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의 해석학 4강 후기

신짱
2019-05-08 01:40
252

미나리꽝샘이 첫시간 끝날 때쯤 읽어주신 이 부분이 기억에 남습니다. “나의 사랑, 나의 관능, 프론토 건강 조심해, 사랑해.”(p194) 책의 내용에 있어서는 의식지도가 직업적 철학자와 제자와의 관계, 조언자와의 간접적인 관계를 거쳐, 개인과 개인의 보편적 관계로 변화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문장이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타자는 이렇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Stultus가 stultitia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타자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저는 혼자 가만히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상태-시간에 분산되고, 생활방식에 부단한 변화가 있는-를 알게 되지 않느냐고 질문했었습니다. 뿔옹샘이 고민하고 있는 그때 이미 주체안에 타자가 들어와 있다고 봐야된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들어와 있는 타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의 내용들, 샘들의 말씀들...


위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서신에서와 같은 끈끈함 속에서, stultus가 stultia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힘이 생기는게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타자와의 관계에서, 또는 책의 구절 속에서.


발제문에서, 자기실천에서의 타자와의 관계가 개인과 개인의 보편적 관계로 변화된 것인지, <알키비아데스>때부터 있었던 것은 단지 주목하지 않았는지를 질문했었습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그때를 바라봤기 때문에 나온 질문이며, 개인이라는 개념부터 가족, 노예에 대한 개념이 지금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이 설명을 듣고나니, <알키비아데스>의 타자배려가 왜 도시국가였고, 1,2세기가 되어서는 직업철학자의 형상이 점차 모호해지고 개인들 관계에서 자기실천이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좀더 이해하였습니다.


미나리꽝샘이 p197의 농촌실습을 언급해주셨는데, 이 부분에서는 모두 이야기하고 싶은 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아렘샘 말씀처럼, 비즈니스로서 농사를 짓게 된다면 단지 예찬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그렇게 고생스럽기 때문에 자기수양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적으론 몸이 아프다 하시면서 힘들게 농사를 지으시는 아버지가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조금 느껴지는 점이 있었습니다.


제가 캐치하지 못한 부분은, 쌤들께서 잘 올려주시리라 믿고, 여기까지 부족한 후기 올리겠습니다. ^^

댓글 4
  • 2019-05-09 00:55

    알고 보니 신짱님이 저랑 같은 동네 주민이셨네요. 최근에 이사하셨다는데 이제 알았네요. 암튼 이제라도 알게 되었으니 다행입니다. ^^

    저는 이번에 영성과 마찬가지로 구원이 종교적 영향력과 무관하게 성립되는 철학적  개념이라는 사실에 크게 고무되었습니다. 푸코는 '철학과 영성'이라는 축에 입각해 고대철학으로부터 1~2 세기 헬레니즘 시대와 로마 시대를 거치면서 이어지는 거대한 변형에 대해 탐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푸코가 이 시기에 주목한 이유가 그가  '데카르트적 순간'이라고 부른 변곡점 이후 우리에게 지극히 당연하게 여겨지는 대상에 대한 인식의 문제를 전혀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는 데카르트 이후 근대에 살고 있고 그 근대성을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근대성이 우리의 어항인 셈이지요. 그래서 주체는 존재의 변형 없이  대상을 인식만으로 소유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세상은 그런 방식으로 다 설명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뭔가 다르게 살고 싶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지요. 과학주의와 합리성, 그를 넘어서기 어렵습니다. 푸코는 그 순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어떤 흐름을 따라 여기에 와 있는지를 말입니다. 진실이 무엇이냐 그 구체적인 내용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진실과 주체가 맺는 관계가 진실과 주체 모두를 변형시킨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게 진실이란 나와 타자(자연만물, 우주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고 그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 진실을 인식하는 동시에 나의 현존재가 변형되어야 하니까요. 생각해보니, 정작 제가 종교를 가지고 있을 때,  신에 대한 앎이 제게는 인식 대상이었지 저의 현존재를 변형시키는 진실이 아니었네요.ㅎㅎ 그런데 공부는 내 존재의 변형 없이는 지속되기가 어렵다고 믿게 되었으니 공부, 철학이 제겐 영성이고 정화이고 구원인 셈인가요?  물론 푸코는 고대 철학에서의 주체와 진실의 관계에 대해 말해주고 있을 뿐입니다. 그가 그렇다고 주장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푸코의 글을 읽으면서 제가 맺고 있는 진실과의 관계에 대해 돌아보고 경험적으로 그가 전하는 것, 즉 고대 철학에서 말하는 영성이 은연 중에 옳다고 여기고 있네요. 자의적인 해석으로 말입니다.ㅎㅎ

    • 2019-05-10 01:24

      푸코는 이래라 저래라 가르치려 들지 않습니다. 오영샘 말씀대로 자명하다 여기는 것들을 역사적 맥락을 짚어가며 드러내 보여줍니다. 푸코가 드러내 보여주는 매시간 매강의에서 여지없이 제 바닥이 드러나는 묘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알던 영성은 할렐루야도 아니었고 제가 알던 구원은 예수천국 불신지옥도 아니었습니다. 아 제가 알던 철학도 형이상학이 아니었구요. 어항 밖으로 아주 잠시나마 나갈 수도 있겠단 희망이 생기는 시간입니다. 뭐 들락날락 하겠지만 몸과 시선을 끌고 나가서 밖에서 안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참 대견하지 않을까싶습니다. 

  • 2019-05-09 02:51

      이번 주 헬레니즘시대의 철학의 보편화(또는 책 표현대로 사회화, 또는 오영쌤 표현대로 대중화)’자기수양(실천,배려)’에 대해 익혔습니다. 무지를 깨닫게 해주는 스승은 점차 철학을 직업으로 삼지 않는 비전문가에게도 그 역할이 맡겨지다 보니,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이러저러한 사람들과 맺는 다양한 사회적 관계가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신체, 소유한 바를 배려하는 것은 자기배려가 아니었는데, 이 적용 범위도 넓어져, 양생술도 연애술도 가정관리술도 자기실천의 영역이라고 하니....플라톤에게 자기실천은 '시선이 위쪽으로 끌려올라가는 운동'인 반면 헬레니즘시대는 실존의 운동관념이란 지난 강의가 다시 생각났었습니다.

      <198223일 강의>에서는 플라톤을 통해 자기인식론으로 가버린 신플라톤주의자들의 알키비아데스 주석을 소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헬레니즘, 로마시대에 자기인식이 철학의 주요한 기조가 되고, 플라톤에게는 차이가 없었던 자기배려와 타자배려는 점차 분리되어 자기가 배려의 시작이며 목적이 되는 자기의 자목적화현상을 짚었습니다. 또한, 자기의 자목적화의 시대에도 타자배려를 단절한 것이 아님을 확인했습니다.

      세미나 중 우정개념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우정이라는 개념(또는 감각)에 유용성과 바람직성의 긴장감, 균형감이 있다는 것은......우리가 보통.. 우정, 가족, 사랑 등 (다소 관계 또는 정신과 관련한 개념들)은 어떠해야 한다고 바람직성만을 말하지만..사실은 그 안에는 유용성이 포함되어야 가능함을 직시해야 한다는.....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뿔옹샘이 증여론과 비교하여 이야기를 꺼내시니, 오영샘이 증여에는 순수증여 뿐 아니라 교환관계도 포함하여 증여를 구성함을 말씀해주셔서 개념이 더욱 명료해졌습니다. 우정이 지혜이고 복락일 수 있는 것은 실제적 도움보다는 우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확신과 상호 신뢰가 나에게 그 무엇에도 동요되지 않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니..유용성과 바람직성을 참...잘 섞었다 싶었습니다.ㅎㅎ

      이 시대....‘자기가 배려의 동기이고 목적인 것, 자기배려를 하다보면 결과적으로 타자배려를 할 수 있다는 것(물론 인간존재는 합리적인 존재와 달라 그 차이를 인식하고 완성해야 하지만), 자기배려라는 것이 저 멀리 다가갈 수 없는 신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기술인 점(물론 평생 고되게 요구되는..왠만해선 할 수 없지만)이.. 지금 시대의 저에게도 상당히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문득, 세미나 초반에 헬레니즘 시대는 자본주의 하의 지금 시대와 비슷하다고 했던 것이 생각나 노트 메모를 뒤져보았습니다. 푸코가 고대를, 특히 헬레니즘 시대에 천착한 이유에 대한 두 분 쌤들의 설명에서 나온 이야기였습니다. 그리스 번영의 시대였으나 타락이 시작되는 시점, 국가의 규범은 있으나 근거가 무너진 시대, 공동체와 개인의 삶이 분리되는 시대에 옆 사람과의 삶의 양식이 요구됨을 알려주셨지요..다시 이 설명을 상기하니 이 시대의 자기배려 개념에 안도감이 들었던 이유도...이 시대가 자기배려의 황금기일 수 있었던 배경도 다소 이해가 갔습니다.

      그럼에도, 미나리꽝샘이 대한애국당을 보면서 자기배려와 타자배려 개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화두를 던지셨을 때...책을 읽고 이해한 것 같은 느낌은 현실에서는 도저히 쉽게, 단호하게 적용점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도대체 안도감은 왜 들었는지.... ..상세한 삶의 기술이 줄줄이 나올 것이라는 튜비컨티뉴 예고에도 의심이 싹 틉니다. ㅎㅎㅎ 아마도 책 안과 밖의 접점을 찾는 것은 제가 계속 가져가야 할 숙제이겠지요? ‘철학적 담론을 넘어 철학을 고민하고 배우는...유용하고 바람직한 세미나임을 절감했습니다!!!

    • 2019-06-11 15:54

      <주체의 해석학> 1982년 2월 3일 강의 발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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