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필왈 수행 - 릴레이 ③

달팽이
2016-11-03 15:39
276

아침마다 떠들썩하게 문탁의 하루를 시작하는 몸펴기 수행팀의

얼치기 수행자 달팽입니다.

100일 수행으로 아침운동을 시작한 지 벌써 70일을 넘어서고 있는데,

아직까지 시간에 딱 맞춰 오는 것도 못하고 있으니 얼치기도 이런 얼치기가 없습니다.

지난 번 <하필 왈 수행>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좀 느슨합니다.

그러다보니 친구들 덕분에 중단만은 피하면서 어찌어찌 수행을 이어가며

폐를 끼치고 있는 형편입니다.

그러니, 수행에 대해 왈가왈부하기에는 좀 그렇습니다만,

수행이 뭔지 성찰해야할 지금과 같은 순간들을 기꺼이 맞이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부는 이념이나 명분으로 환원되지 않습니다.

공부가 일상을 바꾸지 못한다면 공부는 무용지물입니다.

일상이 바뀌지 않는다면 어떤 혁명도 소용이 없습니다.

공부가 우리의 몸을 바꾸고, 우리의 감정을 바꾸고, 일하는 습관을 바꾸고,

친구와 관계 맺는 방법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문탁 홈피에 일상-공동체로서의 문탁을 표현하는 구절입니다.

한 구절 한 구절이 가슴을 뜨끔거리게 만듭니다.

일상의 문탁활동에서 나를 돌아보고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축제주제로 일상의 수행을 생각해보고 또 새로운 활동을 해보는 것은

특별한 배움의 기회가 됩니다.

아침마다 40분을 걸어 누구보다 먼저 문탁 문을 열고

기쁘게 나를 맞이해 주는 게으르니와

정확한 동작으로 친구들의 운동을 이끌어 주려는 지금을 보며

나도 좀 더 나은 수행친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내게 됩니다.

친구가 나의 스승이 되고 그들의 삶이 나를 움직입니다.

나도 그런 친구가 되는 것 이것이 수행이 아닐까?

내일부터는 좀 더 일찍 와서 매트를 깔고, 바벨을 옮기고,

창문을 열어야겠습니다.

과연 저는 얼치기 수행자를 벗어날 수 있을까요?

 

댓글 5
  • 2016-11-03 15:51

    저의 얼치기 수행을 보여주는 또 한편의 글~ ㅎㅎ

    오늘도 늦었다.

    겨우 5분만 일찍 준비하면 되는데 그걸 못한다.

    날이 추워지니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어 꾸물거리다

    세수만 하고 튀어 나가는데도 늦고,

    여유가 좀 있는 날은 설겆이를 하느라 늦고,

    시국이 뒤숭숭하여 화장실에 앉아 신문기사에 집중하다보면 시간이 훅 간다.

    애꿎은 앞차의 안전운전에 들리지도 않는 닥달을 해대고 조금이라도 빠른 차선을

    옮겨 타며 후닥닥 문탁에 들어선다.

    문이 활짝 열려있다. 게으르니의 밝은 인사소리가 들린다.

    중국에서 엊그제 돌아온 지금도 벌써 운동을 시작하고 있다.

    몸을 움직이며 게으르니의 폰이 어디로 갔을까?

    띠우네 식구들은 요즘 어떤가?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은 도깨비에게서 새로 배운 따끈따끈한 운동법을 전수받았다.

    이름하여 순환운동~

    그동안 익힌 운동들을 자리를 정해 두고 돌아가며 하는 것이다.

    모두들 복잡하게 왜 그렇게 하냐며 말들이 많다. 궁시렁 궁시렁~~

    우리의 반장, 지금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번 해보자며 운동 기구들을 배치한다.

    한쪽에 의자가 놓이고, 다른쪽엔 바벨이, 또 한쪽엔 매트가 깔린다.

    이름을 모르면 운동도 할 수 없다는 지금은 열심히 운동의 이름을 가르쳐주면서

    동작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점검한다.

    내가 보기엔 지금도 그리 동작이 완벽해 보이진 않지만.. 이론으로는 완벽하다. ㅎㅎ

    동작의 중간중간 걷기를 비롯한 유산소 운동을 하는데

    게으르니는 21살 때 했던 에어로빅 동작과 같다며 제법 리듬을 탄다.

    잠시 전 궁시렁거리던 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다들 하하호호 즐거워 죽는다.

    30초 시간 맞추기를 3분으로 하는 지금 때문에 웃고,

    에어로빅하며 살 10킬로를 빼다 목욕탕에서 쓰러졌다는 게으르니의 젊은 날 때문에 웃고,

    어설픈 자신의 동작 때문에 웃고,

    맨날 지각하고, 난폭운전을 하고, 웃고 떠들며 그게 수행이냐고?

    모르겠다.

    아침마다 이 친구들을 안보면 궁금하고

    먼저 와서 반겨주는 친구가 고맙고

    몸을 움직이며 즐겁고

    운동이 끝나면 속속 도착하는 아침 공부팀들의 '면면을 만나는 것도 반갑고

    그래서 내일도 이불 속에서 나오기 싫어도

    또 어김없이 아침운동을 하는 것

    내 친구에게 더 나은 수행동지가 되고 싶은 것

    그냥 그게 나의 수행이라고 우겨본다.

    이렇게 썼다가 취지에 안맞는 것 같아 다시 썼지만

    다들 어떻게 운동하나 궁금하실 듯 하여 댓글로 올려둡니다. ㅎㅎ

    • 2016-11-03 20:50

      내일부터는 세수하지 말고...ㅋ

  • 2016-11-03 21:29

    ㅋㅋㅋ 오늘 아침 우리의 풍경이 그대로 전해지는 생생한 글이여~

    ㅋㅋㅋ 사랑한다는 말^^ 되게 남발하여~ 식상해도 난 늘 진심으로 이 말을 쓴다네~

    사랑해요^^ 나의 친구들^^

    늘 매순간 그대들은 늘 멋진 친구들이었다네~

  • 2016-11-03 21:40

    아침 일찍 나오는 게 쉽지 않아 여러 가지 일들이 종종 발목을 잡지만

    몸펴기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이 정말 개운해서 수행이 끝나도 운동을 지속하고 싶어요. ^^

    어미새가 모이 먹이듯 활총생과 몸펴기 운동을 부지런히 우리에게 전해주시는 지금샘

    고마워요~~~ ^^

    • 2016-11-04 23:04

      딱 그렇네요~~ 

      어미새가 모이 먹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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