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통신> 난생토론 후기

띠우
2016-10-16 11:27
330

지난 금요일 12월 축제를 앞두고 난생(卵生)토론이 있었습니다.

이날은 우리의 자타공인 브레인, 자누리님의 사회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문탁 동학들이 올해의 축제 주제를 자신의 몸으로 가져와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축준위의 아이디어인데요. 12월 대토론회때 이것이 무슨 알을 낳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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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날 있었던 일들을 세세하게 이야기하기보다는

한 줄씩 기억에 남는 이야기로 소식을 전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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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웹진 새내기 꿈틀이님의 발표입니다. 새내기의 기운이 팍팍 느껴지시나요

마음의 움직임에 의해 탐구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변화가 몸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인가를 계속 하는 것이 나의 삶에 달라붙게 되는 것의 의미를 풀어내셨습니다

올해 웹진기자가 되신 꿈틀이님의 모습을 우리는 앞으로 많이많이 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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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님이 한 말씀 남기십니다

5년의 108, 일상의 변화, 동의보감 공부와 일상의 맞물림, 겁쟁이라는 예전의 닉네임에 관한 사연,

그리고 장자의 이야기까지 웃음과 진솔한 이야기가 인상적입니다.

 

달팽이님입니다. 수행이 모호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었다는 말과 함께 

현재 파지 유리창을 닦는 과정에서 오는 마음의 움직임, 작은 것부터 하는 것과 팽팽히 하는 것

맑스때문인가요? 앙상블의 의미를 살피는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기억에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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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 앉으신 인디언님은 

작년 좋은 삶에 대한 질문이 구체화되는 것이 올해라고 생각한다는 말씀으로 발표를 시작하셨지요

수행의 각각의 단어가 가진 의미도 풀어주셨고, 수행을 욕망의 절제로 이어지는 동양적 사고로 풀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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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님은 몸펴기 운동을 통해 본인에게 일어난 변화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수행의 선언이 무슨 의미일까에 대한 질문도 남기셨습니다

몸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을 내는 것으로 인해 강제하는 것에도 스스로 들어가는 것이 수행이 아닐까라는 말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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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님도 몸펴기를 통해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를 솔직하게 글로 써주셨습니다.

최소한 3주 이상을 해야 비로소 몸이라는 것도 반응을 보여준다는 말씀과 함께 게으름을 느끼면서도 

아침 운동을 나오게 되는 힘이 무엇일까, 생각하고 있으시지요.

익숙해진다는 것은 수행이 끝났음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남기셨습니다.

 

여기까지 여섯분의 발표자의 글을 듣고 이어서 자유로운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수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좀더 수행이 각별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아마 끊임없이 생각하기 때문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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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버기님은 수행이 나의 마음을 채워넣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나를 비우는 것이 아닌가? 라는 질문을 던지셨지요?

다들 생각해보세요. 그 가운데 뚜버기님의 분노 이야기가 살짝 나왔습니다

어디 그런 게 있을까 싶은데도 108배를 통해 뚜버기님이 느끼는 저 깊은 속의 움직임...

 

자누리님은 요 근래에 수행을 시작한 사람들과 달리 예전부터 삶속에서 그것에 대해 고민을 해 오신 여여님과 건달바님의 경우

그것들을 다시 생각해볼 때 이야기해주실 것이 없는지에 대해 묻기도 했구요.

 

고은의 경우, 일찍 나와서 생활하는 것은 본인에게 계속되어온 일이라 크게 변화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오래도록 앉아있는 행위자체는 자신에게 수행으로 다가온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어긋난다와 삼간다는 말로 자시의 100일 수행 이야기를 풀어주었지요.

 

요요님은 몸펴기 운동의 시작에 대한 감동을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지금님의 건강을 살피는 친구들이 마음을 내어 함께 지금님을 운동시키기 위해 시작했다는....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지금님이 우리를 위해 마음을 내어 운동을 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축제를 앞두고 작위적으로 수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요

중용의 성자와 성지자 이야기는 뭔가 있어보이는 이야기였는데 제가 풀어내기에는 미흡하여.. 

자누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지요. 수행선언의 의미는 함게 기쁨을 만들어내는 경험이다

일상이 늘 혁명적일 수는 없다면 다른 일상을 사는 것을 수행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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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님도 축제주제에 대한 고민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처음 일어난 질문에 대해, 그러니까 축제를 위해서 우리의 수행이 나아가는게 아닌가하는 질문이 생겼다면 

이번 자리를 통해 좀 더 수행의 의미가 구체화되었다는 말씀이셨지요.

 

토용님의 질문도 기억이 나네요. 매주 느티님과 함께 화장실 청소를 소리소문없이 하고 계시지요

그럼에도 그것이 수행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누군가의 눈에는 그것이 마음에 살짝 틈을 내는 행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빵을 굽고 서둘러 함께 자리하신 담쟁이님의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수행이 일상으로 얼른 적응되면 수월해질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은 수행에 대한 모독이었다고 하셨지요

그것이 쉽지 않음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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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울아님의 수행선언도 있었네요

사사로움이 할 수 없는 수행이 무엇일까를 50일이 넘게 고민했다는 말씀과 더불어 창문닦기에 동참하겠다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공부방 묵언수행, 지진전문가로서 지진 구호 만들기등의 이야기도 오갔네요.

 

마지막으로 수아가 한마디 하면서 토론회가 정리가 되었습니다

현재 수행 영상을 찍기도 하는데 아침 몸펴기 운동때 이어지는 비명을 찍어가기도 했습니다

모두들 여기 이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수행이겠다는 말을 던졌습니다.

마지막까지 자리함께 해주신 분이 많은데 사진을 계속 찍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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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자본주의가 아닌 다른 삶을 꿈꾸는 문탁의 삶이 곧 수행과 다르지 않다.

그런데 왜 또 수행을 하는가?

질문을 하는 것에서 우리는 또 다른 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곧 일상의 혁명이 되겠지요. 너무 나아갔나요.

어쨌든 작년 축제에서 좋은 삶에 대한 질문이 생겼다면

올해는 그걸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실험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제가 축준위기 때문이겠지요.

 

개인적인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문탁에서 살다보면 저는 강제성을 느끼는 순간이 있습니다.

간혹 저는 아직도 불편하고 엇나가고 싶지요. 저는 축준위를 하면서도 그런 마음이 듭니다

어제는 다들 기분좋은 주말 오전이었습니다.

아침 몸펴기를 하러 갔다가 콩땅님과 도라지님을 만나자 마자

11월 게릴라 세미나 튜터를 강요(?)하였습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내가 이야기를 권하는 순간에

저는 스스로를 바라보는 마음이 조금 불편했습니다.

(뭐라 하지 마세요. 아직 인간이 덜 되어 있으니 이게 저는 아직은 당연해보입니다)

 

당연히...

당연히 차를 마셔야 하고, 당연히 책을 사야하고... 당연히 공부를 해야하고...당연히 밥당번을 해야 하고...

그런데 말입니다~~ 그냥 당연히란 없지 않나요?

문탁에서 당연히...라고 접근하는 순간에

제가 반동적인 기운을 느끼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것 아닐까요...

또 그런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자누리님이 토론중에 지나가듯이 제가 혼자 걷고 있음을 상기시킨다든지

토용님이 구박을 하시다가도 슬며시 진심의 눈빛을 던지신다든지.

아픈 몸을 이끌면서도 운동 구호를 외치는 지금님과 눈이 마주친다든지... 등등

수없는 마주침을 경험할 때 나를 이끄는 것...

그것이 강제를 넘어서는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강제가 기쁨이 되기도 한다면 모순인가요.

제가 그런 당연히..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간인가에 대한 질문이 생기는 지점이지요.

 

콩땅님과 도라지님이... 그리고 또 다른 분들이 거절하셔도 좋다는 마음입니다.

저는 제가 아직 미흡한 존재이기에 저를 대입해보면 말입니다.

그러나... 또다른 축준위가 다시 여러분을 찾아 가겠지요.

그리고 그 사람의 삶이 여러분을 움직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를 빼고 우리 축준위에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분 많습니다. ㅎㅎ 축준위 저랑 안 맞아요^^:;

나의 삶이 나의 말로 이어져, 나의 말이 강제성을 담은 말임에도 그를 돌아보게 하는 것.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요즘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고단합니다. 멀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저를 그렇게 강제하는 인간들들들~이 있어 오늘도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진심(?) 고맙기도... 밉기도... 합니다.

어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인가요?

축준위를 하면서 여러 가지 마음이 듭니다.

나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이 정말 많습니다.

축제가 끝날 때 사람이 되어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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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난생토론이 끝난 후에도 축준위 회의는 계속됩니다. 

올해 주제가 너무너무 어렵잖아요...축제와 관련해 많은 아이디어 부탁드립니다

이상입니다

댓글 8
  • 2016-10-16 11:54

    그때 '도원결의'할 당시만 해도 수행을 어찌 할 것인지

    걱정과 아! 꼭 수행해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었건만,

    어느새, 내가 할 수 있는 수행거리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중용을 읽기로 하니 게으르니도 한다고 하고, 어제

    새로운 소식이 들어왔다. 세콰이어도 하겠단다.

    난 나 혼자 할 줄 알았는데...ㅋ

    우리는 만나지 않는 날에는 저녁 9시에 전화찬스를 쓴다.

    어제는 게으르니가 그 다음날로 살짝^^ 미루려고 했지만

    밤12시에 기어이 확인했다.  그 전날보다 훨씬 더 잘 하더라. 술김에 해서인지 술술....ㅋ

    자꾸 하면 안 느는게 없나보다. 신기하다. 혼자는 매일 그냥  읽어만보려해도  참 잘 안되더니

     같이 하니까 훨씬 재미있고 쉽다.

    결국,  다 아는 사실이지만, 우리는 誠者는 아닌걸로. 이제 擇善했으니 굳게

    잡으면 誠之者는 되는 것??

  • 2016-10-16 15:31

    강제와 자율은 확실히 구분되기 힘들지 않나요?

    진짜 누가 막 때리지도 않는데...말입니다..ㅋㅋ

    갑자기 이 후기를 읽다보니..언젠가 띠우샘의 글이 떠올라 미소가....

    아마 그 글 제목이...[문탁이 벌떡 일으켜세운 여자]였던가...ㅋㅋ

    다시 찾아서 읽어봐야쥐~ 

    • 2016-10-16 15:37

      http://www.moontaknet.com/migrated?type=doc_link&doc=750338&board=mt_walden_olds_board

      ㅋㅋ 다시 봐도 재밌어요~~

      • 2016-10-17 23:34

        히말이 더 무섭데이~

  • 2016-10-16 16:22

    졸고 있는 제 모습이 안 나와서 천만다행이네요~

    금강경 강의 때 나온 얘기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맞는지는 모르겠으나..너와 나의 분별을 버리면 우리는 강제성없이도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얼마든지 이야기 할 수 있겠더라고요^^

    도덕적 당위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니까 부탁도 쉽게 할 수 있겠고 거절도 상황이 여의치않으면 할 수 있는 거라는..?

    "문탁 벌떡..."읽으러 가요~~

  • 2016-10-17 22:48

    수아의 그자리에 참여하는것이 수행이라는 말에

    조금 떨리는군요. 중간에 도망간 1인

    • 2016-10-17 23:28

      토론회때 수아 온몸에 힘을 주고 정말 꾹 참고 있는 것 같았어요. ^^;

  • 2016-10-17 23:33

    강제성 ㅋㅋ 모두가 인정하지요.

    그건 우정일수도 공동체의 윤리일수도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것일 수도 있지요.

    지금님을 위해서 운동을 시작했다는 얘기 쫌 감동이었어요. ^^

    저는 많은 말씀들을 들으면서 자기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수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려움과 불편함과 약속의 강제성을 너머 대토론회때는 새로운 담론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띠우샘의 깨알같은 후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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