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 2분기 1회차 후기

고로께
2017-05-07 14:49
292

맹자가 제나라에 있었을 때의 에피소드를 통하여 그의 이념을 읽을 수 있었다. 그때의 맹자는 정식지위는 있지 않았지만 공식적인 모임 전에 사적인 비선의 모임은 있었고, 정식지위는 없어도 각료회의는 참석한 관계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한때 좋은 관계였던 제선왕과 맹자의 관계에 금이 가면서 감정싸움이 드러나는 문구들을 통하여 제나라를 떠나가 되는 그의 딱한 심정을 읽을 수 있다.

살펴보자면,

제선왕이 맹자로 하여금 과인이 감기로 못 만나니, 맹자가 찾기를 청했으나, 맹자역시 병이 걸려 갈수 없다 하였다. 이때 제선왕이 꾀병을 핑계로 자신을 오라고 한 것으로 눈치 챈 것 같다. 다음날 맹자는 제나라 동곽씨의 집에 초상이 나서 가려하니 이때 공손추가 맹자에게 왕이 부를 때는 가지 않고 대부집으로 조문을 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한다. 맹자는 이를 듣지 않고 조문을 가니, 제선왕이 그 틈에 맹자의 병이 걱정되어 의사를 보낸다. 집을 지키던 맹중자가 거짓으로 맹자는 왕을 뵈러 떠났다고 한다. 그리곤 맹중자는 허겁지겁 맹자의 귀로 길을 지키고 있다가 조정으로 가라고 한다. 그러나 맹자는 조정으로 가지 않고 제나라의 가로인 경추씨의 집으로 간다. 맹자 주위의 사람들은 사태를 키위고 도 점점 커지니 조마조마 하였다. 그들이 보기에는 제선왕이 맹자에게 경을 다하였는데, 맹자는 군신의 예를 지키는 않았으니 그들로서는 대형 사태일 것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제선왕이 맹자의 충고를 듣지 않아 제대로 미운털이 박혔다. 그리고 맹자가 은근히 고집을 피우며 주위 여러 사람을 곤란하게 하였음을 알았다.

오히려 맹자는 역성을 내면서 仁義의 도리로 왕께 진언하였다. 그리고 장차 큰일을 하는 군주는 함부로 부르지 않는 신하가 있어야 한다. 국가정책을 의논하고자 할 일이 있으면 먼저 신하를 찾아야 한다. 덕을 높이고 도를 즐거워함이 이정도 수준이 아니면 군주로서 큰일을 할 수 없다.’ 고 말한다. 우와 ~~~

이전의 군과 신의 관계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전국시대의 맹자라는 사상가의 면모가 드러나는 모습이다. 제선왕은 맹자에게서 배워야한다는 말?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말이 있듯이 듣기 싫은 말도 들어야 한다. , 현명한 군주는 바른말을 하는, 가르침을 받아야할 신하를 두어야 한다.

그런데 맹자의 말이 옳은 말임에도 이렇게 까지 열변을 토하듯 하는 것은, 둘의 관계가 틀어져서 仁義을 바탕으로 왕도정치를 실현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본인이 자발적으로 왕을 만날 수는 있으나 제선왕이 오라 가라 할 수는 없다는 것을 말했다.

군자 앞에서도 당당하게 의견을 말할 수 있음은 사의가 없기 때문이고, 당연히 관료제가 있었음에도 그 둘은 군신의 관계가 아닌 다른 차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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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2017-05-09 02:02

    매우 늦은 후기 올립니다. ㅜ


    맹자는 말한다. 왕도를, 요순의 도를 말하고 또 말한다. 그는 참으로 달변가이자, 다변가이다. 자신이 요순의 도를 말하고 있다는 데 대한 자부심 또한 남다르다. 하여 상황에 맞는 말, 관습에 맞는 말을 하지 않고 도에 맞는 말을 한다.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때로 상황은 꼬이고,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미움을 받기도 한다.

    2학기 1강 첫 부분에는 맹자가 병을 핑계로 제 선왕을 조회하러 가지 않은 사건이 등장한다.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에피소드는 제나라에게 연나라를 치도록 권했냐는 누군가의 의문에 대한 맹자의 대답, 혹은 해명이다. 맹자는 이에 대해 연나라를 칠 만하냐고 물었기에 그렇다고 답했을 뿐, 누가 칠 수 있냐고 물었다면, 천명을 대신하는 자가 칠 수 있다고 답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제나라와 연나라는 그놈이 그놈인데 내가 치기를 권했겠냐고 반문한다.


    말이야 바른 말이긴 한데, 나는 이런 의문이 든다.

    [맹자의 이런 태도 혹은 방식은, 인가? 도를 말하는 바른 도는 없는 것인가?]


    병을 핑계로 왕을 만나지 않은 앞부분의 에피소드도 그렇다. 주변의 사람들도 맹자의 태도에 대해 의문과 반감이 들었던 모양이다. 경추씨가 묻는다. 왕은 당신을 존중으로 대하는데 왜 당신은 왕을 존중하지 않는가, 라고. 물론 맹자는 이에 대해서도 대답을 가지고 있다. 나는 왕에게 요순의 도가 아니면 말을 하지 않으니, 나보다 더 왕을 존중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그러면 그런 도를 더욱 간곡하게 말할 수는 없었던 걸까? 나는 도를 말하는 사람이며, 도에 걸맞은 사람이라는 맹자의 이 무한한 자기 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하여, 나의 시선은 자연스레 맹자 어머니의 장례 에피소드에 가닿는다.

    제자 충우는 어머니의 관곽이 너무 화려한 듯 하다고 조심스레 의견을 낸다. 헌데 그 빡빡한 맹자가 관곽을 쓰는 데는 정해진 규칙이 없고 옛날부터 돈만 있다면 그렇게 했다고 말한다. 나아가 군자는 남들 이목 때문에 부모님의 장례를 인색하게 치르지 않는다고도 말한다. 바꾸어 말하면, 그것이 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 人心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것이 인심에 합당하다는 것이다.


    당시 오해를 불러일으켰던 맹자의 행위 중 상당부분은 바로 맹자라는 인물의 때문이 아니었을까. 오만하다고도 읽힐 수 있는 지나친 자부심과 자존심. 이번 강의를 통해 내게 인상적인 건 무엇보다 맹자의 그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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