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렁뚱땅 사진교실 2강 후기] 구슬이 서말이라도 찍어야 사진이 된다! ^^

히말라야
2015-03-13 20:38
1038

얼렁뚱땅 사진강의 두 번째 시간.

첫 시간 현찰 을 날려주신 '하늘을달리다' 님을 제외한 모든 고갱님들께서 출석을 하셨고,

모든 고갱님들은 한 분도 빠짐없이 나름대로 재해석한(!?) 과제를 제출해 주셨다.  

1강 취지에 가장 적합한 과제를 제출해 주신 우수 고갱님은 토토로샘이셨다. 

(칭찬스티커라도 한장 붙여드려야 하는데 저질체력의 뜨내기 강사는 미처 준비를 못했다!)

그럼 우수 고갱님을 빼고, 다른 고갱님들의 사진을 난도질하며 '을'의 스트레쓰를 풀어보자! 후훗! 

P1050853.JPG
 

사진 과제를 위해(!?) 바다까지 다녀오신 봄날 샘의 사진이다.

사진의 전체적인 색감때문에 새벽인 줄 알았는데 그러기엔 해가 좀 높다 싶기에 물어보니, 서해의 지는 해였다.

지는 해를 받아 온통 붉은 세상을 이렇게 푸르스름하게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카메라 설정 중에서 White Balence라는 걸 '백열등'으로 설정하면 된다.

그러면 똘똘한 카메라가 붉은 빛을 죄다 보색인 차가운 파랑으로 보정해준다.

반대로 형광등이라고 설정하면 붉은 색을 섞어주고, 태양광에 맞춰놓으면 노란색을 좀 줄여주고...

복잡하다....걍 오토로 놓으면 대충 상황에 맞게 알아서 해준다.

아, 색보다 중요한 건...지금 여기 사진에서 무엇을 찍었는가다. 바다 풍경인가 지나가는 새인가?

이 사진에서는 풍경과 새가 모두 흐려져 있다. 조리개값f을 올리면 전체적으로 선명한 사진이 되고,

조리개 값을 낮추면 초점이 맞은 대상만 선명한 사진이 된다.

F값을 조절할 수 있는, 카메라 사양에 한계가 있다면 과감하게 하나를 포기하자!

SAM_5232.JPG

구름샘께서 셔터스피드의 분모값을 충분히 크게 해서 ... 움직임만큼은 잘 포착하셨다.

버뜨 그러나, 가장 크게 보이는 기둥들이 전부 기울어져 있어서...사진 속에서 지진이 난 것 같다.

뭔가 효과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수직과 수평을 맞춰줘야 보는 사람이 편안하다.

그릭...주인공이 입고 있는 옷과 뒷 배경의 나무구조물의 색이 비슷해서 주인공이 묻힌다.

이럴 때는 찍사의 발걸음을 이리저리  움직여주인공의 뒷 배경을 좀 더 밝은 색으로 바꿔줘야 한다.

지금 현재는 주인공 사람보다 하얀 운동기구가 더 잘 보여서 주인공 역할을 채가버렸다.

구름샘께서는 과제를 위해 100장도 넘는 사진을 찍으시는 열정을 보여주셨는데, 중요한 것은

100장의 사진이 모두 거의 차이가 보이지 않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셨고,

사진을 찍는 동안 조리개와 셔터스피드 값에는 전혀 주의를 기울이시지 않았다는 슬픈 사실!

좋은 사진을 위해 많이 찍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지금 나의 카메라가 어떤 상태인지 어떤 사진을 내가 찍고 있는지에 대해

정신줄을 꽉! 붙잡고 있는 것이 조금 더 중요하다!

 

P1100022.JPG

수산나샘의 아름다운 차와 꽃사진이다. 지난 기수에도 호두샘이 '사랑이 가득한 집'을 찍어오셨는데,

이번 기수에선 수산나 샘의 작품이 비슷한 컨셉으로 작품활동을 펼치실 것 같은 예감이 팍팍 든다.

흐믓해서, 나는 조심스레 여쭈어 보았다. "조리개값을 실습한 사진인가요?"

"아니요, 셔터스피드요." 하악. ...무...물론, 맞는 말씀이다.

 조리개와 셔터스피드는 서로 반대로 움직이니  둘 중에 암거나 움직이면 되긴된다.

그러나 보통 셔터스피드를 조절할 경우에는 뭔가 움직이는 피사체를 염두에 두었을 때다.

이렇게 얌전하게 요지부동으로 있는 녀석들은 심도를 조절하는 것이 빠른 방법이다. 

요렇게 움직임의 순간을 포착하고 싶을 때가, 셔터스피드가 필요한 순간이다.

DSC07130.JPG

그런데, 바로 이 순간에 카메라 셔터를 눌러 요 장면을 담을  수 있으려면?

정답은, 계속 카메라를 들고 계속 뭔가를 찍고 있는 상태여야 한다는 거시다.

이 장면 역시 찍은 사진을 다 모아보면 슬로우모션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여러장 찍었다.

사진은 찍고 찍고 또 찍어야 하는,  노가다의 최고봉인 거시다.

그리고나서  엄청나게 많이 찍은 사진 중에서 잘 찍은 사진만 보여주면 사진 잘 찍는 사람이 되는거시다!

사진 작가들은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이 아니라, 사진을 무지무지 많이 찍는 사람들이다.

(이건 글쓰기에도 요리에도, 악기연주에도...그 무엇에도 다 통하는 법칙일듯)

아무리 많이 알아도, 아무리 생각이 있어도 찍지 않으면 사진이 되지 않는다.

아무리 아름다운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사진이 되는 거시다.

단, 지금 내가 뭘 어떻게 꿰고 싶은지는 반드시 알고 꿰자!

댓글 4
  • 2015-03-13 19:40

    멋지네요. ^^ ㅎㅎ

    강사가 좋은건지 학생이 좋은건지...

    아님 카메라가? ㅋ

    멋진 사진 더 많이 보여주세요. ㅎㅎㅎ

  • 2015-03-13 20:59

    아차차..지난 번 퀴즈정답은...카메라를 돌리면서 셔터를 누른다! 입니다.

    단, 초점을 맞춘 부분을 중심으로 아주, 잘 돌려야 합니다. ㅋㅋ 

  • 2015-03-13 21:00

    히말라야샘, 쫌 멋지다 ~ ~

    아, 갑자기 배가 !!!

  • 2015-03-13 21:34

    설명이 좋은데요??

    대단합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 않아] 제작 일정 지연 공지드립니다! (2)
우현 | 2024.05.07 | 389
우현 2024.05.07 389
1761
선집에 들어왔습니다. (7)
동민 | 2024.03.17 | 조회 237
동민 2024.03.17 237
1760
쿠바에서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5)
동은 | 2024.03.11 | 조회 269
동은 2024.03.11 269
1759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 않아] 제작비 펀딩에 참여해 주신 분들에게 단편영화를 보내드립니다. (4)
청량리 | 2024.02.28 | 조회 302
청량리 2024.02.28 302
1758
2024년 [읽고쓰기 1234]에 초대합니다(3/1,2) (5)
진달래 | 2024.02.24 | 조회 495
진달래 2024.02.24 495
1757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 않아] 펀딩 127% 달성!! 하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3)
우현 | 2024.02.21 | 조회 358
우현 2024.02.21 358
1756
[펀딩 70%달성!!!] ‘도대체 지용이 누구인가’싶으신 분들에게 (5)
동은 | 2024.02.08 | 조회 420
동은 2024.02.08 420
1755
청년영화인 권지용, 긴급수혈 펀딩프로젝트 (18)
청량리 | 2024.01.27 | 조회 730
청량리 2024.01.27 730
1754
12월은 에세이의 달, 에세이 데이에 초대합니다~
요요 | 2023.12.02 | 조회 997
요요 2023.12.02 997
1753
상추쌈 출판사에서 온 선물: <안녕, 모두의 바다>
요요 | 2023.11.06 | 조회 396
요요 2023.11.06 396
1752
문탁네트워크 읽고쓰기 1234에 초대합니다~ (8/25,26) (4)
고은 | 2023.08.17 | 조회 2245
고은 2023.08.17 2245
1751
크리에이티브주역 발표회에 초대합니다~
봄날 | 2023.07.13 | 조회 2232
봄날 2023.07.13 2232
1750
문탁에서 고은의 인터뷰집 <함께 살 수 있을까> 축하자리를 가져요!!
동은 | 2023.06.20 | 조회 2199
동은 2023.06.20 2199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