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통신> 전 주방지기 바람~님 인터뷰 "주방지기 해보세요~"

자누리
2015-06-09 23:24
738

문탁은 식사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밥당번을 합니다. 

밥당번은 각자 한달에 1~3회 정도하지만 주방 전체 운영을 맡아서 하는 주방지기가 따로 있습니다.

지금까지 2명이서 3개월정도를 책임지고 해왔는데 앞으로는 2개월씩 하기로 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주방지기를 해 보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주방지기가 도대체 무얼하는지, 왜 주방지기를 권하는지 바람~의 경험담을 통해 들어보겠습니다.

현 주방지기 자누리가 전 주방지기 바람~의 싱그럽고 밝은 목소리에 취한 채 인터뷰를 했습니다^^

20150609_133130_resized.jpg

주방지기를 어떻게 하게 됐나요?


게으르니 마수에 걸려서....ㅎㅎ 작년 가을쯤 게으르니가 같이 해보자고 하더라구요

돌아가면서 하고 있는걸 알고는 있었고 언젠가는 내 차례가 올거라고 예상을 했기에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는 아이가 고3이어서 다음해로 미루었어요. 그러면 하지 말라고 할 줄 알았더니...

그런건 잊지도 않는지 올해 하라고 해서 3,4,53개월간 하게 됐어요.

 


9월에 필리핀 간다면서요? 주방지기 한 시기가 절묘하네요~


그러게요.., 주방지기 안하고 갈 수도 있었는데,,,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죠. 남편 발령이 그리로 나서 3년 정도 있다 올거 같아요.

 


주방지기해보니 어떤가요? 느낀 점이나 그런 거?


처음에는 긴장이 됐어요. 펑크내면 안되니까.. 같이 주방지기 하던 콩세알에게 알려줘요했더니 

별거 없어요, 그냥 하면 돼요하는데 별거 없다는 게 더 머리가 아팠어요. 뭘 해야 되는지 모르니까...

처음에는 장만 보면 되는지 알고 열심히 장만 봤어요

제가 날짜를 정해서 하자 했더니 콩세알은 거의 매일 봐야되요 수시로 체크해야 되요하는데 그 말이 또 부담스러운거예요

제가 성격이 그래요... 딱 날짜를 정해서 규칙이 있으면 좋은데 뭔가 계획적인지 않다는 느낌이었지요

하다보니까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구요

언제 재료가 떨어질지 모르니까 수시로 봐야하고 반찬만 아니라 화장지도 챙겨야 해서 놀랬고...

차츰 주방지기들이 어디까지 하게 되는지 알게 되었어요.


더구나 활동비를 받는 줄 몰랐는데 월말에 주는거예요. 그게 또 부담으로 다가왔어요

그런데 부담을 가지고 하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콩세알이 회계 결과를 알려줘서 규모나 운용을 확실히 알게 됐지요

또 알게 된 건 학우들이 선물을 무지 많이 하시더라구요

정말 선물로 이루어지는구나, 선물이 없으면 장봐서 하는 걸로는 어림도 없겠구나..그걸 알게 된 게 가장 컸어요.

어려웠던 건 주방당번 표 짜는 거였어요. 우리가 누군가에게 부탁을 하는 건 어렵잖아요

제가 얼굴이 두꺼운 편인데도 처음에는 밥당번 써주세요 부탁하는 게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몇 번 망설이고 말할 타이밍 살피고, 심지어 겸손한 태도를 넘어 애교까지.. 3개월째가 되도 안편했어요

돌아가는걸 아는 분들은 알아서 척척 써주니 너무 고마웠죠새로 오신 분들이 많은데 기회를 계속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문탁이 익숙지 못한 그런 분들한테는 부탁한 번 하려면 말을 많이 해야 되잖아요

그래도 그 분들도 밥당번을 해봐야 문탁의 원리를 알 수있을 거 같아서 어렵지만 부탁했어요

주방당번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겠지요?


장을 봐보니 알겠는데 냉장고 안을 내 집처럼 써야겠어요

특히 냉장고 안에 있는 반찬 등을 먼저 써야하고 장을 새로 봐 온 게 있더라도 냉장고 안을 살펴서 시들어가는 재료를 먼저 써야 해요

매번 얼굴을 보고 말을 전달할 수 없으니 새로운 재료를 막 숨겨두기도 했어요

또 여럿이 쓰다 보니 다 쓰고 채워야 할 걸 주방지기가 잘 모를때도 있어요

그러니 다 떨어진 양념들을 메모를 해주면 좋겠어요. 메모지를 냉장고 옆에 붙여놔도 잘 안써주더라구요

그때 그때 써주면 굳이 공지 안해도 사람들이 필요한 걸 챙겨서 미리미리 갖다 둘 수도 있을 테고

눈에 잘 띄는데 메모판이 있어도 좋을거 같아요.

밥당번이 숙지해야할 사항에 대한 매뉴얼같은 걸 잘보이게 해야 할거 같아요.

밥당번하고 청소해주세요’, ‘현미 불려주세요라는 공지사항이 붙어 있어도 잘 안지켜지거나 모르는 분들도 계셔요

눈에 잘 안띄는거 같기도 해요. 새로 쓰던가 메모판을 잘 만들면 잘 보이지 않을까요?

 

5. 주방지기를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으세요?


권한다기보다 누구나 한번 씩 해야한다는 맘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다같이 밥을 먹는데 밥당번을 누구나 하듯이 주방지기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주방지기가 화장지, 키친타올까지 살펴야 하는걸 해보지 않고 알겠어요

그러니 가끔 창고도 한번씩 살펴봐야 하는데.. 주방지기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은 걸 살피고 있었더라구요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지요


물론 누구나 개인사가 있고 바쁘잖아요

그렇다 해도 주방지기 하겠다고 먼저 나서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해야지 하는 맘을 누구나 갖고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 자극이 필요하겠네요게으르니가 먼저 말을 걸어줘서 쉽게 하게 된 것처럼요


맘에 확 와닿는 멘트는 아니겠지만 저는 도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도리.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니까...

어떤 분은 성격상 운영에 관여하고 싶어하지 않는 분들도 있어요

그래도 같이 살아가는 원리를 알려면 주방지기를 누구나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호호호~


-----------

바람~의 낭랑한 웃음소리와 함께 인터뷰를 마쳤어요.

갑자기 주방지기를 마악 하고 싶어지지요? 

몸도 마음도 시간도 모두 내꺼 같은 내꺼 아닌 그것들로 만들 수 있는 또 다른 방법도 있어요.

문탁에서 또 누구나 해야 하는 것 중에 빠질 수 없는 "후기"라는 게 있잖아요?

우리가 가장 나를 나 아니게 만드는 행위를 하고도 후기를 안쓰는 건 왜일까요?

밥당번을 단순한 의무에서 하지 않는 방법으로 후기쓰기를 해보는건 어떨까요?

쑥스러워하지 말고 자발적인 후기들 써보세요......

어디에? 요기 생활이야기 게시판을 이용하면 됩니다. 

주방지기를 하거나 밥당번후기 쓰거나...

주방지기도 하고 밥당번 후기도 쓰고...



댓글 4
  • 2015-06-09 23:47

    전 밥당번 부탁하시는 바람~님의 애교있는 목소리 인상적이었어요.

    뿌리치기 힘든 호소력이 마구 느껴져서요.

    애교가 필요할 때가 있구나 하는 생각도 덤으로^^

    애교를 연습해봅시다!!!

  • 2015-06-10 09:05

    바람~ 나의 마수에 걸린 1호^^

    바람~ 이 필리핀 간 사이 누가 또 이 바람~을 일으킬까요?

    바람~ 의 바통을 받을 누군가를 바람~바람~바람~

    바람~ 고마워요^^~

     

  • 2015-06-10 10:11

    필리핀 가는구나 ㅠ ㅠ

    노란머리 못보게 되는거??

    animate_emoticon%20(70).gif왔다가 사라지는 바람~

    3년이라..

    군대보냈다 생각해야겠네...

  • 2015-06-10 16:02

    뭐든지 믿고 맡길 수 있는 바람~

    3달 동안 수고 많으셨구요.

    3년 후 꼭 다시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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