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삼 샘이 선물로 보낸 책입니다.

요요
2014-10-15 22:18
713

지난 번 특강에서 이계삼샘은

요즘 손에서 놓지 않고 읽고 또 읽고 있는 책 이야기를 했습니다.

문탁식구들 보라고 그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합시다>를 10권이나 보내셨습니다.

당신이 쓴 책이 아니라 노들야학 20년의 역사를 담은 책입니다.

파지사유에 두겠습니다.

이어서가를 통해서 빌려 보시면 됩니다.

같이 읽고, 책에 대한 이야기가 이곳저곳에서 두런두런 퍼지기를 바랍니다.

노들야학.jpg

(이계삼선생님의 추천사에서 퍼왔습니다)

거창한 대의가 아니라 그저 '살려고' 올라갔던 곳, 

떠날 때가 되면 떠나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에 

장애인 야학에 자신의 인생을 묶은 사람들이 빚어낸 뜨거운 이야기들. 

우리는 불빛이 비치는 곳만이 현실이라고 말했으나 불빛 없는 곳에서 제 몸의 불을 밝혀 어둠을 밀어내고 

스스로 빛이 되었던 장애인운동의 어기찬 역사를 만났다. 

나는 그 속살을 읽으며 나 자신이 자유로워짐을 느꼈다. 

누군가의 머리에서 나와 누군가의 권유로 이루어진 기대의 체제가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에서 나와 스스로 희망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는 읽었다. 

첫 마음의 변심과 첫사랑의 미움, 

술의 희열과 숙취가 늘 날카롭게 대립하였으나 

그들은 변심과 미움과 숙취를 고스란히 받아냈다.

계단 30개를 1시간이 걸리도록 오를 때에도 바깥이 좋아서 나가는 일이 꿈만 같았던 사람들, 

삼겹살에 소주를 먹을 때의 첫 느낌, 반겨 주는 사람, 

운이 좋으면 뒤풀이에 낄 수도 있었던 수많은 자리에서 그들은 희망이 되었다. 

화장실에서 몰래 울던 장애인은 어느 날 무대 위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었다. 

자신이 언제 시설에 보내질지 모른다며 위기감을 피력하던 장애인은 

맨몸으로 지하철 헤드라이트 불빛 앞에 버티고 서 있게 되었다. 

누군가의 한글 실력이 천천히 그러나 틀림없이 늘어났던 것처럼 교사들도 천천히 진실하게 사람을 배워갔다.

희망과 절망 사이, 시도와 패배 사이, 엇갈리는 오해들과 일치의 기억까지 

끝없는 망망대해를 노 저어 가던 모든 과정이 노들의 수업이었다. 

장작불 같은 학교, 먼저 붙은 토막이 불씨가 되었고, 

빨리 붙은 장작은 밑불이 되고 젖은 놈은 마른 놈 곁에 몸을 맞대어 

활활 타올라 끝내 쇳덩이를 녹여 나가는 노들의 나날, 

교육은 교육 바깥에서 희망이 되었다. 

노들처럼 살고 노들처럼 투쟁하는 곳에 그 고색창연한 이름, '교육'이 있었다.

댓글 3
  • 2014-10-16 14:09

    일빠로 오영님이 빌려가셨어요!

    보시고 이야기해주세요~

  • 2014-10-17 09:59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기 독서가 뻗어가는 번식의 방향이 있더군요.

    그러다가 친구가 권해주는 책을 읽으면 참 좋아요.

    그 친구가 나와 비슷해서 내 독서방향과 비슷한 책을 권해줘도 좋고,

    나와 다른 친구여서 모르고 있었지만 알게 된 것이 기쁜,

    우연인 줄 알았더니  운명이었던 책을 권해줘도 좋고.

     

    택배상자를 뜯던 요요님의 탄성 - 아, 북콘서트 할 책이 너무 많아- 를  바로 옆에서 들은 저는

    노들야햑 책을 본다  -->  요요의 레이다 망에 걸린다 --> 북콘 합류 제안을 받는다 --> ??????

    의 과정이  너무 선명해서 아직, 감히 이빠로 빌리지 못합니다.

     

  • 2014-10-18 21:16

    이미 북콘 발표자가 된 것 같은데요?

    버티지 말고 그냥 읽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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