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깨어난자 붓다> 세미나 후기 1 -낭송카페

스르륵
2016-10-28 21:53
354

진행하던<임꺽정> 텍스트 중간에 카렌 암스트롱의 <스스로 깨어난자 붓다>를 하게 되었다.

궁금 하던차에 반가웠다.

불교에 문외한이기고 하고, 또 현대 서구인의 시각으로 붓다를 만난다는 것과

무엇보다 나는, 내가 살아가는, 살아온 세상의 모든것들을 거의 남성의 시각적 프리즘을 통해 봐야만 하는 현실이 늘 답답하던 차에 카렌 암스트롱이 여성이라는 사실도 작은 즐거움이었다.

더구나 수녀원에서 7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와 그녀가 겪었던 인생의 굴곡이라면 굴곡이었을 여러 경험들과 지금의 놀라운 통합적 성취들이 <스스로 깨어난자 붓다>를 읽으며 더 존경과 감탄으로 새어나왔다.

책으로 들어가며,

 암스트롱은 붓다의 전기를 쓰는것의 어려움을 먼저 이야기한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고 자신의 노력에 의지하는 불교의 특성상 붓다 싯다르타의 개인적 삶과 인격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는 불교 경전 어디에서도 자세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원전 269~232년 북인도의 아소카왕이 새긴 비문이나, 또  불과 500년 밖에는 되지 않았지만 인도북구 방언인 팔리어 필사본의 믿을만한 역사적 자료들을 예로 들면서 싯다르타가 실존인물인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에 대한 답을 이야기해 나간다.

또한  여러 세부적 사실에 대한 궁금증과 현대의 눈으로 보면 기이하게만 느껴지는 신화적 성격의 이야기들도 초기불교도 들에게는 그저 같은 사실에 대한 다른 해석, 또는 영적이고 심리적인 의미를 끄집어 내는 해석이었을 거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스트롱은, 붓다 탐구는 많은 측면들이 현대 서구의 실용주의적 기조에 잘 어울린다고 보며 동시에 우리가 향상된 인간성과 진정으로 동정적인 인간성에 이를 수 있는 몇가지 길을 밝혀준다는 점을 들며 책으로 들어선다.

1. 버림

 기원전 6세기 말경 어느날 밤 싯다르타가  인간삶에서 괴로움의 무자비한 순환만을 느끼며 집을 나서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사람들은 모래에 머리를 묻은 듯 세상의 슬픔을 보지 않으려 하지만, 이것은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며 이렇게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삶의 비극이 참담한 결과를 낳을 것이기에 고타마(싯다르타)는 존재의 수수께께를 푸는 해결책이 있고, 또 자신이 그것을 찾을수 있다고 확신하고서 길을 나서게 되는 것이다.

(역시 '결단'을 내리는 유전자는 따로 있는 것인가 부러움이 이는 순간이었다.)

 당시 인도 사람들은 자신들이 현재의 고통스러운 존재양식에 갇혀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삶에서 불안감을 여지 없이 다들 경험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현상은 인도인 뿐아니라 중국, 이란, 지중해 동부등 여러곳에서 동시에 전례없는 방식으로 사람들이 자신 존재의 본성과 한계를 인식한 시기였다고 한다.

(시대적 상황이 받쳐주는 점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기가 바로 기원전 800년에서 200년 사이 '축의 시대'라 불리우는 시대며,  인류는 신과의 사이에서 불화가 없던 시대에서 현재의 파편화된 존재로서의 불안감을 느끼며  세상에 대한 깊은 공포와 소외를 느꼈다 한다.

물론 인도 유럽계 기마 유목민의 침공을 그 원인으로 보기도 하지만 침략은 수천년에 걸쳐 일어났지만 중요 축의 변화들은 동시에 일어났으며 인도 아리아인이 만들어낸 문화의 유형은 축의 시대 창조성과는 관계가 없다 한다.

(그럼 도데체 무슨일이? 설마 외계인 조우설이 사실은 아니겠지.)

 바로 고타마가 집을 나설때 이  축의 변화가 진행 중이었으며 고타마가 태어나기 직전에 시작된 베다신앙에 대한 은밀한 반항역시 고타마의 떠남에 많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 한다.

(붓다는 백프로 혼자 깨달은 자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인간은 환경의 영향을 아니 받을수 없는것 같다.)

 떠남(팝밧자)은 붓다에게만 적용될수 있는 이야기라기 보다 깨달음을 구하는 모든 이들이 영적 출발선상에서 경험하게 되는 변화이고 낡은 자아를 버리고 깨달음을 향할때 우리가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의미라고 암스트롱은 해석한다.

(하긴 떠나지 않고서는 이 고통스럽고 무한반복되는 일상에서는 깨달음이 있을수 있을까 싶다는데 동의하기도 하지만 떠나지 못하고 떠나지 않으며 이 속세를 기어이 살아내는 우리에게 나자신에게 나는 박수를 쳐주고도 싶다. 붓다가 쓰담쓰담해주시는 환상이 보이는건 나만의 착각인가.)

2. 구도

  고타마가  구도의 길을 나설 무렵에는 많은 종파와 새로운 이념들이 그리고 실용지향의 종교가 관심을 받고 있던 때였다.

고타마는 이런 상가에는 가입하지 않고 욕망보다는 자아에 대한 무지가 괴로움의 뿌리며 삶의 목표를 물질적 세계(프라크트리)에서 절대정신(푸루사)를 분별해내서 해방을 목표로 하는 샴카철학을 가르치던 알라라 칼라마에 입문한다.

 그러나 곧 샴카의 진리들을 명상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구원을 얻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감정의 혼란과 육체의 고통에 시달리는 인간은 지성에만 의존해서 이 상태를 벗어날 수 없으머 실존과 관계없는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 개념들은 자아를 드러나게 할수 없다는 것이다.

칼라마 담마 아래에서 요가 명상으로 그가 얻는 의식의 고양상태는 닙바나일 수 없었고 황홀경을 빠져 나오면 다시 정열과 욕망과 갈망에 시달렸으며 그 일시적 경험만으로 영구적 변화를 이루지 못함을 깨달은 붓다는 우리의 일상이 둑카(고통, 괴로움)의 특징이고 원천이라 생각하고,

 

한동안 요가를 버리고 금욕주의(타파)로 돌아섰다.

그러나 아무리 금욕생활을 해도 오히려 몸은 더 관심을 가져 달라 아우성이고 여전히 욕정과 갈망은 그대로 였으며 자신을 더욱더 인식하게 되었다.

고타마는 거룩한 '자아'가 망상이 아닐까 의문을 가지며 이제부터는 자신의 통찰에만 의존하고 다른 스승의 담마는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개척해 나가기를 결심한다.

한마디로 기존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고 그것이 자신의 경험과 공명하는지 확인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것일것이다.

(천재들의 특징이 스승이 없다더니 역시 인류최고의 '천재'이신 붓다는 이 지점에서 인증을 해보이시는 듯하다. 기존의 것을 거부한다는것...그것이 가지는 그 엄청난 고통과 무게를 스스로 지고 앞으로 가게 되실 앞길이 참 ....)

3. 깨달음

 

  고타마는 어린시절 갯복숭아나무 그늘아래서 일종의 황홀경을 맛보며 자아가 사라진 감정이입의 상태에 들어가며 순간적으로 영적 해방감을 맛본일을 기억해낸다.

이것은 고타마의 까달음에 핵심적 역할을 했고 전환점이 된 사건이라 한다.

(나는 웬지 나도 이런 경험을 한듯한 느낌이 든다. )

 그는 그 시점부터 인간 본성과 맞서 싸우지 않고 그것과 더불어 나가야겠다고 결심한다.

깨달음에 도움이 되는 정신 상태를 확대하고, 잠재력의 확장을 저해하는 모든 것에 등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른바 '가운뎃 길'(중도)이라고 부르는 것을 찾아나선 것이다.

(이책의 뒤표지에  '신이 아닌 인간이 되고자 했던' 이라는 말이나온다. 나는 이 문장을 볼때마다 울컥한다. 지금도..)

 고타마는 누구나 대리자 없이 명상이라는 정신적 행위를 통하여 정화된 상태를 계발할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마침내 그 자신을 영원히 바꾸어 놓는 통찰을 얻었으며 삼사라(윤회)와 환생의 순환으로 부터 벗어났다고 확신한다.

이에 사성제와 팔정도는 단순한 관념적 진리가 아니라 하나의 방법론으로서 믿음에 동의해 이루어지는게 아니라 고타마의 강령이나 생활방식에 따라 행동할 때 괴로움이 끝난다고 말한다.

(사성제와 팔정도에 대한 '지식'이 없는 관계로 간단히 지나가지만 역시 중요한건 앎이 삶이 되게 해야한다는 것인가..라는 정도의 깨달음!)

 닙바나의 성취는 붓다가 앞으로는 결코 괴로움을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 아니었다.  닙바나는 깨달은 사람에게 황홀경과 같은 면역상태를 주는게 아니라 내적인 피난처를 준다.

닙바나는 '무'이다. 그것이 존재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것과도 일치 하지 않기 때문이다.

(언어를 넘어서는 그 어떤 상태를 우리는 어쩌면 숫하게 경험하며 살면서도 그런 상태를 의식하지 못하여 내가 그런 상태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리고 '동정심'은 붓다의 깨달음에서 또다른 핵심적인 구성요소이다.

단지 자신의 구원에 이른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고통에 대한 면역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의 괴로움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깨달음의 지점에서 붓다가 찾은 '동정심'이란 정말 어떤 마음일까? 정말 내가 노력해도 안되는 것 중의 하나인 타인에 대한 '동정심'은 역시 내가 깨닫지 못해서 이겠지?  그러나 역시 이 시점에서도 나는.. 나만을 생각한다. )

댓글 1
  • 2016-10-28 21:55

    <스스로 깨어난 자 붓다> 세미나 후기 2-낭송카페


    문득 바라보는

    창 밖 풍경이

    어느새 울그락불그락이다.

     

    20161018

    북반구 동쪽 끝 위도 38도 부근은

    이제 막 가을에 접어들고 있다.

    나무들은 생의 절정을 채색하고

    떨구며 한 매듭을 지으려 한다.

     

    1968629일에

    태어난 나는 지금

    내 인생의 가을을 지나고 있는 걸까?

    어떤 무늬, 어떤 색깔의 결실이

    여물어 가고 있을까?

     

    붓다는 죽음의 순간에

    최후의 안식, 최후의 니르나바,

    파리닙바나에 들었다고 한다.

     

    존재의 최고 상태,

    인간의 마지막 목표를

    소멸의 순간에

    이루게 된다는 이 역설!

     

    저 밑바닥에서 전율이 솟구쳐 오른다.

    정수리가 ‘ 울린다.

    여름이, 청춘이

    최고의 상태가 아니구나.

    원숙한 가을도 과정이구나.

    씨알, 겨울, 죽음, 소멸이

    내가 이루어야 할 최고의 경지,

    도달해야 할 바로 그 곳! 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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