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탁의 통장갯수는 몇개일까요? - 연대기금통장도 있어요

문탁
2014-07-17 09:10
4158

문탁의 통장갯수를 아십니까?

이게 왜 중요하나구요?

왜냐면....여기에 바로 공동체의 모든 비밀이 숨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혹은 공통체!)는 그것이 표방하는 이념, 겉으로 드러나는 몇몇 활동, 혹은 이름이 알려진 몇몇 사람 때문에 굴러가는 게 아닙니다.

저의 오랜 지론 중의 하나, 공동체의 비밀은? 바로 '돈'에 있습니다.

문탁홈피 맨 위, 문탁을 설명하는 "국가와 자본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의 핵심이

바로 우리 내부에서 자본주의적 교환경제와는 다른 선물경제를 어떤 방식으로 구축하느냐와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내부에서 각자의 고민과 욕망에 따라 수없이 많은 세미나가 만들어졌다 사라지지만 <일리히 세미나>와 <선물 세미나>가 필수세미나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그리고 문탁의 선물경제는 일단 통장의 숫자로 표현됩니다..ㅋㅋㅋㅋ.....

 

 

문탁은 수없이 많은 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회계통장>,  <파지사유통장>,  <주권없는학교통장>,  <월든통장>이 일단 있습니다. 그리고 <월든통장> 밑에는 각 사업체별로 별도의 돈주머니가 따로 따로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동네아지트 여기> 통장도 따로 있고,  <2030도시부족>통장도 따로 있습니다.

물론 늘 단기간에 제로(0)가 되는 임시적 통장도 수없이 많습니다. 각 강좌나 기획세미나 통장들이 그러합니다.

또 아주 중요한 <복통장>이 있습니다. 복은 액수가 아니라 빈도가 많은 사람을 더 부자로 여기는, 그런 통장입니다.

마지막으로 기금통장들이 있습니다. <악어떼기금>과 <연대기금> 통장입니다.

 

그러니까 문탁의 돈이 들고 나는 데는 수십개의 통장으로 표현되는 복잡한 순환이 있는 겁니다.

결코 효율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순환 말입니다.

(그래서 '인류학 공부'는 텍스트뿐이 아니라 무엇보다 문탁에 대한 연구로 이어져야 합니다.^^  <마녀의 방>과 <도시부족>여러분, 기억해주세요!)

 

일단 현상적인 몇가지 특징들

1. 우리는 문탁이름으로 돈을 축적하지 않습니다. 하여, 모든 통장의 궁극적 지향은 제로(0)입니다.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돈을 쓰는 걸 훨씬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도대체 뭘 해서 돈을 쓸까? 이게 우리의 고민입니다.

2. 돈을 쓰는 원칙은? 없습니다. 매번 케이스바이케이스인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다만 투명해야 합니다.

3. 큰돈은 펑펑 쓰고, 작은 돈은 벌벌 떨면서 씁니다. 커피값 200원, 복사값 1장에 50원, 꼭 내셔야 합니다.

4. 문탁은 '공금'의 개념이 없습니다. 우리의 활동은 공적활동과 사적활동으로 나뉘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을 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5. 6. 7.... 이렇게 더 많은 것을 쓸 수 있으나, 일단 패스!

 

눈치 채셨겠지만...이렇게 길게 사설을 늘어놓는 이유가 있습니다...ㅎㅎㅎ...  바로 <연대기금통장>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재작년부터 우리들은 여러 이웃들의 삶을 우리 삶의 맥락과 포개기 시작했습니다.

투쟁이 있는 곳을 찾아갔고, 그들로부터 배워왔습니다.

당연히 돈이 들었습니다. 차비도 들고, 밥값도 들고, 숙박비도 들고... 또 그분들의 투쟁에 대한 우리의 존경심과 감사의 마음을 '연대지원금'으로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공금'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즉  이런 활동이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해방을 위해서, 아니 나의 해방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표현하고 그런 일에 돈을 쓰기 위해  새로운 통장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연대기금통장>입니다.

( 어쩌면 우리는 '독박구조'를 갖고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 가장 돈을 많이 쓰고,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가장 돈을 많이 내는...  돈 내는 사람 따로, 몸 쓰는 사람이 따로 따로가 아니라... 몸 쓰는 사람이 자기 돈도 쓰는 바로 그런 '독박'구조!  그런데 어떻게 보면 이런 '독박'구조야말로 가장 소외가 없는 구조가 아닐까요?  이게 바로 우리내부에서 '공금'의 개념이 없는 이유입니다.^^)

 

자... 그 연대기금통장이 드디어 0원이 되었습니다. 하하하.....

하여...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연대기금통장의 존재를 알려드립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연대'라는 말이 너무 80년대식의 어투여서 별로 좋은 단어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일단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그냥 쓰고 있습니다.)

 

연대통장

 국민 569 - 801 - 04 - 021299 (김경애)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이번에 모인 기금은 주로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밀양, 세월호 관련 활동을 위해 쓰일 겁니다.

특히 7월26일 녹색다방팀 9명이 밀양을 방문하는 데,  그 비용의 일부와 그분들이 갔다 와서 전하는 밀양활동을 조직하기 위해 주로 쓰일 것입니다. 

 

연대기금을 좀 채우고,  바로 제로로 만듭시다!!

 

 

 

댓글 4
  • 2014-07-17 17:19

    정답 : 무지 많음 ㅋ

    " 문탁은 '공금'의 개념이 없습니다. 우리의 활동은 공적활동과 사적활동으로 나뉘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자기 호주머니에서 돈을 냅니다."

    알아갈수록 놀라운 문탁의 원리인거 같아요.

  • 2014-07-18 11:50

    맞아요. 제 인터넷뱅킹에 들어가면 제돈도 아니면서

    또 제 돈이기도 한 돈이 엄청 많아요. ㅎㅎㅎ

     

     

  • 2014-07-21 13:41

    오늘까지 연대기금 113만원(7명 입금)이 모였습니다.

    밀양연대기금이라는 이름으로 입금해주신 분은 누굴까요?

    연대기금으로 이번 밀양에 내려가시는 분들 밥값과 어르신들 선물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총알 든든하지요?

    • 2014-07-26 09:54

      오늘 밀양으로 내려가는 친구들에게 50만원 드렸습니다.

      차 두대의 기름값과(좀 부족할듯) 선물값입니다.

      연대기금 선물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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