간 상황을 파악하여 무엇을 찾는 것인지 상상한다.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뭔데? 뭘 찾아?” “그거요. 그거.” 역시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우리들 대화가 가끔 이렇게 시작되지만, (아침을 잘 얻어먹으려면) 짜증내지 말고 나는 이것을 알아 들어야만 한다. 가끔은 신기하게도 알아 맞히지만 대부분의 화살은 허공을 가른다. 그것 참. 문제 해결도 어렵고, 나이듦의 표시같은 상황인 것 같기도 해서 조금은 거시기하다.   언어로 나타나는 유추      더글러스 호프스태터는 프랑스 심리학자 에마뉴엘 상데의 책을 읽고 감동하여 이를 영어로 번역하려고 작업을 시작하였다가 아예 함께 『사고의 본질(Surfaces and Essences)』을 집필하였다. 이 책의 부제는 “유추, 지성의 연료와 불길(Analogy as the Fuel and Fire of Thinking)인데, 760여 쪽의 내용을 축약한 표현이다.            유추(類推), 사전에는 같은 종류의 것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하여 다른 사물을 미루어 추측하는 일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저자들은 생소한 사물이나 개념을 모두가 잘 아는 익숙한 것과 비교해 이해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사고를 하려면 개념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오랫동안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유추를 통하여 자리하게 되며, 또 삶의 매순간 우리의 두뇌는 이미 알고 있던 것을 빌려 새로운 것을 이해하는 유추를 쉴 새 없이 이행함으로써 개념을 선택적으로 촉발하고 변경하면서 풍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추는 인지활동의 핵심이라고 단언한다(p.9, p.716).   사고 작용...
    “그게 어디 갔지? 그 때, 거기다 두었는데...... 혹시 못 봤우?” 온갖 지시 대명사로 된 말이다. 순간 상황을 파악하여 무엇을 찾는 것인지 상상한다.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뭔데? 뭘 찾아?” “그거요. 그거.” 역시 이름을 말하지 않는다. 우리들 대화가 가끔 이렇게 시작되지만, (아침을 잘 얻어먹으려면) 짜증내지 말고 나는 이것을 알아 들어야만 한다. 가끔은 신기하게도 알아 맞히지만 대부분의 화살은 허공을 가른다. 그것 참. 문제 해결도 어렵고, 나이듦의 표시같은 상황인 것 같기도 해서 조금은 거시기하다.   언어로 나타나는 유추      더글러스 호프스태터는 프랑스 심리학자 에마뉴엘 상데의 책을 읽고 감동하여 이를 영어로 번역하려고 작업을 시작하였다가 아예 함께 『사고의 본질(Surfaces and Essences)』을 집필하였다. 이 책의 부제는 “유추, 지성의 연료와 불길(Analogy as the Fuel and Fire of Thinking)인데, 760여 쪽의 내용을 축약한 표현이다.            유추(類推), 사전에는 같은 종류의 것 또는 비슷한 것에 기초하여 다른 사물을 미루어 추측하는 일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저자들은 생소한 사물이나 개념을 모두가 잘 아는 익숙한 것과 비교해 이해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사고를 하려면 개념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오랫동안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 일련의 유추를 통하여 자리하게 되며, 또 삶의 매순간 우리의 두뇌는 이미 알고 있던 것을 빌려 새로운 것을 이해하는 유추를 쉴 새 없이 이행함으로써 개념을 선택적으로 촉발하고 변경하면서 풍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추는 인지활동의 핵심이라고 단언한다(p.9, p.716).   사고 작용...
가마솥
2024.10.26 | 조회 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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