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필왈 수행 - 릴레이 ①

2016-10-24 17:39
233

<내 귀의 캔디 아니고, 내 귀의 중용>

고전공방 2분기에서 중용 읽기를 할 때 외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굳이 왜? 라는 의문과

좀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겹쳐 그야말로 생각으로만 그쳤다.

 올해의 축제는 일상, , 수행이 되었지만 나는 몸도 시원치 않고 해서 참 나서기 너무 싫은데,

 지금 축준위도 하고 고수다도 하고, 곧 고전공방에서는 중용에세이도 써야하고...


친구들의 수행을 쭉 구경만 하다가, 사실 나의 수행의 욕망은 오히려 몸펴기 같은 것이었지만

몸이 여의치 않은 관계로 중용 전체를 외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용장구서가 꽤나 좀 길지만 이어서 외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다 게으르니샘에게

얘기 했더니 같이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 둘이는 저녁마다 9시에 전화를 붙들고 서로 외운다.

게으르니가 광주로 파지스쿨 엠티를 갔을 때도 확인했다. 어디든지 전화는 다 연결되니 못할 것이 없다.


참 신기한 것은 각 단락마다 하루 더 읽은 부분이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

새로 외우는 부분은 늘 서툴다. 며칠 전 중용장구서가 끝나니 게으르니가 묻는다. 이렇게 다 외우고 나니 어떠냐고?

 

뭐가 어떻긴 뭐가 어때? 아무 변화도 없다. 그냥 날마다 잘 외웠고 그 변화는

계절이 올 듯 안 올 듯 어느 새 우리 곁에 와 있듯이 그렇지 않을까? 그러나 생각해보면

외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나의 하루를 늘 헤아려보거나 암송을 준비하는

나 자신의 태도를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 보는 재미도 있다. 식구들 보기에 좀

민망한 것도 있지만 큰 소리로 외우고 남편이랑 차를 타고 갈 때도 외워본다.

누가 있든지 외워야하면 외운다. 무조건.

그리고 이제 본문을 외우기 시작할 무렵 세콰이어, 깨알샘이 합류했다

중용장구서는 이제 나 혼자 집에서 뒷부분이 좀 더 능숙해질 때까지 계속 외우며 스스로 체크하기로 한다.

 

진달래샘은 사는 게 힘들어 사는 자체가 수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하고 달팽이샘은

문탁에서의 삶이 바로 수행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래서 굳이 수행이라는 것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들이 많다.

우리는 수행이라 하면 기본적으로 혼자서 하는 수행을 연상하지만 지금 우리 주위의 수행은 거의 친구들과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사는 것도 혼자 살고 있는 것이 아니고

문탁에도 모여 같이 공부하고 꽃보다 단식도 모여서 같이 하지 않았나?

살아 있는 자체가 수행이지만 좀 더 세밀하게 깊숙이 다른 결을 찾아 들어가 해보지 않았던

어떤 새로운 경험을 친구들을 따라 쉽고 재미있게 해본다.

늘 똑 같은 반찬만 먹으면 지겹듯이 새로운 메뉴, 수행을 한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 본다. 그렇다고 자신이 하지 못할 일을 할 수는 없을 것이고,

즐겁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오늘 발견한 것은 암송이 어려운 것인가 해도 글쓰기에 비하면 너무 쉬운 일이라는 것이다.

댓글 2
  • 2016-10-24 19:16

    ㅋ 글쓰기보다 쉽다는 데 한 표!

  • 2016-10-30 07:46

    나도 한표!! ㅋㅋㅋ

    그래도 날마다 중용 외우는 그대들이 대단하오!!!

    전화암송?

    영어공부 전화로 하는 건 봤지만 암송을 전화로 하다니...ㅎㅎㅎ

    우리가 같은 시간에 만나서 무얼 한다는게 이렇게 만만치 않구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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