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6회>후기-여자의 일생을 떠올리며

기린
2019-09-09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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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의 주인공은 '莊姜'이다. 장강이 누구냐? 제나라 강태공의 후손으로

제후국의 정략 결혼의 일환으로 衛나라로 시집간 제나라 공주이다.

위나라의 풍속시로 알려진 邶風에서 장강의 사연을 실었다고 전해지는 시는 여섯편이다.

장강의 사연이라 함은

살만한 제나라출신 공주로 위풍당당하게 혼례를 치르고 위나라 장공에게 시집왔으나

아이를 낳지 못하여 진나라에서 시집온 대규의 아들을 양자로 삼아 왕위(환공)를 잇게 한다.

그러나 장공에게는 또다른 애첩에게서 나은 아들이 있었으니 주우였다. 주우는 어려서부터 군대일을 좋아하여

병사들을 기르더니 결국 장공의 아들 환공을 시해하고 자신이 왕위에 오르게 된다.

장강은 이러한 일련의 비극을 두 눈을 지켜보며 환공의 모였던 대규가 陳나라로 떠나보내는 이별까지 겪는다.

장강의 이러한 스토리가 백성들의 감성을 일깨웠는지 그녀의 회한을 담은 노래들이 전해졌나보다.

후대의 학자들은 장강이 직접 지었다 등등으로 주석을 달았는데 저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장강의 스토리를 시간 순서대로 다시 편집하자면

碩人-日月-終風-柏舟-綠衣-燕燕 이다.

석인에서 장강의 모습을 묘사한 표현은 이후 미인을 표현하는 관용어로 쓰였다고 한다.

키도 훤칠하게 커서 모든 사람들이 돌아보는 미모를 가졌던 장강

그녀의 혼례 그 자체만으로도 천하를 떠들썩하게 했으니 오래 오래 행복하게 잘 살라는 축원은 흘러 넘쳤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삶은 정처로서 대를 잇지 못하는 불운이 일어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위 장공은 장강이 자식을 낳지 못해서 변심한 것일까? 아니면 그전에 변심을 해서 장강을 홀대한 것일까?

여기서 우샘의 해석^^

장공은 제나라의 위세로 짐작컨대 장차 자신의 스폰서 역할을 기대했으나 장강이 시집 온 이후 

별다른 후원을 받지 못한데 대한 노여움이 장강과 소원해지는데 한 몫을 했지 않았을까?

춘추시대 당시 각 제후국들이 정략결혼을 통해 이해득실을 따졌던 맥락에 비추어보면

장강의 불운은 당대 정세의 희생일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러나 시에서 장강은 장공의 성품에 대한 한탄(종풍)을 거쳐 애첩에게 장공의 총애까지 빼앗긴

비련을 노래할 뿐이다.

이러한 장강의 스토리는 후대에 <열녀전>에서는 장강이 인품이 게으르고 제멋대로 했다고 기록되었다고 한다.

장강의 불운이 남편의 변심을 거쳐 본인의 부덕한 소치로 바뀌게 된 것이다.

 

이러한 장강의 스토리는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 대를 잇는 것을 여자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던

고대 여자의 일생에 대한 전형을 떠올리게 한다.

이후 장강의 노래를 듣고 불렀던 수많은 여성들이 장강에 가탁하여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것이

여자의 '다른' 일생을 상상하는데 제약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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