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의 어느 주말 풍경

자작나무
2023-10-0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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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주말은 평일보다 조금은 바쁘다. 아침에 수업, 오후에 세미나...이렇게 스케쥴이 있다. 

오늘도 여느 때와 같다. 그런데 지난 연휴의 여파인지, 일상의 리듬이 깨어져서인지, 컨디션이 좀 그렇다. 설상가상으로 갑작스레 여름에서 획 가을을 넘어 겨울로 간 것 같다. 특히 오늘처럼 흐린 날은 ... 비타민D가 부족한가.... 기분이 축 쳐진다. 기분만 쳐지면 다행인데, 어제오늘은 머리까지 아프다. 일상의 리듬을 깬다는 의미에서 나도 연휴가 [좋으면서도] 싫다. 시간에 맞춰서 일정에 맞춰서 사는 '노예'(^^)적 삶이 내 성격에는 맞는 것 같다. 

 

어쨌든 아침에 줌으로 중국어책 읽는 수업을 한다. '상우'에서 하는 수업인데, 3년 넘게 해오고 있다. 요즘은 중국 신문학의 역사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루쉰이 어떻고 현실주의가 어떻고 문혁이후가 어떻고 저떻고 하는 내용인데, 20년 넘게 안보던 내용이어서 새롭기도 하고 가끔은 요즘은 어떻지? 라는 생각도 한다. 나른하게 잠 오는 오후 시간에 중국어 원서를 읽는데, 다른 한문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글자씩 한 문장씩 사전 찾아가면서 책을 읽다 보면 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늘은 참가자들이 아파서 수업을 쉬기로 했다. 사실 나도 컨디션이 하 수상하여 쉬었으면 하고 바랬던 차라, 그래 쉬자~ㅠ라고 쉽게 말이 나왔다. 

 

*(왼)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두리뭉실하게 알고 있던 단어를 다시 찾아야 한다. 발음과 성조가 맞는지, 내가 알고 있는 건 맞는지...아니, 이전에는 알았는데 지금에 와서 긴가민가한 단어들을 찾기.... 그래서 항상 책이 더럽다ㅠ 

*(오)친구 크리톤이 어느 날 '이른' 아침에 소크라테스가 수감되어 있는 감옥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둘 사이에 오고 간 탈옥의 계획, 그리고 명성과 법률에 관한 이야기.

 

 오후에는 '철학입문' 세미나가 있다. 오늘 첫 시간. 그러면 뭐하나, 결석계를 낼까...나름 고민했다. 그렇지만 갔다. 

 

 

 

 

 

 

 

 

 

 

 

 

 

 

 

*문탁 가는 길. 여러 방향으로 길은 나있지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길. 몇 번의 건널목과 쭉 뻗은 몇 번의 자전거 길을 걷다 보면 문탁에 도착한다. 

 

기분은 꿀꿀한데 그래도 책상 앞에 앉아서 열의에 차서 뭐가 재밋는지 소크라테스가 어떻고 플라톤이 어쩌고 하는 사람들의 열의에 조금은 두통이 사라지는 듯했다. 혼자 있으면 그냥 축 쳐졌을 텐데, 어쨌든 밖으로 나가서 함께 하니 이렇게 저렇게 시간은 흐르는 것 같다.  

셈나 마치고 새농에서 냉동 음식을 나름 '잔뜩' 사고(누구는 새농에 고기 사러 간다고 하는데, 나는 오트밀크나 냉동음식 살 때 간다), 헬스장에 갔다. 런닝머신을 그냥 아주 느린 속도로 걷고는 집에 왔다. 그리고 지금. 

낼 또 휴일이다. 휴~ 휴일 아닌 것보다는 좋지만, 날씨가 꿀꿀하면 내 컨디션도 안 좋을 것 같다. 으흠, 제발 해가 나기를. 

 

 

댓글 5
  • 2023-10-09 08:33

    아, 어제 세미나 온 자작은, 두통과 쳐짐을 기어코! 뚫고! 온 것이구먼^^
    잘했군, 잘했어!!!!!

  • 2023-10-09 09:38

    다행히 오늘 아침 해가 쨍 하네요.^^
    자작님, 오늘은 햇빛쬐며 태양 에너지를 받아보아요.ㅎㅎ

    • 2023-10-09 10:33

      헉!.. 이제 보니..비가 오시네요. ㅠㅠ

  • 2023-10-09 21:29

    요즘 날씨가 진짜 이상해서 ㅠㅠ
    맑은 가을날이 그립군요 ㅎㅎ

  • 2023-10-09 23:25

    자작쌤이랑 햇볕 쬐면서 맛난 거 먹으며 수다 떨고 싶네요~
    아프지 말고 힘내세요 쌔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