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제-그레이엄-맹자성선설 3단계

문탁
2011-08-09 19:09
1082

子貢曰, “夫子之文章, 可得而聞也, 夫子之言性與天道, 不可得而聞也.”

논어에 따르면 공자는 性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제 BC 4세기에 오면 性은 형이상학적 탐구의 대상이 되는 모양입니다.

특히 맹자에게 있어서 性이라는 단어는 일상적 용법을 떠나서 (性의 서술적 용법, 性을 nature로 번역하는 용법)  그것의 원천과 방향을 함의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기 시작합니다.

性의 원천은 하늘이고 방향도 하늘입니다. (天命之謂性)

맹자에 와서 인간은 드뎌 하늘의 대등한 짝으로 등극하게 된 겁니다.

 

 

그레이엄은 맹자의 성선에 관한 논의를 세단계로 나눠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합니다.

 

1단계

  1단계에서 맹자의 性은 양가, 세석, <계제>와 마찬가지로 방해받지 않으면 저절로, 자동적으로 자라는 도덕적 성향입니다.

  마치 키가 자라고 몸무게가 늘고 가슴이 부풀어 오르듯이 외부의 방해가 없으면 저절로 자라는 게 도덕적 성향이라는 것이지요. 

  우리가 사슴처럼 풀을 먹지 않고 곡식을 먹는게 자연스럽고, 그 먹은 곡식의 에너지로 머리카락이 자라고 발이 커지는 게 자연스러운 것처럼

  도덕적 성향 역시 그렇게 자연스럽게 성장한다고 합니다.

  또하나 맹자가 도덕적 성향을 자연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맹자가 도덕적 에너지를 기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연스러운 호흡을 통해 대지의 기운과 소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심신의 에너지를 키워나갑니다. 몸도 키우고 마음(도덕적 성향)도 키우는 것이지요.

 

 

2단계 

  性이 자연스러운 생의 과정이라면 왜 누구는 70까지 사는데 왜 누구는 20에 요절을 할까요?

  性이 자연스러운 도덕적 성향이라면 이 세상에 왜 살인, 강도와 같은 일이 일어날까요?

  과연 사단이라는 맹아로부터 성선이라는 인간의 본성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일까요?

  2단계에서 맹자는 이 문제에 답을 합니다. 어쩌면 맹자가 규명하고 싶었던 것은 "세상은 왜 선한가가 아니라 세상은 왜 악한가?"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당시의 性이 우선 삶의 자연적 술어였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간이 70세까지 생존할 가능성은 인간의 체질, 다시말하면 인간이라는 유적존재의 특성입니다. 인간이 70까지 사는 것은 거북이가 수백년 사는 것이나 하루살이가 하루만 사는 것과는 구별되는 인간만이 갖는 고유한 특성(본성)입니다.

  그러면 일찍 죽는 사람은 어찌 된 이유일까요? 아마 그건 외부적 요인 (살해를 당했다거나 벼락을 맞았다거나^^)이거나 아니면 자기 스스로 자기를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악인도 마찬가지입니다. 맹자에게 악인은 요절한 사람과 마찬가지입니다. 원래가 악해서가 아니라 고유한 본성을 보존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선해지는 것이지요.

  맹자에게 있어서 이 세상에 본투비 惡^^은 없습니다. 다만 선한본성을 잃어버렸을 따름이죠. (선한 본성을 잃어버리면? ㅋㅋ...우리는 금수만도 못한 종자가 되는 거지요^^)

  인간이 위대해지면서 동시에 세상의 중심이 되는 순간입니다.

 

3단계

  3단계에 오면 맹자의 성선설은 인간중심주의를 넘어  "마음중심주의"의 색깔을 확실히 띄는 것 같습니다.

  3단계의 질문은  인간의 미, 색, 성, 취 등을 어찌 볼 것이냐? 아름다운 것을 보려고 좋은 음악을 들으려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려고 하는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점입니다. 그런 인간의 욕망은 좋은 것일까요? 아니면 나쁜 것일까요? 좋은 것이다라고 말하면 보존해야 하는 것이고 나쁜 것이라고 한다면 싹부터 잘라야겠죠.

  하지만 맹자는 욕망은 그 자체로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다고 합니다. 그런 욕망은 도덕적 성향만큼이나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다만 문제가 될 때는 도덕적 성향과 특정욕망이 충돌할 때입니다.

  친구가 갖고 있는 예쁜 볼펜을 너무 갖고 싶다는 욕망과 친구한테 그것을 훔치는 건 나쁜 짓이야라는 도덕적 판단 사이의 충돌상황인거죠.

  맹자는 이걸 아주 쿨하게 설명합니다. 인생은 그런 충돌과 선택의 연속이야..라고 말입니다.

  나는 초코렛도 먹고 싶고 여드름 없는 깨끗한 피부도 갖고 싶다. 둘다 욕망이다. 하지만 두 욕망을 함께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어찌 할 것인가? 라는 문제와 똑같은 것이라는 거죠. 그럴 때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되나요? 이점에서 맹자는 인간은 유기체 전체에게 이로운 것을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진짜인가요? ㅋㅋㅋ..)

  왜 그럴 수 있는가? 바로 인간이 마음이라는 걸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맹자는 설명합니다.

  인간은 금수와 달리 "마음"이라는 걸 갖고 있고, 그 마음 때문에 다양한 욕망과 도덕적 성향들이 충돌할 때 인간의 본성에 도움이 되는 가장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이제 마음은 우주가 된 건가요?

 

댓글 2
  • 2011-08-10 12:10

    '인간은 금수와 달리 마음이 있어 그 마음 때문에 다양한 욕망과 도덕적 성향들이 충돌할 때

    인간의 본성에 도움이 되는 가장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 !!! ( 아~ 나도 그러고 싶다)

     

    이제 마음은 우주가 된다!!!!!

     

    ( 낼 무담샘 강의 주제가 빅뱅이던데?????  이 무슨 조화인고 ㅋㅋㅋ)

     

    어제 셈나 너무 재밌었습니다. 갈 길도 멀고 알듯 말듯하지만 가슴은 뛰는 이 느낌이 참 좋습니다.

  • 2011-08-10 13:28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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