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떡을 샀습니다^^

문탁
2011-01-01 15:22
2378

세밑,

집에 돌아오는 길에 식구들 저녁 거리로 동네에서 빈대떡을 샀습니다.

 

저녁찬을 만드는 게 귀찮기도 했지만 엊그제 한겨레신문에 난 기사가 맘에 걸렸기 때문입니다.

문탁 가는 길에  새로 생긴 <장모님 빈대떡>이라는 간판을 그간 계속 보기는 했지만, 

언제 한번 저기 가봐야지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그곳이 "그곳"이었는지는 정말 몰랐기 때문입니다.

 

제가 갔을 때는 주인장은 없었습니다.

용산참사로 남편을 잃은 제 또래의 주인장 대신 주인장의 늙으신 어머니가 앉아계셨습니다.

 

"장사는 잘 되세요?"

"요즘은 별로야"

"신문 봤어요"

"그래? 기자들이 자주 와"

 

뭐라고 더 말씀을 드리고 싶었지만,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모레, 친구들과 저녁때 밥 먹으러 올게요"

"그려"

 

불에 타 죽은 남편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끔씩 울뚝밸이 치솟아 후라이팬을 내던지다는 주인장, 권명숙씨는 아마 그날 뵐 수 있겠지요.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2년입니다.

......................

 

 

가끔씩 그곳에 가려 합니다.

빈대떡도 사고, 밥도 먹고, 주인장과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도 하고....

그분과 우리가 같은 마을에서 앞으로도 쭉 같이 잘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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