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탁네트워크 개소식 제문

문탁
2010-01-13 10:48
3840

유세차 경인년 정월 초아흐렛날

 

문탁 네트워크 이끔이 이희경과 그 친구들이 고하옵나니,

천지 만물의 생성과 살림을 주관하시는 하늘님께서는 부디 강림하시여 저희 기원을 살펴 들어주소서.

 

기축년이 저물어가던 어느 날,

겨우내 굳은 땅을 보듬어 자태를 드러낸 새싹이 싱그럽듯,

가는 세월 보듬어 마을 친구들끼리 함께 공부 하자며 만났더이다.

 

가물거리는 눈, 따라주지 않는 머리를 흔들어가며 좌충우돌 설왕설래 웃음 넘치더니,

백호의 기운을 품은 경인년을 앞에 두고 급기야 지름신 강림하셨더이다.

 

오호라, 친구가 있어 함께 공부하니 이리 기쁜데 이 기쁨을 우리만 나눌 텐가,

목 말라 샘 찾는 이들 아름아름 많다하니, 마음 있는 이 모두 모아 판을 만들어 보세나!

발심을 했더이다.

 

가슴 가득 열정 넘치는 아지매들,

혹한 바람 아랑곳 않고 동천동 구석구석 살펴 터전을 마련하니,

그 다음은 일사천리라.

 

그간 쌓은 공덕, 빛을 발해, 곳곳에서 격려 쇄도하고 선물 쏟아지니,

영차영차, 뚝딱뚝딱, 쓱쓱싹싹 들썩이고,

사추기 맞이한 남정네들 낮, 밤 도와 홈피 공사, 전기 공사, 갖은 일들 척척 해내니,

어느새 터전에 훈기 돌고 이리 홍홍 저리 흥흥 웃음소리 문틈을 넘어서더이다.

 

문탁넷 처음 열던 날, 하늘 별들의 형세가 불기운 앞장세운 기관차 모양이더니,

이것이 사람의 일이나 하늘이 돕는 줄 그에 감복하여 절로 고개 숙여 지이다.

 

하여, 서로 반기는 기쁜 환대와 열린 소통을 거름삼아 발원하노니,

이곳 문탁 네트워크가 마을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로 삶의 비전을 찾아가는 터가 되도록 하옵소서.

 

우리의 공부가 우리의 삶이 되고,

우리의 일상이 우리의 공부가 되기를 꿈꾸는 곳.

 

수천 개의 공부가 수천 개의 삶으로 창안되는 곳,

수천 개의 삶이 마주치면서 엮어가는 유쾌한 마을로 향하는 작은 길이 되도록 보살피소서.

 

무심히 살아가는 지혜를 보여줄 논어 강좌를 시작으로,

우리네 삶에 통찰을 주는 다양한 강좌와 세미나가 넘쳐나,

즐겁게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 되게 하소서.

 

이웃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넘쳐나는 곳,

밥과 웃음이 함께 버무려져 맛깔스런 향을 내는 곳,

춤과 노래로 일상을 위로하는, 가볍고 밝은 곳이 되게 하소서.

 

그리하여 문탁 네트워크의 앞날이 언제나 제자리에서 빛을 주는 태양 마냥 한결 같아라 하소서.

 

이제, 이 소박한 터전에서 이웃들을 모시고, 떡과 과일로 첫 잔을 올리니 흠향하옵소서.

 

상향.

 

댓글 1
  • 2010-01-13 11:03

    이 제문은 문탁식구인 <강물>님이 작성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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