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아타루를 통해 라캉을 만나다

요산요수
2015-09-24 12:03
1635

2015년 두번째 북앤톡

사사키 아타루를 통해 라캉을 만나다

"신비적 체험의 특징은 경이로운 것이 아니다. 

것은 하나의 순간을 다른 순간과 계속해서 연결시키는 것, 

어떤 파롤이 다른 파롤과 관계를 가지려 하는 것, 바로 그 관계다. 

저 순간과 이 순간이 천천히 대화하는 것, 작은 새의 노래와 바다에 가라앉는 태양빛을, 

겨울 황혼녘의 섬광과 눈부신 여름 햇빛의 불온한 고요함을, 

그것들을 서로 연결시키고 조용히 엉키게 하는, 이 길고 긴 행위. 

그것은 특정한 시공간 안에 있는 것이고 역사적인 것이다. 

그것은 수많은 타자들과 공유하는 시간의 흐름 속에 있고, 

구체적인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상의 행위 속에 있다. 

체험은 한 순간의 것이 아니다. 체험은 수도원이나 교회에만 있지 않다. 

사람들과 매일매일 주고 받는 말, 그리고 그들과 함께 하는 나날 속에 있다. 체험 후 삶은 바뀐다. 

그리고 다른 체험을 애타게 기다리기도 한다. 그것에 대해 서로 말하고, 쓴다. 시를 쓴다.

체험은 오지 않는다. 길고 무서운 불모의 감각이 덮치지만 친구와 함께 그 시간을 견딘다. 

그런 두께와 길이를 가진 시간을 공유하면서 삶을 변혁하고 그 방향을 바꾸는 체험은 조용히 번져간다. 

저 삐걱거림, 저 작은 소리. 그것은 조용히 확산되고 우리의 생을 덮어간다. 

자신의 삶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타자들의 삶까지도. ‘다른 삶의 스타일’이 거기에서 떠오른다."

<야전과 영원> 중에서

문탁의 일본어강독 세미나는 1년 넘게 사사키 아타루의 박사논문 <야전과 영원>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야전과 영원>은 라캉과 푸코 사이의 영원한 야전에 관한 책으로

이 책은 1부는 라캉, 2부는 피에르 르장드르, 3부는 푸코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일본어 강독팀은 <야전과 영원>이 사사키 아타루의 번역되지 않은 책이라는 이유 하나로 

호기심을 갖게 되었고, 용감하게 <야전과 영원>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나 1부 <자크라캉, 대타자의 비신학>을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읽을 수 없는 것을 읽어버렸습니다.

정신분석도 모르고 프로이트도 모르던 우리가

도대체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라캉을, 사사키 아타루를 읽은 것입니다.

사사키 아타루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모르는 것을 읽는 것이고, 읽을 수 없는 것을 읽는 것이라 말합니다.

그리고 읽어버린 뒤에는 그 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하지요.

하여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을, 읽어버렸다고 말할 수 있을지 깊이 의심합니다.

스스로를 의심하는 일본어 강독팀은 

사사키 아타루가 말하는 라캉을 읽으면서 배운 것을 들고

책읽기의 고단함과 기쁨을 친구들과 나누고자 합니다.

10월 5일 월요일 오후 7시 30분, 문탁강의실

발표자: 토용, 띠우, 건달바

일본어 강독팀의 친구들, 사사키 아타루를 알고 싶으신 분,

라캉과 푸코에 관심있는 분들, 모두 오셔서 함께 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 4
  • 2015-09-24 16:13

    와우~ 기대되네요. 일본어강독팀이 읽은 사사키 아타루... ^^;

  • 2015-10-05 07:04

    질문지입니다. 어려워서 밤샜어요...

    질문자가 저 혼자인듯해서 두개씩 썼는데 적당히 빼셔도 됩니다.

  • 2015-10-05 14:48

    발표 내용 완성본

  • 2015-10-05 21:42

    북앤톡. 새털쌤께도 추천받았는데 도저히 여건이 안되서 참석 못했습니다. 아쉽네요 ㅠㅜ

    눈팅이라도 하느라 발표원고 봤는데...와!!! 이렇게 힘들게 공부해서 나눠주시니 감사해요~

    낯선 단어지만 꼼꼼히 적어주신 원고...감동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러번 잘 읽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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