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공14회차후기: 독한 여자

봄날
2023-09-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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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원전쟁은 秦과 晉의 전쟁이었는데,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晉의 군대가 꽤 강성했었나보다. 혜공이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와 거의 秦목공을 거의 붙잡으려는 찰나, 경정의 말대로 지리에 낯선 말들이 제자리를 빙빙 맴돌며 혜공을 위태롭게 했다. 정나라에서 들여온 소사라는 말을 쓴데다 경정을 거우로 삼지도 않았으니 위험을 자초한 것이다. 혜공은 소리를 질러 경정을 불러 도와달라고 했으나, 몇번의 간언을 듣지 않은 혜공에 대해 경정은 왕 삐짐. 결국 혜공을 구해내느라 다 잡았던 진목공을 놓쳤을 뿐만 아니라, 혜공은 붙잡히는 신세가 됐다.

 

혜공이 잡혀온다는 소리를 들은 목희는 딸들과 함께 소복을 입고 땔나무 위에 앉아서 '혜공을 도성 안으로 들여오는 날이 바로 세 모녀의 장삿날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 서슬에 목공은 혜공을 교외에 머물게 했다. 이 이야기는 열녀전에도 기재되어 있다. 자신은 물론 자신의 딸까지 정치적인 제스처의 희생양으로 삼은 목희라는 '독한 여자'를 만났다.

 

암튼  진목공의 조정에서는 붙잡은 혜공을 도성 안으로 들이는 일이 거론됐으나 대신들의 의견은 나뉘었다.  공자집은 도성으로 들여 그를 죽여 후일에 세를 결집할 것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고, 자상은 군주를 돌려보내고 태자를 인질로 삼자고 했다. 사일은 이런 일로 그나라 백성의 노여움을 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진목공은 晉과의 화평을 허락했다.

댓글 1
  • 2023-09-26 19:23

    독한 여자라고 하니까 목희가 좀 나쁜 사람인 것처럼 보이는 군요.
    목희 입장에서는 마음이 복잡했을 것 같아요. 동생인 신생은 죽고, 대신 군주가 된 혜공은 영 탐탁치 않았을 것 같은데.
    그래도 친정집이 망하는 걸 볼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당시 진 혜공에 대한 원망이 얼만 컸는지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목희가 태자까지 데리고 죽겠다고 할 정도나 되야 진 혜공을 죽이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보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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