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진정한 임금님 탕왕을 기다렸다.>

 지난 주부터 반장인 여울아는 공지를 했다.  『맹자』 읽기를 함께 해보자고 아침 9시 반까지 오라는 것이다.

청소까지 다른 팀과 바꿔가며 이리저리 당부를 했다.  그럼에도 일찍 와서『맹자』 읽기를 한 사람은 청소를 할 때 오는 사람 수보다 적었다.

여울아는 꿋꿋하다. 그래도 와서 함께 한 사람들이 고맙다고 자신이 점심을 사겠다고 한다. 그리고 또 못 오신분들은 다름에 잘 오라고 밥을 산단다.

애쓰는 여울아를 보면서 리더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생각했다.

등문공 하 5장은 은나라 탕왕이 부패한 군주를 정벌하여 그 땅의 백성을 구제하였다는 내용이다.

마치 최근 몇 달동안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대통령 교체의 과정이 떠오른다.

광화문에 모인 국민들은 마침내 부패한 대통령을 끌어 내리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새 대통령의 행보는 국민들을 감동시키고 있지만

한 켠에서는 지나친 영웅 만들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노심초사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기도 하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하였으니 국민들의 저항이 새로운 정치를 열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몇 년 동안 집회와 농성을 해 온 많은 일들이 이렇게 쉽게 해결 될 수 있는 일이었나

한 명의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는 정치의 모습에『맹자』에 내오는 왕도정치를 떠올리게 됨이 반갑지만 않다.  

또 탕왕과 무왕이 성군이었는가 혹은 주왕과 걸왕이 그토록 나쁜 군주였을까는 공자도 의심히고(논어 자장편 20장) 

그것의 사실 여부는 맹자도 알 수 없는 일이었으니 자공의 말처럼 천하의 모든 악이 모여드는 그 자리의 문제일 수 있다.

권력을 가진 자리에서 그 권력을 어떻게 쓰는가의 문제라면 법치가 더 유용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