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게릴라 세미나 후기

청량리
2016-11-27 08:02
512

11/24 오후 2시.. 월든에서

히말라야, 노라, 진달래, 세콰이어, 여여, 건달바, 청량리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게릴라세미나 후기



세미나를 하면서 느꼈던 것 중에 하나는, 불교를, 붓다를 종교적인 관점에서 보질 않았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믿듯,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어쨋든 수행의 관점에서, 축제의 주제를 생각하며 책을 보게 되었다.
그런 점에 있어서 한권의 책으로 선정된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는 좋은 텍스트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지방 출장길에 오며가며 이동 중에 읽게 되었는데 짧은 시간 동안에 집중해서 재밌게 봤다.
비교적 그리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고, 저자가 의외로 재밌게 책을 썼다고 생각한다.
불교나 종교의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서 다소 과장되거나 '그들'의 논법으로 전개해 나가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서구인의 시선으로 불교나 붓다를 바라보는 시선이 재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세미나 시간에 어떤 이야기들을 해야할지 몰라서
제목을 찬찬히 곱씹는 시간을 가졌다. 왜 '스스로'깨어나야 하는지, 정말 붓다가 '스스로'깨어난 것은 맞는지.
그러면서 천천히 책 속으로 들어갔다. 깨닫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고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세미나 시간에도 이야기했는데, 책에서 좋아하는 장면이 둘 있다.
하나는 고타마가 깨달음에 이르기 전, 나무 아래에서 확신에 찬 기대에 자신의 의지를 다짐하는 장면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스스로 얻는 깨달음을 그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사슴공원으로 뛰어가는 장면이다.
불교는 기본적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받는 것이다. 그의 말씀을 완성된 것이고 따라야 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하나의 '신'이나 '우상'으로 받들면 안 된다.
책에서 두 장면이 재밌는 것은 무언가 완성되기 직전의 긴장감과 '발심',마음을 내서 가는 것에 대한 기쁨을 느낄 수 있어서다.
물론 세미나 시간에 많은 동의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천주교신자인 건달바는 불교와 천주교를 넘나들며 요요샘의 금강경을 못 들었던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마 그때, 파지인문학을 들었더라면 우리에게 더 많은 설명을 해 주었을텐데..
진달래는 중간중간 '스스로' 명상(?)에 들면서, 세콰이어와 함께 이게 중용이라고 설했다.
기억은 잘 안 나는데, 누구는 이건 루쉰이라고 한 듯 하다.
하지만 이런 것은 이 책을 읽는데는 도움이 안 된듯 하다. 책에서 고타마가 아닌 중용와 루쉰을 찾으려 한다면
이해는 쉽게 될수도 있지만, 고타마는 삐져서 책 속에서 안나올지도 모른다.
히말라야는 책 앞뒷표지에 빼곡히 메모를 했는데, 알고보니 뒤에 부록으로 용어해설이 실려있었다.
하지만 눈으로 읽은 우리와는 달리 쓰면서 익혀서 그런지 용어의 의미를 잘 짚어 주었다.
불교신자인 여여는 안경 너머로 불교의 가르침을 책에서, 생활에서 어떻게 만났는지 이야기해 주었다.
세미나 시간에는 못 느꼈는데, 후기를 쓰면서 문든 불교신자가 이 책을 읽으면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설렁설렁 넘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축제 주제에 부합하는 지는 아마도 골든북이나 대토론회에서 드러나겠지만,
적어도 개인적으로 한권의 책으로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를 선정해 준
축준위원들이 고맙다.



댓글 2
  • 2016-11-28 21:00

    아래 고은의 후기와 청량리님의 후기가 일정상 축제자료집에 넣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래서인지 고은의 단절경험이나 청량리샘의 발심의 지점이 더욱 공감됩니다~

  • 2016-11-29 00:45

    전 함께 얘기한 것 중에 엑스타시스라는 어린시절 고타마의 경험이 많이 와닿았어요.

    내가 아닌 다른 존재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 자아를 벗어나게 하였고 

    자아를 벗어남으로써 나 아닌 세상으로의 확장이 가능해질 수 있었겠다.

    결국 세상과 연결된 나, 세상에 흡수된 나가 바로 무아이지 않을까

    그 깨달음은 그래서 순수한 기쁨과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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