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하는 문탁주방!!!

주방지기
2010-05-1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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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지기를 한 지 두 달이 가까워진다.

처음에는 '내가 과연 문탁주방을 책임질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내심 앞섰다.

허나 하루하루 익숙해지면서,나름 흐름이 생겼다.

이제는 제법 편안해져서(나만?ㅋ)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며,이런저런 생각을 해본다.

 

문탁주방은 무엇일까?

우리는 주방에서,식탁에서 무슨 이야기를 만나고 있을까?

 

내가 경험한 문탁주방을 한 마디로 말하라면,

'순환하는 곳'이라 말하고 싶다.

절대 머물러 있는 식재도 없고,버려지는 건 더더욱 없다.

누군가 남아서 주는 다양한 선물들은,주방에 오면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하여

모두에게 일용할 양식이 된다.

 

문탁주방은 어떤 식재든 ,있는 그대로를 가지고,이것저것을 궁리하여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들어낸다.

하여 남는 것이 절대 없다.때론 김치국물조차도 김치볶음밥을 할 때 쓰려고 남긴다.

메뉴를 결정해서 장을 보는 날도 있지만,있는 재료들을 보고 메뉴를 정해서 만들어 먹으니,

냉장실의 흐름은 늘 원만하게 돌아간다.

 

우리집과 확 비교가 되었다.

우리집 냉장고는 지나치게 쌓일 때,남을 때,모자랄 때...이런 반복을 통해 식재들이 머물러 있기 일쑤이다.

그래서 냉장실에서 각종 채소들은 시들어간다.

혹은 지나치게 많이 해서 남은 음식들은 무조건 냉동실에 쟁여 놓고,

언젠가는 ...하고 결국 먹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제는 문탁주방지기를 하면서,배워 익힌 결과

나름 순환하는 우리집 부엌살림을 하고 있다.ㅎㅎㅎ

우리집 냉동실에 그득했던 음식들은

창조적인 방법으로 뭔가 만들어서 다 나누어 먹어서,

이젠 텅텅 비어있다.

냉동실을 열 때마다 기분 좋다.비워있음이.

냉장실도 마찬가지로 시들어가는 채소가 줄어들고,이제는 있는 재료로 그날그날 뭔가 만들어 먹는 응용력이 백프로 증가했다.

하여 냉장실도 비워있는 공간이 생겼다.

 

짧은 2개월의 주방지기 노릇이지만,

순환하는 문탁주방살림을 하다보니, 

그동안 단절적으로 했던 부엌살림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었다.

 

 

 

 

 

댓글 4
  • 2010-05-18 11:46

    문탁주방의 냉자고를 열 때마다, 우리집 생각이 나서 많이 찔렸어요. 저도 순환의 기술을 좀 배워야 할 텐데......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

    • 2010-05-18 11:58

      내 몸도 우리집 냉장고를 닮아 (?)적취상태이기에,

      순환을 위해 위를 비웠지요.ㅎㅎㅎ

      비우는 것까지는 좋았는데,땅의 기운을 받았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있답니다.

      오늘 맘먹고 산에 가려 했는데,비님이 오시네요.

      오후에 뵈어요.^^*

       

       

  • 2010-05-18 12:19

    흠~ 바람꽃님! 뭔가 이임식을 준비하는 듯..^^

  • 2010-05-18 20:19

    저도 냉장고를 헐렁하게 하려구 해요.

    대형마트 가는 횟수를 줄이니 원플러스원이나 사은품에 현혹 된 충동구매를 안하게 되구요.

    조금 비싸더라도 동네슈퍼에서 필요한 만큼 구매하는 것이 남아 버리는 것에 비하면 경제적이지요.

    SSM진출로 갈수록 어렵다니 안타까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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