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의 해석학 읽기] 휘폼네마타 2회차 후기

세븐
2026-01-15 11:42
14

"인간이 자신의 행동 규칙들을 스스로 정하고, 자신의 고유한 존재 내에서 자신을
변화시키고 변모시키며 자신의 생(生)을 작품으로 만들려고 하는 숙고된 자발적 실천"(65쪽)

 

 

<주체의 해석학> 읽기 두 번째 세미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자기 테크놀로지'(자기 테크닉)
대한 정의입니다.
자기 테크닉은 미셸 푸코가 자기 배려의 황금기로 지목한 기원 후 1, 2세기 고대 철학에서 발견한 자기 배려를 위해 필수적인 무기(파라스케우)였습니다.
자기 테크닉을 분절하면 1) 자신의 행동 규칙 스스로 정하기 2) 자신의 고유한 존재 안에서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 3) 자신의 생을 작품으로 만들려는 자발적 실천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세 가지 중에서 푸코가 '자발적 실천'에 가장 방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에게도 질문을 던져 봅니다.
나에게는 변형을 위한 자기 테크닉이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가?
스토아철학에 관심이 많았고, 철학 공부를 통해 '한 번도 되어본 적이 없는 내가 되기'에 도전하는 건 두 번째 자기 변화의 노력에 해당하는 듯합니다.

 

문제는 실천입니다.
나는 이론으로 접한 스토아적 생활 지침들을 실행하고 있는가?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없지만 관심을 기울이고 시도하려는 중이라는 건 확실해 보입니다.
견유학파 철학자들의 생활 양식을 다룬 <인생은 개처럼 사는 편이 좋다>(유유)에서 필요와 욕망을 구별하고 간소하게 생활하려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라고 합니다.
또 무소니우스 루푸스의 책 <소박한 삶>(유유)에선 쾌락을 멀리하고 재물에 집착하지 않는 삶을 강조합니다.
이론은 간단하지만 생활에서 실천하기란 쉽지 않은 것들입니다.
그래도 그런 것들을 행동 기준으로 삼아 의식하고 시도하다 보면 조금씩 변하는 나를 발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철학에서 내가 배운 앎을 생활의 양식으로 체화하는 건 여전한 과제입니다.

 

이번 세미나 텍스트 범위에선 푸코가 자기 배려 출현의 맥락을 분석한 <알키비아데스>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합니다.
성년에 접어든 알키비아데스가 타자들의 통치쪽으로 관심을 두면서 소크라테스가 타자를 다스리기 전에 먼저 자신을 돌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자기배려의 순간이 탄생합니다.
자기 배려(epimeleia heauto)는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필요한 자기 변형의 총체입니다.
영성(靈性.spirituality)의 맥락에서 자기 배려는 자신을 진실한 주체로 만들어가기 위해 자기 자신에게 주의를 집중하는 삶의 태도를 말합니다.

 

푸코는 고대철학 영성의 태도에서 아리스토텔레스만을 예외로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반(反)영성적 태도가 토마스 아퀴나스를 통해 중세 스콜라철학에 수용되면서 영성과 신학 간 분쟁(대립)이 발생했다고 설명합니다.

또 플라톤 저작에 스며있는 자기배려의 자취가 영성 운동의 주요 근원이 됐으면서도 합리성 측면이 영성을 재흡수해 순수 인식의 환경을 제공하는 '플라톤주의의 역설'을 피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탈(脫)영성적 합리성 관점이 데카르트에게서 절정을 이루는 근대 철학의 인식론을 지배하게 됐다는 게 푸코의 시각입니다.
하지만 실체 '변용'을 언급하는 스피노자를 계기로 영성의 구조들을 재성찰하려는 시도들이 생겨나고 헤겔, 셸링, 쇼펜하우어, 니체를 거쳐 라캉을 통해 정신분석학에서 영성적 형식인 자기 배려 전통이 부활한다고 분석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1982년 1월 27일 강의 후반부가 끝나는 200쪽까지 읽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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