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개미 익스프레스입니다~
몸져누운히말라야
2016-01-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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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는 날 아침, 눈이 폴폴 내린다.
전날 밤 늦게까지 행사가 많아서 피곤한 아이들이 아직 자고 있어서 어찌할까 잠시 고민하다
도둑괭이처럼 내집 문을 살그머니 여닫고 집을 나섰다.
콩땅차를 타고 나오며 "난 일 안하고, 사진만 찍을거야"라고 호기롭게 사진기를 들어보였건만
9시 정각에 들어서며 우리가 일등인가 했더니 이미 게으르니샘와 노라샘이 투터운 뱃살을 접어가며
새로난 공부방 바닥을 폴폴 기어다니시며 청소하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카메라를 던져버리고....
첫 사진을 찍을 무렵은... 이미 공부방 청소 마치고 세미나실에 있던 무겁디 무거운 책상 모두 옮기고 난 후였다.
게으르니 샘이 있는 한 ... 아무리 무거운 짐도 우리에겐 무겁지 않을 거시다..ㅋㅋ
김치 한 자루쯤은 거뜬한 젊음이여!
아... 이분...또 하나의 강적! 소리없이 엄청 일잘 하는 일자! 여유있는 브이를 보라!
눈은 펄펄 내리는데...왠 아줌마들이 짐을 들고 왔다 갔다...어디로 이사를 가는 것 같지는 않고,
이쪽 짐을 저쪽으로 옮기고, 저 쪽 짐은 이쪽으로 옮기고....그냥 살지...왜 힘들게..?
아마도...남들 눈에는 엄청 우습게 보였을 거시당...ㅋ
이 분까지 짐을 나르는걸 보고 남들은 아마도 욕했을 거시다..저 호리호리한 녀자에게까지 험한 일을...ㅎㅎ
그 와중에 꽃무뉘 치마 입고 온 우리 물방울! 여기요~~ 짜장면 시키실 분!
공부방 책상 나르고 어느 틈에 여기서 공구질까지!!
정말... 너무... 힘들어서 더 이상 일하고 싶지 않았으나... 부엌에 들어서는 순간 이것들을 어찌하오리까.
나까지 먹먹해져서..다시 팔 걷어부치고... 뛰어들어 고래고래 소리쳤다. "쫌 버려!"
파지사유 카운터에서 옛 장부를 찾아내고 흐뭇한! 포스가 없어서 일일이 손으로 적던 날의 설레임이 되살아난 듯.
이제 자율카페가 되면 또 예쁜 글씨들이 요렇게 알콩달콩 사연을 만들어 가지 않을까?
짜장면 먹는 사진도 못찍고....못 찍은 사진이 너무 많다. 하나하나 다 찍어두려고 했는데...
정신없이 널려있는 짐들을 보고 내 머리 속은... 아이고야... 하는 사이에,
무수한 손들이 슥삭슥삭, 휘릭릭 휘리릭, 달그락 달그락, 꼬물닥 꼬물닥.....하며 결국 다 해치웠다.
짜장면 먹으면서...다들 이렇게 말했다. "우리 이제 아무것도 바꾸지 말자!"
그치만 내 경험상 .... 이 아줌마들 금방 다 잊어버릴 거시다...분명............
아마 일주일만 지나면 누군가는 "이거 왜 여깄어?" 그러면서 뭔가를 끙끙거리며 끌고 다니고 있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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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얼마나 고생했는지 사진이 없어도 알 것 같군요!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버뜨....
이사날 한 일이 없어 그날 뭐했는지 잊을 것 하나 없는 요요와
그 고된 노동을 이이 잊어버린 건달바가 어제 파지사유에서 한 판 했고,
오늘도 파지스쿨 교사들이 문탁2층에서 꼼지락 거렸으며,
하루종일 사람들은 머리를 맞대고 무엇을 어디로 옮길 것인지 네버엔딩 논의를 이어갔으며,
내일도 모레도 이런 일이 계속될 것 같습디다.^^
하하하
사진사 히말라야가 아니라 선지자 히말라야, 얼른 나와서 그대의 예언을 실현해요~
늘 일이 지난다음에야 소식을 들으니 엄청시리 미안하구만요
고맙습니다. 잘 쓰겠습니다.
오보예요 오보!!! 저 오후에 꽃무늬 치마 훌러덩 벗어던지고 간장을 온 몸에 묻혀가며 일했다고요!! (간장통을 재활용통에 꾸역꾸역 넣다가...)
뱃살이 삼겹이던 오겹이던 에라 모르겠다하고 내 꽃무늬를 포기했다고요!!!!! 정정보도 부탁합니다.
아니면 심히 삐뚤어질 예정!!!!!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