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1분기 9회차 수업 후기

뚜띠
2018-04-24 13:14
274

需卦水天의 모양을 가진 괘이다.

는 먹여 기른다는 뜻과 기다린다는 뜻이 있는데, 이괘에서는 기다린다는 뜻으로 쓰였다.

여기에서 는 험한 고난을 상징하는 것으로 아직 비가 되지 못한 구름의 형상으로 존재하며,이 가진 양의 기운이 솟구치는 것을 막고 있다.

 

需 有孚 光亨 貞吉 利涉大川

有孚란 믿음보다 강한 개념으로 내적 진실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것은 九五의 자리 즉 군주의 자리에 있는 자가 갖춰야할 덕목으로 그렇게 한 후에는 널리 형통하여 바르고 길하게 되니 비록 需卦라도 상황에 잘 대처한다면 해결하는 것이 이로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때를 잘 살펴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준비하며 기다린 연후에 가능하겠지만,,,

그렇기에 괘의 爻辭 대부분은 고난을 당했을 때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 주로 다루고있다.

 

初九 需于郊 利用恒 無咎

어려움과의 거리를 교외로 표현하였는데 아직 직접 당하기보다는 멀리서 보는 수준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을 행동을 하는 기준으로 삼아야하는 것이다. , 일상에서 지켜야할 도리를 잃지말고 성실히 살아야한다는 뜻이다.

 

九二 需于沙 小有言 終吉

아직 어려움이 몸에 닥치지는 않아 물가를 서성이는 수준이다.

이때에는 구설수와 같은 작은 어려움이 있으나, 결국은 길하다.

초구에 비해 험난함이 가까워진 셈이나, 효의 양의 성질과 자리가 갖는 음의 한 성질로 여유로이 잘 기다릴 수 있다는 해석이다.

 

九三 需于泥 致寇至

험난함이 모래에서 진흙으로 바뀌었으니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며, 이때의 험난함은 비록 그 근원이 외부에 있으나 스스로 자초한 격이다. 이는 九三의 자리에 있는 에너지가 그 원인이 되어 잘못된 움직임을 일으킨 탓이며 시간의 흐름상 어쩔수 없는 결과로 견뎌내어야 할 과정으로 본다.

그리고 큰 어려움을 피하기 위해 敬愼으로 상황에 대처하도록 권한다.

이때 재미있는 것은 에 대한 해석, 백태라는 뜻인 이 글자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부족함이 원인이 되어 생긴 어려움으로 외부의 원인으로 만난 어려움을 로 표현하면서 대비해 쓰인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인식 상황 판단을 백태로 표현하고 환난을 불러오는 원인으로 보는 것이 나름 깊으면서도 재미게 느껴진다.

 

六四 需于血 出自穴

부터는 에 대한 의견이 갈리며 보다 심도있는 토론이 이루어졌지만, 나의 낮은 수준으로는 그저 선생님의 말씀을 주어담는 수준이 되겠다.

로 표현된 기다림의 장소는 험난함 한복판을 의미한다. 이는 안식을 주는 구멍에서 억지로 나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정의천의 해석) 혹은 이로써 험난함의 정점을 찍었으니 구멍으로 표현된 고통의 정점에서 탈출한다는 뜻(주자)이기도하다.


九五 需于酒食 貞 吉

卦辭와 연결되는 것으로 九五의 자리에 있는 , 한 자리이면서 陽剛하니 편히 기다린다는 뜻이다. 이 효의 중요한 점은 편안히 기다리는 것이다. 물론 요즘 수준으로 쾌락에 빠져 룰루랄라 하라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을 유지하며 열공하며 기다리라는 뜻일 듯싶다.

그러나 나와 같은 이는 이 자리에 속하지도 않을뿐더러 고개를 들어 하늘의 뜻과 시절을 헤아릴 능력이 없으니 가슴에 와닿지는 않는다.

 

上六 入于穴 有不速之客三人 來 敬之 終吉

혈로 들어가니 청하지 않은 손님 세 사람이 오니 공경함으로 대해야 끝내 길하게 된다.

온갖 험난함을 다 지내고 바야흐로 쉬려는 순간에 더 큰 고단함이 들이닥치니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괴롭히는 존재를 공경함으로 대해 자신을 지키라는 뜻이다. 이때 자신을 지키라는 뜻은 자신의 중심이 흔들리고 마음이 강팍해지며 원망에 휩싸여 스스로 황폐해지는 것을 막으라는 뜻 같은데, 발등의 불이 훨훨 타고 마음에서 천불이 이는데 쉽지않을 일이다. 그러나 어차피 받을 밥상이라면 이런 생각이 좀 위로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여기서 에 대한 해석은 험난함의 끝에서 변할 일만 남았으니 이제 안식을 주는 곳으로 들어간다는 해석이다.(정의천) 반면 주자는 험난함의 최고조인 상태를 구멍으로 표현(주자)하며 이런 상황이 온 것에 대해 해석을 미루는 드문 상황이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와닿았던 것은 初九에 대한 정의천 선생의 해석 중에서 기다리는 자세에 대한 글이었다. “安定自守 志雖有須而恬然若將終身焉이라는 이글은 대략 어떤 일을 기다릴 때에, 언제 그 순간이 올까 조바심을 내지말고 죽음에 이를 때까지 원하는 순간이 못온다 하더라도 상관없다는 마음으로 담담히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이글을 그저 지금 내가 해야 마땅한 일을 하는 그 뿐의 마음으로 편히 지내라는 의미로 맘대로 해석해놓고 나만의 속도로 마음이 가는대로 살고자하는 지금의 내생각과 닿아 저 혼자 감동하였다.


이글은 제가 수업을 들은것을 되새기며 쓴 후기입니다. 틀린 내용도 있을 수 있으니, 확인하시고 고쳐야 할것이 있으면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댓글 2
  • 2018-04-24 13:24

    하하^^ 뚜띠님의 후기를 읽으니

    "내가 해야 마땅한 일을 하는 그 뿐" 과 "나만의 속도로 마음이 가는대로 살고자하는" 는

    같은 뜻으로 읽힐 수 있는 생각일까요? (내 생각과 닿는다고 하셔서^^)

    라는 질문이 들었습니다~

    유학에서 미땅함이란 것이 너~~~무 많은 상황을 고려하는 판단이라는 측면에서요^^

    그리고 뚜띠님^^

    정의천이 아니고^^ 정이천이요^^

    북송 도학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정호정이형제에서 동생 정이는 또 정이천이라고도 불립니다~

    2분기 수업때 뵈요^^

  • 2018-04-24 17:12

    감사합니다. 역시나 ... ㅋㅋ

    제가 좀 맘대로 생각을 합니다. 어쩌나요 그리 생긴걸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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