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용의 서경리뷰
선양과 방벌 - 왕조교체의 두 가지 형식   보통 하夏・상商・주周를 중국의 고대왕조라 한다. 하는 문자기록이 없어 실제 존재했던 나라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기원전 1900~1600년경 유적으로 추정되는 얼리터우 문화를 하의 유적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문자기록으로 증명하지 못해 중국 최초 왕조라는 전승으로만 남아 있는 하와는 달리 상은 갑골문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탕湯은 기원전 1554년 하를 정벌하고 박亳땅에 상을 건국한다. 이후 여러 왕들이 자연환경이나 정치적인 이유로 다섯 번이나 천도를 하는데 마지막으로 천도한 곳이 은殷이다. 그래서 상 또는 은이라고 불린다.   주의 시조는 후직后稷으로 이름이 기棄다. 순임금의 신하로 농업을 관장했다. 주는 상의 서쪽 지역에 터를 잡고 살면서 점차 세력이 커졌다. 문왕 때 위수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고 서백西伯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주는 자신의 조상은 물론이고 상의 선조까지 숭배할 만큼 제후국으로서 상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기원전 1045년 문왕의 아들 무왕은 서부지역의 세력을 결집하여 상을 정벌한다. 이 전쟁(목야전투)을 기록한 명문에 의하면 아침에 시작한 전투는 다음 날 밤까지 계속되었으며 사흘째 아침에 주의 승리로 끝났다. 역사에서는 이 전쟁을 ‘중국 서부의 산맥과 계곡에 살던 부족 및 공동체의 연합세력과 그에 대항한 동부 평원의 상 및 상에 우호적인 집단 간에 이루어진 중대한 결전’이었다고 말한다.   유가에서는 바람직한 정권교체의 두 가지 경우로 선양禪讓과 방벌放伐을 든다. 선양은 혈연세습이 아닌 덕 있는 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으로 요에서 순, 순에서 우로 단 두 번 있었다. 유가의 왕도정치에서...
선양과 방벌 - 왕조교체의 두 가지 형식   보통 하夏・상商・주周를 중국의 고대왕조라 한다. 하는 문자기록이 없어 실제 존재했던 나라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지만 기원전 1900~1600년경 유적으로 추정되는 얼리터우 문화를 하의 유적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 문자기록으로 증명하지 못해 중국 최초 왕조라는 전승으로만 남아 있는 하와는 달리 상은 갑골문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한다. 탕湯은 기원전 1554년 하를 정벌하고 박亳땅에 상을 건국한다. 이후 여러 왕들이 자연환경이나 정치적인 이유로 다섯 번이나 천도를 하는데 마지막으로 천도한 곳이 은殷이다. 그래서 상 또는 은이라고 불린다.   주의 시조는 후직后稷으로 이름이 기棄다. 순임금의 신하로 농업을 관장했다. 주는 상의 서쪽 지역에 터를 잡고 살면서 점차 세력이 커졌다. 문왕 때 위수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고 서백西伯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주는 자신의 조상은 물론이고 상의 선조까지 숭배할 만큼 제후국으로서 상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다. 기원전 1045년 문왕의 아들 무왕은 서부지역의 세력을 결집하여 상을 정벌한다. 이 전쟁(목야전투)을 기록한 명문에 의하면 아침에 시작한 전투는 다음 날 밤까지 계속되었으며 사흘째 아침에 주의 승리로 끝났다. 역사에서는 이 전쟁을 ‘중국 서부의 산맥과 계곡에 살던 부족 및 공동체의 연합세력과 그에 대항한 동부 평원의 상 및 상에 우호적인 집단 간에 이루어진 중대한 결전’이었다고 말한다.   유가에서는 바람직한 정권교체의 두 가지 경우로 선양禪讓과 방벌放伐을 든다. 선양은 혈연세습이 아닌 덕 있는 자에게 왕위를 물려주는 것으로 요에서 순, 순에서 우로 단 두 번 있었다. 유가의 왕도정치에서...
토용
2024.12.04 | 조회 571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질베르 시몽동 『기술적 대상들을 존재 양식에 대하여』 ― 일원론적 존재론으로 바라본 기술적 대상     기술적 대상에 대한 존재론적 접근 시몽동은 ‘기술적 대상’의 존재 양식을 사유한 거의 최초의 철학자다. ‘기술’에 대한 사유로 널리 알려진 하이데거나 자크 엘륄의 경우 ‘기술’을 그 자체의 존재 양식에서부터 탐구하기 보다는 ‘기술 비판’의 관점에서, 다시 말해 기술에 대한 부정적 평가 속에서 사유를 전개해 간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기술’은 인간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이미 주어져 있다. 그에 반해 시몽동은 ‘기술적 대상’들을 ‘발생적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 시몽동의 기술철학은 그의 박사학위 논문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의 ‘개체화론’으로서의 존재론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기술적 대상의 존재 양식에 대하여』는 부논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연관성은 역으로 그의 존재론이 자연물과 인공물의 구분, 생명체와 비생명체의 경계를 넘어서는 매우 포괄적인 일원론임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개체화’는 일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적 대상의 존재 양식’이라는 주제는 시몽동의 존재론―개체화론의 기술철학적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시몽동은 기술적 대상의 존재를 ‘개별화’로 설명한다. 이때 ‘개별화’는 기술적 개체화가 시초 없는 생성이 아니라 여타의 개체화된 것들로부터 파생된 것이라는 의미다. 원초적인 의미에서 ‘개체화’는 물리적인 것과 생명적인 것에서 발견되는데 반해 기술적인 것은 그러한 것들로부터 파생된 것이다.     “살아 있는 유기체 안에서 살아 있는 모든 물질은 삶에 협조한다. 신체 안에서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가장 눈에 잘 띄고 분명하게 드러나는 구조들만이 아니다. 피, 림프, 결합조직들도 삶에 관여한다....
질베르 시몽동 『기술적 대상들을 존재 양식에 대하여』 ― 일원론적 존재론으로 바라본 기술적 대상     기술적 대상에 대한 존재론적 접근 시몽동은 ‘기술적 대상’의 존재 양식을 사유한 거의 최초의 철학자다. ‘기술’에 대한 사유로 널리 알려진 하이데거나 자크 엘륄의 경우 ‘기술’을 그 자체의 존재 양식에서부터 탐구하기 보다는 ‘기술 비판’의 관점에서, 다시 말해 기술에 대한 부정적 평가 속에서 사유를 전개해 간다. 다시 말해 그들에게 ‘기술’은 인간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이미 주어져 있다. 그에 반해 시몽동은 ‘기술적 대상’들을 ‘발생적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 시몽동의 기술철학은 그의 박사학위 논문 『형태와 정보 개념에 비추어 본 개체화』의 ‘개체화론’으로서의 존재론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다(『기술적 대상의 존재 양식에 대하여』는 부논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연관성은 역으로 그의 존재론이 자연물과 인공물의 구분, 생명체와 비생명체의 경계를 넘어서는 매우 포괄적인 일원론임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개체화’는 일반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술적 대상의 존재 양식’이라는 주제는 시몽동의 존재론―개체화론의 기술철학적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 시몽동은 기술적 대상의 존재를 ‘개별화’로 설명한다. 이때 ‘개별화’는 기술적 개체화가 시초 없는 생성이 아니라 여타의 개체화된 것들로부터 파생된 것이라는 의미다. 원초적인 의미에서 ‘개체화’는 물리적인 것과 생명적인 것에서 발견되는데 반해 기술적인 것은 그러한 것들로부터 파생된 것이다.     “살아 있는 유기체 안에서 살아 있는 모든 물질은 삶에 협조한다. 신체 안에서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가장 눈에 잘 띄고 분명하게 드러나는 구조들만이 아니다. 피, 림프, 결합조직들도 삶에 관여한다....
정군
2024.11.30 | 조회 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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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렁이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     요즘 나의 하루는 명상으로 시작한다. 길지 않지만 몸의 감각도 느끼고 마음의 변화도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 짧은 순간이나마 고요하고 평안함에서 오는 기쁨과 충만함을 느껴보기도 한다. 명상하며 가장 자주 생각하는 것은 평등한 마음이다. 나만의 평안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나아가 모든 존재들의 평안함을 기원한다. 그러면서도 그 마음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막연하기만 하다.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본다는 것이 가능할까? 인간들 사이에서도 다른 사람을 볼 때는 늘 나와 다른 구별하는 마음이 작동하고 때로는 차별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인간을 넘어서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보는 마음? 멀고멀게만 느껴진다. 『의식의 강』은 올리버 색스가 세상을 떠나기 2주 전에 기획한 그의 마지막 책이다. 이 책에는 진화론, 식물학, 화학, 의학, 신경과학 등의 과학적 이슈와 자신이 체험한 에피소드들로 열편의 에세이가 펼쳐져 있는데, 한편 한편이 마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다. 목련나무는 ‘벌과 나비가 없고, 꽃의 향기와 색깔이 없었던’ 저...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렁이와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의식의 강』 올리버 색스     요즘 나의 하루는 명상으로 시작한다. 길지 않지만 몸의 감각도 느끼고 마음의 변화도 알아차릴 수 있는 시간. 짧은 순간이나마 고요하고 평안함에서 오는 기쁨과 충만함을 느껴보기도 한다. 명상하며 가장 자주 생각하는 것은 평등한 마음이다. 나만의 평안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나아가 모든 존재들의 평안함을 기원한다. 그러면서도 그 마음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막연하기만 하다.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본다는 것이 가능할까? 인간들 사이에서도 다른 사람을 볼 때는 늘 나와 다른 구별하는 마음이 작동하고 때로는 차별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런데 인간을 넘어서 모든 존재를 평등하게 보는 마음? 멀고멀게만 느껴진다. 『의식의 강』은 올리버 색스가 세상을 떠나기 2주 전에 기획한 그의 마지막 책이다. 이 책에는 진화론, 식물학, 화학, 의학, 신경과학 등의 과학적 이슈와 자신이 체험한 에피소드들로 열편의 에세이가 펼쳐져 있는데, 한편 한편이 마치 소설처럼 흥미진진하다. 목련나무는 ‘벌과 나비가 없고, 꽃의 향기와 색깔이 없었던’ 저...
인디언
2024.11.26 | 조회 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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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양명학은 새로운 심학이다 『불교와 양명학』 아라키 켄고     지난번 양명 전기를 읽으면서 양명학과 불교와의 관계에 약간의 호기심이 생겼다. 양명학이 마음에 중심을 두는 학문이라 더 불교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궁금했던 참에 『불교와 양명학』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책 제목만 보고 양명학과 불교와의 관계, 아마도 양명학이 불교에서 받은 영향에 대한 책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았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명대 불교 사조의 흐름에 입각하여 불교와 양명학의 관계를 훑어보는’ 책이다. 불교를 중심으로 유교와의 관계를 서술하고 있고, 양명 심학의 탄생을 서술하기에 앞서 대립하고 있던 이학이 생겨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한다. 불교가 양명학의 탄생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오히려 이 책의 중심내용은 양명학의 영향을 받은 명말 불교부흥운동에 관한 것이다.   유교는 왜 그렇게 불교를 배척할까?   유교와 불교의 관계를 생각할 때 유교의 불교에 대한 배척을 먼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나는 그동안 유교의 불교 배척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이 글은 2024년 2분기 '읽고쓰기1234'에서 발표한 글입니다. '읽고쓰기1234'는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1년에 4번, 3개월에 한번씩, 1박2일 동안 각자 읽고 공부한 책에 관해 쓴 글들을 발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앞으로 매주 월요일마다 회원들이 발표한 글이 연재될 예정입니다. 이 코너를 유심히 보시면 문탁네트워크 회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주로 어떤 공부를 하는지 나아가 앞으로 문탁네트워크의 공부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도(?)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양명학은 새로운 심학이다 『불교와 양명학』 아라키 켄고     지난번 양명 전기를 읽으면서 양명학과 불교와의 관계에 약간의 호기심이 생겼다. 양명학이 마음에 중심을 두는 학문이라 더 불교와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궁금했던 참에 『불교와 양명학』이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책 제목만 보고 양명학과 불교와의 관계, 아마도 양명학이 불교에서 받은 영향에 대한 책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았다. 이 책은 저자의 말대로 ‘명대 불교 사조의 흐름에 입각하여 불교와 양명학의 관계를 훑어보는’ 책이다. 불교를 중심으로 유교와의 관계를 서술하고 있고, 양명 심학의 탄생을 서술하기에 앞서 대립하고 있던 이학이 생겨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한다. 불교가 양명학의 탄생에 영향을 준 것은 맞지만 오히려 이 책의 중심내용은 양명학의 영향을 받은 명말 불교부흥운동에 관한 것이다.   유교는 왜 그렇게 불교를 배척할까?   유교와 불교의 관계를 생각할 때 유교의 불교에 대한 배척을 먼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나는 그동안 유교의 불교 배척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토용
2024.11.22 | 조회 538
세미나 에세이 아카이브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2014)』, 샹탈 자케, 류희철 옮김, 그린비(2024)         어쩌면 특이한 샹탈 자케라는 이름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면, ‘1956년생의 파리 1대학 판테온-소르본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스피노자를 기반으로 몸의 기술적, 예술적 역량을 구체화하는 철학적 사유를 펼치고 있다’는 소개가 나온다. 그리고 이어서 소개되는 몇 권의 저작을 보면 근대철학 쪽을 전공한 전형적인 프랑스 여성 지식인일 거라는 정보가 자동 연상된다. 그러나 조금 더 열심히 검색을 해보면 예상치 못한 이력이 눈에 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은 정도가 아닌, 기초적인 의식주가 아예 부족했던 성장 환경. 집에서 온수로 목욕을 한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었고, 가족 모두가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렸으며, 12살에 이미 170센티가 되어버린 키를 30kg의 몸무게가 지탱하느라 등이 굽고 다리를 절었다. 경제적 빈곤만이 아닌 문화적으로도 빈곤했기에 집안에 책이라곤 미사 책과 사전 한 권이 전부였다’ 기성의 이력으로 환원되지 않는 독특한(?) 이력이 나온다.   그렇다면 그는 ‘개천 용’이 틀림없다. 온갖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수성가했다고 칭송받는 입지전적인 어떤 인물 말이다. 어느 날 친척이 두고 간 교과서에서 발견한 스피노자 윤리학 4부 정리 67(“지혜는 죽음에 대한 명상이 아니라 삶에 대한 명상이다”), 이 말 한마디에 의문을 품고, 왜 죽음이 아닌 삶을 이야기하는지를 해결하고자 하는 앎의 욕망이 출신 계급과는 다른 세계, 즉 소르본 철학 교수로의 삶으로 자케를 이끌었다니 말이다.        ...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계급횡단자들 혹은 비-재생산(2014)』, 샹탈 자케, 류희철 옮김, 그린비(2024)         어쩌면 특이한 샹탈 자케라는 이름이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면, ‘1956년생의 파리 1대학 판테온-소르본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며, 스피노자를 기반으로 몸의 기술적, 예술적 역량을 구체화하는 철학적 사유를 펼치고 있다’는 소개가 나온다. 그리고 이어서 소개되는 몇 권의 저작을 보면 근대철학 쪽을 전공한 전형적인 프랑스 여성 지식인일 거라는 정보가 자동 연상된다. 그러나 조금 더 열심히 검색을 해보면 예상치 못한 이력이 눈에 띈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않은 정도가 아닌, 기초적인 의식주가 아예 부족했던 성장 환경. 집에서 온수로 목욕을 한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었고, 가족 모두가 만성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렸으며, 12살에 이미 170센티가 되어버린 키를 30kg의 몸무게가 지탱하느라 등이 굽고 다리를 절었다. 경제적 빈곤만이 아닌 문화적으로도 빈곤했기에 집안에 책이라곤 미사 책과 사전 한 권이 전부였다’ 기성의 이력으로 환원되지 않는 독특한(?) 이력이 나온다.   그렇다면 그는 ‘개천 용’이 틀림없다. 온갖 고난과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수성가했다고 칭송받는 입지전적인 어떤 인물 말이다. 어느 날 친척이 두고 간 교과서에서 발견한 스피노자 윤리학 4부 정리 67(“지혜는 죽음에 대한 명상이 아니라 삶에 대한 명상이다”), 이 말 한마디에 의문을 품고, 왜 죽음이 아닌 삶을 이야기하는지를 해결하고자 하는 앎의 욕망이 출신 계급과는 다른 세계, 즉 소르본 철학 교수로의 삶으로 자케를 이끌었다니 말이다.        ...
라겸
2024.11.18 | 조회 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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