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후집-與韓荊州書

한여름
2021-11-12 11:28
301

 

與韓荊州書 – 李白

 

2021 늦여름 시작한 고문진보 후집, 원문 강독이 어느덧 11월을 접어들어, 강독후기를 적어야 할 차례가 왔다. 한번쯤 고전원문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혼자서는 들인 시간에 비하여 방대한 내용을 이해해본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마침 문탁에서 강독이 있고, 약간의 시간이 허락되어 용기내어 신청을 하였다. 이야기나 단편으로 들어본 이야기 들이 있지만, 한문 원전을 구입해보기는 처음이고,  “이백의 표현처럼 까만 한자들이 벌레를 조각해놓은 듯 무늬 같았으나, 선생님들의 물흐르는 듯한 강독을 듣는 시간이 한번 두번 이어지니 조금씩 앞뒤 문장이 조금씩 보임에 감사할 따름이다.

 

한 평생이 한편의 시이자 명문장인 시선 이백(701~762)이 唐 開元 22년(734)에 형주 책사 였던 한조종(韓朝宗)에게 자신을 천거하여 주기를 간청한 편지라고 한다. 지금으로 이야기하면 입사지원서, 자기소개서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서문에 이르기를 이백이 편지를 보낸 일이 인구에 회자되었으니, 배우는 자들이 읽지 않아서는 안된다고 적고 있다. 추천서의 교과서와 같은 글이기 떄문일까?

 

 

 

먼저 지원동기라 할 수 있는 내용으로 먼저 한조종의 명성을 한문장으로 칭송한다. “제가 듣건데 천하의 담론하는 선비들이 함께 모여 말하기를 <살면서 만호후에 봉해질 필요는 없고 다만 한형주를 한번 만나기를 원할 뿐입니다>”  

 

그리고, 본인의 약력을 짧지만 강하게 이야기 하고, 준비된 인재이기에 기회를 요청하는 내용이 이어진다. “ 15세에 검술을, 30에는 문장을 이룬 준비된 인재이며, 기개와 의리가 웅대함을 이야기한 후에, 천하 사람들은 군후를 문장의 사명과 인물의 권형으로 여겨 한번 품평을 거치면 곧 훌륭한 선비가 되는데, 어찌 나에게는 청운의 뜻을 격동시킬 기회를 주지 않으심을 한탄한다.”

 

그리고 여러 선비들이 천거되어 재주와 명망을 인정받고 충성과 의리로 분발하는 모습을 보아왔기에, 기회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맹세를 한다.

 

마지막 문장에서는 몸을 낮추어 “사람인지라 비록 성인처럼 모든 것을 잘 할 수는 없음을, 하지만 문장을 짓는 일 하나는 이루었슴”을 자부하면서도 벌레를 조각해놓은 것 같은 작은 재주에 비유한 대목은 조금 지나친 비유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최고의 낭만주의 시선으로 추앙받는 이백이기에, 이 편지는 , 35세즈음에 정말 출세를 위하여 적은 글인지? 자신의 능력을 시험해보기 위해서 적은 글인지, 세태를 비판하기 위하여 적은 글인지, 문외한 독자로서는 아직 정확히 헤아리기 어렵다.

 

댓글 5
  • 2021-11-12 20:43

    처음 한문강독에 오셔서 대면도 아니고 비대면으로 하시느라 많이 힘드실텐데 이렇게 후기까지 쓰셨네요. 

    후기를 읽으니 이백의 글이 다시 떠올려집니다. 

    어떤 면이 이백스러운가는 각자 생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전 아부도 화끈하게 이백답게 했다고 생각되네요^^ 

  • 2021-11-12 21:57

    하하.. 요즘도 자기소개서 잘 써야  취직도 하고 대학도 가고 하는데

    추천이나 연줄이 중요했던 시대니 만큼 힘깨나 쓰는 사람들에게 자기를 어필하는 글을 근사하게 잘 써내는 것,

    지금보다 더 중요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 아마 일종의 샘플글처럼 고문진보에 실린 것 같아요.

    한다하는 문장가 치고 그런 글 안 써본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 2021-11-12 22:38

    멋진 문장가라면 출세 같은건 바라지않았을 것도 같은데 어쩌면 출세하려고 애쓰다보니 멋진 문장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ㅋ

  • 2021-11-14 22:19

    '처음' 후기  짝짝짝~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 2021-11-25 05:32

    한여름쌤의 후기를 읽으니 첫 후기를 썼던 때가 떠오릅니다.

    여전히 저는 그 자리에서 몇 걸음 나아가지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1mm 라도 앞으로 가겠지라는 믿음으로 답답함을 달래고 있어요. 한여름쌤께 반갑다는 인사도 살갑게 못하고 세미나 자체에 허겁지겁하지만 진짜로 만나서 반갑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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