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월요일에 만난 사람들

요산요수
2010-01-26 12:21
3491

문탁의 문턱을 낮추자!

함께 책읽는 동네북데이를 만들자!

 

9시 30분부터 쓸고 닦고

평소와 달리 큰방, 작은방 히터도 빵빵하게 틀었건만..

방문자는 11시 넘어 책한권 들고 과천에서 찾아 온 현이네 뿐이었다.ㅜㅜ

 

흑흑..

슬퍼할 새도 없이

맛난 점심을 먹고

문탁식구들은 기꺼이.. 월요일을 즐기기로 했다.

 

2시부터 3시는 음악감상시간!

지난 10월 4일 타계한 남미의 어머니 '라 네그라(검은 여인) 메르세데스 소사'가 참여한 1988년 독일에서의 공연실황중계를 함께 보았다.

 

메르세데스 소사.jpg

 

'소사의 노래는 혁명의 전야를 밝히는 등불이었고,

수천 수만년 장엄한 인디오들의 응전과 해방의 역사를 추동해내는

신령한 주문이 되어 무지한 세계를 일깨워왔다.

 

우리나라에 김민기와 양희은이 있듯이

북미에는 밥딜런과 존 바에즈가 멀고 긴 진보의 강을 푸르게 흘러왔다.

 

짙은 잿빛의 땅 유럽의 독일에는 콘스탄틴 베커가 있다.

그는 평화, 생명, 지성의 사회참여에 눈을 뜨고 음악의 역할을 찾아 헌신적으로 투쟁했다.

 

1988년, 독일의 한적한 소도시 크산텐에서 존 바에즈, 메르세데스 소사, 콘스탄틴 베커가 극적으로 공연을 펼쳤다.

 

(임의진의 소개글: 그들은 그 때 위대한 밤을 함께 지샜다네에서)'

 

음악감상이 끝나고 열공의 시간을 가진 뒤

영덕에서 갓올라온 싱싱한 고등어로 만든 고등어 김치찌개를 나누어 먹고

저녁 다큐 '버스를 타자'를 보았다.

 

집에서 뒹굴고 있던

경섭이와 태헌이가 합류하였다.

 

버스를 타자.jpg

 

'버스를 타자'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공익영화가 아니고..^^

장애인 이동권 보장투쟁을 찍은 찐한 다큐였다.

장애인들이 함께 지하철을 타는 장면에서

소위 선량한 시민들은 왜 떼거리로 몰려다니며 우리들에게 피해를 주느냐라고 분개한다.

 

장애인인권연대의 박경석 대표는 말한다.

"우리 때문에 30분, 1시간 늦어지는 것도 참을 수 없어서 화가 나시지요?

장애인의 70% 이상이 1달에 5번도 외출을 못하고 살아갑니다.

대중교통을 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우리는 

집안에 갇혀서 평생을 참고 기다려야만 하는 것일까요?"

 

책읽는 월요일!

문탁네는

동네 사람들은 얼굴도 못보고

메르세데스 소사와 박경석을 만났다.

 

다음 주엔

동네 사람들과 함께

책도 읽고

밥도 먹고

마음을 적시는 멋진 음악도 듣고

익숙하지 않은 낯선 세계를 향해 눈을 열고 귀를 기울이게 하는 좋은 다큐도 같이 보고 싶다..

 

 

 

 

 

댓글 3
  • 2010-01-26 16:13

    학교공사 때문에 폭탄맞은 것처럼 망가졌던 방을 청소하느라고 부산을 떨었더니 시간은 어느덧 4시가 넘었고..정말 아쉬웠던 월요일이었어요. 근데 동네사람들이 다 저처럼 정신없었나봐요...늘 차려놓고 맞을 준비 하면서 설레다가 실망하다가 또 어느 때는 감동하던 것이 한두번이 아니었잖아요? 문탁이 있어서, 그래도 늘 반겨줄 친정이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마음이 푸근합니다.^^

  • 2010-01-26 17:32

    경섭이 왈,

    "무슨 다큐먼터리 인데 ?" "몰라 ~~~"

    "뭔지도 모르고 가 ?" "다큐는 다 좋은 것이여. 그것을 찍고, 편집하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 가야 하는데....."

     

    시큰 둥, 따라 와서는 맨 뒤에서 잠잘 요량으로 방석이 비스듬히.......으휴 ~

    그러다가 문득 쳐다 보니, 자세를 바로 잡고 유심히 봅니다. 

     

    문탁에 오기 전에 일본 해통에서 본 것을 잠깐 나눴거든요.

    안내 하신 선생님의 흴체어를 녀석이 도맡아서 밀었나 봅니다.

    놀란 것은, 그 곳 일본에서는

    지하철에서 안내하는 사람이 휠체어를 도와 주는 것은 물론, 내릴 정거장을 물어 봐서 무전연락을 하고 .....

    버스에서는 기사가 나와서 함께 도와 주고......5분 정도 걸리는데, 승객 누구도 짜증내는 기색없이.

    그런 모습의 일본을 보다가, '버스를 타자'를 보았으니 .......

     

    예산이 없는 것이 아니라 생각이 없는 것이지요.

    우리 나라에서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70 % 가 교통사고 등으로 후천적으로 생긴 것이라는 데....쩝.

     

  • 2010-01-27 19:01

    아, 제가 간 그 때 슬퍼하시던 중이었나요. 열공모드이신 줄 알았는데.^^

    슬퍼하실 게 뭐가 있겠어요. 재밌는 영화도 보고 음악도 듣고, 맛난 음식도 먹고 차도 마시고.. (공부는 덤으로 생각하는 1人)

    이렇게 내용이 풍부한데 아마 머잖아 번호표 받아 대기해서 들어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좀 청개구리과라... 남들 공부할 때는 방해하고 싶은 충동이 마구마구. 문탁님 눈치보며 구석에서 소곤소곤 같이 수다떨 사람 있으면 참 좋겠다는 잡소리 한마디만 덧붙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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