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 4회차 후기

느티나무
2018-03-19 15:55
238

주말에 대구에 계시는 친정엄마를 뵈러 갔다 왔다.

여든이 넘어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지고 계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삶과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한다.

엄마는 늘 입버릇처럼 오래사는 것은 흉하니 죽을 때가 되면 죽어야 한다고, 그러니 당신이 아픈 것을 가지고 호들갑 떨지 말라고 하신다.

뭔지 잘은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난 주 배운 '자전(自全')이라는 말이 자꾸 떠오른다.

건괘의 효사를 마치고 괘사를 풀이한 단전과 상전을 읽었다.

단전을 붙인 지식인은 -음양가일 것으로 짐작 되는데 주로 천, 지, 인 (天地人)의 관계 속에서 괘를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단전 그 자체로 가치관의 세계가 있다고 한다.  특히 다음 문장이 그렇다.

彖曰 

元 : 大哉라 乾元이여 萬物資始하나니 乃統天이로다.

      (위대하도다 건원이여. 만물이 의지하여 존재하니 하늘의 운행을 아울러 관통하였도다.)

 亨 : 雲行雨施하야 品物이 流形하나니라

       (구름은 흐르고 비는 내려서 각각의 존재가 각각의 형체를 자연스럽게 이루느니라 )

利 : 大明終始하면 六位時成하나니 時乘六龍하야 以御天하나니라

       ((위대한 사람은 우주의) 끝과 시작을 크게 밝혀  (괘) 여섯자리를 때에 맞게 이루니 육룡을 타고 천도를 알아 그에 맞춰 몰아간다.

貞 : 乾道 變化에 各正性命하나니 保合太和하여 乃利貞하니라

       (건도가 변하고 화하여 각자가 (만물이 부여받은)성과 (하늘이 부여한 )명을 바르게 하니

         가지고 태어난 것을 잘 보존하여 크게 조화롭게 하여야  바르고 이롭게 된다. )

 만물은 서로 의지하여 존재하니 천지자연의 운행이 서로 통하여 구름이 모이고 비가 내려 만물이 생겨난다.

성인이나 선각자들은 이러한 자연의 운행을 관조하여 때에 맞게 행한다.

만물이 서로 의지하여 존재한다는 말은  다시 말하면 만물은 서로 의지하는 한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말과 같다.

분자가, 세포가, 생물과 무생물이, 동물과 식물이, 인간과 인간이 서로서로 수많은 관계를 이루고 있고

그 관계 속에서 '나'도 존재한다는 말이다.  이 관계는 매 순간 흐르고 있고 변화하고 있다. '나' 또한 그렇다.

그러므로 "時乘六龍하야 以御天" 때를 알고, 그 때의 흐름을 따라 살아야 한다. 그래야 '자전(自全)' 스스로를 온전히 할 수 있다.

우샘은 이것이 주역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라고  하신다.

우샘이 늘 주제어는 쉬운 말로 되어있다고 하셨는데

 '자전(自全)' 이라는 말도 쓰기도 읽기도 쉽고 간결하지만 이렇게 살아내기란 ........

 "萬物資始"라는 구절이 존재를 설명하는 연기와 통하는 말인것 같다.

 이문서당에서 주역을 하고 고전대중지성에서  불교의 경전을 읽으면서 통하기도 하고 헷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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