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세미나> 3분기 1회차 후기

토용
2018-08-01 02:00
255

3분기 첫 세미나를 달랑 4명이 했다. 두 명은 결석, 한 명은 방학, 한 명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셨다.

1, 2분기 결석을 많이 한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같이 공부하다가 빈자리가 생기면 기운이 좀 빠진다.

더군다나 요즘 더위 때문에 더 지쳐있는데....

그렇지만 주역 가라사대 이 또한 지나가리라.’ 더위도 몇 주 지나면 끝날 것이고,

세미나 나가신 분들도 신변이 정리 되는대로 돌아오시리라 믿어본다.^^

 

오늘은 <화뢰서합> <산화비> 두 괘를 했다.

서합은 세상사 갈등 상황을 재판을 통해 해결하는 괘이다.

입 속에 들어있는 물건을 깨물어야만 입이 다물어지는데, 이 물건은 천하가 화합하고 다스려지는 것을 방해한다.

괘사에서는 깨무는 것을 옥()을 쓴다고 하였다.

옥은 재판을 의미하며 재판을 통해 형벌과 법으로 징계하고 제거하는 것이 이롭다고 하였다.

다만 재판을 할 때에는 현명한 판단력으로 실제와 거짓을 잘 규명하여 형벌을 제대로 써야 한다.

갈등을 재판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시대는 어떤 시대일까?

예악으로 다스려지는 덕치의 시대가 아니라 형벌로 다스려야 하는 법치의 시대일까?

 

서합괘는 초구와 상구가 죄인이고 나머지 네 효들은 모두 재판을 하는 재판관이다.

네 효들을 통해 재판의 다양한 경우들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재판에 대한 설명을 육포에 비유한 점이다. 주역의 생활밀착형 표현이 웃음코드인 것 같다.


초구의 죄인에게 주는 형벌은 발에 족쇄를 채워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가벼운 죄를 지었을 때 징계하여 더 큰 죄를 짓지 않도록 하는 것, 즉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지 않게 벌을 내려야 한다.

일상사에서 생각해보면 고집 센 아이를 한 번 혼낼 때 세게 혼낸다든지,

게임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게임을 제한하는 여러 방법을 쓴다든지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육이의 경우는 중정의 자리이기 때문에 죄인이 쉽게 복종한다.

효사에서는 이것을 살점을 깨문다고 표현하였는데, 살점은 육포와 달리 부드러워 이가 쉽게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육이가 형벌을 쓸 때는 코가 없어질 정도로 깊이 깨물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 때의 코가 누구의 코인가를 두고 한참 설왕설래를 했다.

별 의심 없이 죄인의 코라고 생각했는데,

자누리샘이 육이의 코 아닌가, 죄인의 코라면 직접 코를 깨문다고 하지 어째서 살점을 깨문다고 했을까? 하는 의문을 제기했다.

육이가 살점을 깨물 때 자신의 코가 파묻힐 정도로 깊게 살점을 깨문다는 것이다.

듣고 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살에 코가 파묻힐 정도라면 도대체 살이 얼마나 많아야 하는 것일까? 돼지가 아니라면 좀 힘들지 않을까?^^

어쨌든 엄하게 죄인을 다스려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논쟁을 끝냈다.


비괘는 괘변 때문에 복습할 때 좀 어려웠다.

단전에서 유()가 오고 강()이 위로 가는 것에 대해 이천과 주자의 해석이 다르다.

이천은 건과 곤에서 괘변을 설명하고, 주자는 대성괘로부터 온다고 해석한다. 왕필은 또 다르게 해석한다는데 어려워서 잘 모르겠다.

그러나 모두 강유가 서로 사귀어 꾸미는 것으로 해석하여 천문이면서 인문이라고 한다.

인문=문명은 바탕()에 꾸민 것으로 인간세계에 갖추어진 예, 질서, 문물제도 등이라고 볼 수 있다.

비괘에서의 꾸밈은 바탕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바탕-꾸밈의 관계 속에서 바탕을 바꿀 수는 없으며, 꾸밈은 바탕을 해치지 않고 소박하게 해야함을 강조한다.

 

다음시간에는 <산지박> <지뢰복>을 합니다.

박괘 : 인디언, 고로께, 자누리

복괘 : 봄날, 자작, 토용

간식, 후기 : 봄날

댓글 1
  • 2018-08-01 07:18

    조카로부터 해방하여 광명의 세상에서 간식 차려갑니다.

    날이 더우니 쉽게 할 일도 숨이 막히네요. 하루하루 조카 학원보내고 밥해내는게 이리 힘들 수 있다니...ㅠㅠ

    유구이오나 무언이올시다...다시 기운 차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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