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권의 책 > 문학세미나 후기 -1

관리자
2016-11-04 23:05
287

영주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머리말과 1장 발제입니다.

그리고 후기...

2회에 걸쳐 이루어지는 세미나여서 오늘 3장까지 했습니다. 

세 분이서 한 챕터씩 발제했기 때문에 셋 모두 발제문을 읽고 나니 시간이 많이 지났구요.

이번 세미나를 하면서 야스퍼스가 처음 사용한 용어 '기축시대' 혹은 '축의 시대' 개념이

명료해지는 듯 익숙해져서 남다른 수확이 되었네요.

인류 정신적 기풍에 기준이 될 축이 이루어진 시대,

이후 인류의 정신적 성숙이 이 축을 벗어나지 않고, 이 축 주위를 돌고 있게 되는,

그런 중요한 성취가 이루어진 시대, 이 시대 가장 중요하고 가장 전형적인 인물 붓다!

(저자 카렌 암스트롱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이 붓다를,  역사적 인물로서 보다는 하나의 유형/전형/모범으로 보자는 저자의  바램에 따라

붓다 개인사는 그다지 논의의 초점이 되지 않았습니다.


자아 혹은 무아 개념을 두고 논의가 길어졌습니다. 개념을 좀 더 좀 더 분명하게 하려는 노력이 그렇게 된 것이지요.

자아 개념이든 무아 개념이든 그것을 개념으로 잡으려하면 할수록 끊임없이 미끄러져 빠져 나가니까요.

2001년에 쓰여진 이 책에 비해 2006 <축의 시대>를 거쳐 2009 <신을 위한  변론>에 이르면

카렌 암스트롱은 모든 종교의 두 가지 공통분모를 강조할 때,

신이나 하느님, 도, 브라흐만,  열반 등으로 불리는 궁극 실재 혹은 궁극 인식의

불가지, 불가언, 불가해 ... 종내는 '모름'을 그 하나라고 주장하는 것에 비추어보면,

이 책에서는 아직 언어의 한계를 그리 강조하고 있진 않습니다.

물론 전혀 명시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145, 147, 272

2009 이후에 이 책을 썼다면 언어의 문제를 훨씬 더 강조했으리라 생각합니다.


동정심에 대해서도 주의를 요하는 긴 논의가 이루어졌고

튜터로 오신 느타나무샘께서 동정심 논의에 역점을 두셨습니다.

한참의 논의가 지난 후, 단어가 주는 일차적 인상을 훨씬 넘어서는 깊고도 큰 의미의 동정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고 하면 감동이 너무 큰 나머지 이루어진 착각이라 할까요? ^^

아마도 카렌 암스트롱이 사용한 단어는 compassion일 텐데 정영목 번역자는 어찌 그 단어를 동정심으로 번역했는지...

이 compassion은 카렌 암스트롱이 힘주어 말하는 또하나의 공통분모이고,

여러 곳에서 공감이나 자비로 번역되고 있는데 말입니다.

물론 느티나무샘께서 동정심을 자세히 음미하시면서 종국에는 <자비>로 잘 이끌어 주셨지만요.

저자의 ted 강의 <The Chart of Compassion>은 '자비의 헌장'으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공감이라는 단어는 역자에게 너무 약했던 걸까요?

자비라는 단어는 너무 낡은 단어라 울림이 너무 약하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역자 후기에서 "편집자가 서양인이 쓴 붓다 책을 선택하고, 거기에 불교에 무지한 역자를 갖다붙인 것"에 대해

그 의도를 짐작하는 대목이 있는데, 우리는 그러한 역자가 아쉬운 부분이 가끔 있었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뜨거운 세미나는

3장 깨달음에서 보여주는 깨어있는 명상(사티) 시연?을 놓쳐버렸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다음 세미나에서 같이 볼 기회가 있기를 바랍니다.


참...

1장에서 발제한 점을 말씀드린다면

1장 제목인 <버림>의 의미를,  아니 버림의 삶을 더 심화시켜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붓다 전기 중 출가를 다루고 있어 잘 어울리는 제목이지만,

버림은, 출가 한 번의 버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버림을 끝내는 것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수행 내내 계속 이루어져야하며,

어쩌면 더 이상 버릴 것도, 버릴 시간도 없을 때까지 버려야 하며,

어쩌면 버린다는 의식도 없이 버리는 지경을 깨달음의 지표로 삼아도 되지 않을까... 입니다.

그런데 과연 무엇을 버릴까요? ...

댓글 2
  • 2016-11-05 00:03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6장 발제입니다.

    그리고 후기...

    <붓다> 2회차 4, 5, 6장 세미나였습니다.

    카렌 암스트롱이 붓다의 초전법륜이나 제2설법 제3설법을

    좀 더 자세히 서술하지 않아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저자가 설법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소위 형이상학적 사변으로 흐르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짐작하며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저자는 붓다 가르침의 핵심을 두 가지로 소개하고 싶어하는 듯 합니다.

    두 가지 수행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깨어있는 마음> 수행과 <가없는 마음> 수행입니다.172

    "각각의 사고와 감각이 일어나고 스러지는 방식에 마음이 깨어 있을 때"

    바꾸어 말해, 자신을 섬으로 삼아 자신에게 의지할 때, 역설적으로 자아란 없음을 직접 확인하게 되고,

    점점 분명해지는 이 아낫타(무아)로 해서,

    자아 없는 삶이 곧 가없는 마음(무량심) 수행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알게될 것입니다.

    <깨어있는 마음>과 <가없는 마음> ... 어느 것이 먼저일까요? 선후가 있을까요?

    발제문에서 깨어있는 마음 수행의 선결성, 중요성에 강조점을 두었는데,

    튜터로 오신 느티나무샘의 우려가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우리는 다문 아난다 처럼 되고 싶지는 않다는, 아나타핀디카처럼은 더더욱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입니다.


    카렌 암스트롱은 <요가>와 <도덕>이라는 두 요소로 수행의 핵심을 도식화하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 두 수행의 다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아난다나 아나타핀디카처럼 되지 않으려고 도덕 보다는 요가 수행을 더 앞세울 때 그때 염두에 둔 도덕은

    아낫타가 가능하게 해주는 가없는 마음 수행은 아니었습니다.

    한글 번역에서 사용되는 단어 도덕, 도덕성, 동정심, 윤리, 동정적인 도덕은

    맥락에 따라 그때마다 주의깊게 서로의 이해를 맞추어야 했습니다.

    그 결과 느티나무샘의 우려를 가라앉혀 드렸을까요?


    우리는 돌아와서 곰곰히 생각합니다.

    카렌 암스트롱은 모든 종교의 공통분모를 두 가지로 봅니다.

    <궁극실재의 불가지/불가언/불가해>와< compassion 곧 공감/자비 및 이에 기초한 황금율>입니다.

    (정영목 번역자가 사용하는 단어 동정심은 이 compassion의 번역일 것입니다.)

    <붓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깨어있는 마음> 수행을 통해 항상적 자아란 없다는 것을 직접 알게 됩니다.

    그러나 말로 표현하기엔 몹시 어려워 아무리 해도 잘 되지 않습니다.

    말은 계속 미끄러집니다. 결국 말하지 못하는 것으로, 아니 모르는 것으로 합니다...

    <가없는 마음> 수행은 자아없는 삶이 다름 아닌 공감의 삶임을 보여줍니다.

    자아없는 마음은 다름아닌 가없는 마음이니까요. 모두의 마음이니까요.

    그리하여 두 수행은 서로 독립된 수행이 아닙니다.  둘 다 같이 닦아야 할 것입니다.

    튜터로 오신 느타나무샘께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지금의 새로운 목격에 동의하실지 어떨지는 모르겟지만

    저로서는 느티나무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목격입니다. 감사합니다.


    지눌께서 정혜쌍수라고 하셨는데 이 구조와 비슷한 점이 있을까요?

    ... 좀 더 생각해보기로 하구요.


    수도공동체와 국가/공화국/사회/세속의 차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충분히 논의가 이루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시간이 시간이 쏜살 같았기 때문이라고 변명합니다.

    * 축제 게시판에 올릴, 문학세미나 <붓다>후기는 이 후기로 대신하기로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느티나무선생님 수고 부탁드립니다.

  • 2016-11-05 00:17

    <한권의 책> 낭송 카페 후기 -1 

                                                             초보농부                                                               

    문득 바라보는

    창 밖 풍경이

    어느새 울그락불그락이다.

     

    20161018

    북반구 동쪽 끝 위도 38도 부근은

    이제 막 가을에 접어들고 있다.

    나무들은 생의 절정을 채색하고

    떨구며 한 매듭을 지으려 한다.

     

    1968629일에

    태어난 나는 지금

    내 인생의 가을을 지나고 있는 걸까?

    어떤 무늬, 어떤 색깔의 결실이

    여물어 가고 있을까?

     

    붓다는 죽음의 순간에

    최후의 안식, 최후의 니르나바,

    파리닙바나에 들었다고 한다.

     

    존재의 최고 상태,

    인간의 마지막 목표를

    소멸의 순간에

    이루게 된다는 이 역설!

     

    저 밑바닥에서 전율이 솟구쳐 오른다.

    정수리가 ‘ 울린다.

    여름이, 청춘이

    최고의 상태가 아니구나.

    원숙한 가을도 과정이구나.

    씨알, 겨울, 죽음, 소멸이

    내가 이루어야 할 최고의 경지,

    도달해야 할 바로 그 곳! 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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