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 - 후기

아침사랑
2010-01-21 14:05
2089

수요일.

인디언님의 엄명을 받자와 간식을 챙긴다.

 

어디 가 ? 아빠 저녁 안먹어 ?” 방학이 되어 하루 종일 컴 앞에 앉아 있는 딸래미가 묻는다.

문탁에…… 논어 들으러….. 너도 갈래 ?”

….. 논어 들을 준비가 안됐어.” (짜으식. 비싸게 굴기는 ! ……)

내가 준비 다 해놨어. 교재도 프린트하고, 이렇게 간식도 준비하고…..”

그런 거 말고 !!!!” (ㅋㅋㅋ)

녀석은 대학 초년생으로 교양강의에는 심드렁하고, 4학년 철학과 전공과목인 장자’/’노자에 빠져 있다.

 

문탁에 가면서 생각했다.  논어 들을 준비라……’

 

고등학교 때까지 한문을 배웠다. 쓸려면 어렵지만, 훈과 음은 기억난다. (200 개는 분명히 넘음. ㅎㅎ)

17대 종손인 장인 어른이 보시는 한문서를 읽어 볼 기회가 가끔 있다. 물론 당신 조상님의 글이다.

중요 단어의 으로 대략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지만, 똑 같은 글자가 종결사와 접속사 혹은 문장 앞에 나와서 이러 저리 설칠 때에는 도통……

해서, 한문의 문장을 이해하고 싶었다.

한자 자체는 중국 것을 차용했다고 해도, 지금 우리가 쓰는/알고 있는 한문은 우리 조상들의 글이니,
이 것을 이해하여야 온전히 조상님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자는 중국 글이 아니라 우리 글이다
.
(
아들 놈이랑 함께 다닌 이우생협 토요서당 선생님의 통쾌한 해석이다)

 

그런데, 어떤 때에는 어떤 단어의 출처(앞 뒤)를 모르면 아전인수로 해석하는 경우도 보았다.

10년 전 쯤인가, 공동 육아로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낼 때, 신문에 愼獨이라는 단어를 혼자 있는 것을 삼간다로 해석하면서,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지내야 한다는 논지로 부부가 함께 사회생활하는 풍토를 비판한 글을 사설에서 보았다.

율곡 선생인 말했다는 것까지 들먹이고, 현모양처로 알고 있는 신사임당과 묘한 대비를 만들면서……

 

아닌 것 같았다. 

인터넷에 정보가 많지 않을 때이므로, 열심히 찾아 보니 愼獨혼자 있는 것을 삼가라는 뜻이 아니고,

남 앞에서 삼가는 것은 당연하고 혼자 있을 때에도 삼간다는 뜻이었다.

원전과 함께 당신의 해석이 틀렸다고 머리털 나고 처음으로 신문 편집자에게 편지를 날렸지만, 바뀌지는 않았다.

해서, 원전을 읽어 보아야 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한문을 접했다.

기억력이 좋을 때이니, 소동파의 적벽부를 줄줄 외웠다. (지금은 첫 문장만……ㅋㅋㅋ. )

임술기 추 칠월 기망에 소자 여객하여 범주유어 적벽지하 할 새, 청풍은 서래하고 수파는 불흥이라…….’
壬戌之秋 七月旣望 蘇子與客 泛舟遊於 赤壁之下 淸風徐來 水波不興 ……

? 멋져 보이려고

그래서 ? ...... 아니, 뭐 그렇다고따질 것 까지.  아니면 말고 !

직접 가 보지 않은 적벽이니 그 詩情은 알 수 없고, 나만의 상상으로 장부의 氣槪를 그렸던 것인데 

최근에 영화 적벽대전을 보고 깨졌다.

 

장인 어른은 수 많은 주례를 보셨고, 지금도 보신다.  종손이라는 지위(?)에서 당연하지.

나도 함께 참석해야 하는 결혼식도 종종 있다.  어쩔 수 없이 당신의 주례사를 나도 듣는다.

당신의 주례사가 많이 바뀌었다. 

30여년 전의 를 강조하시는 주례사에서, (법도)를 강조하면서 상식있는 사회를 말씀하신다. 물론 수려한 한문 귀절이 수없이 인용된다.

어르신들은 역시 ~~~’하면서 감탄하시지만, 당사자인 신혼 부부들을 얼마나…..ㅋㅋㅋ

 

그런데, 연전에 모시고 간 결혼식에서의 주례사는 확 달라 지셨다.(그 전부터 달라 지셨을 지도….)

어려운 한문장을 전혀 사용하지 않으시면서도, 옛 성인들이 갈파한 인생에 대해서, ‘에 대해서 이야기 하신다. 

신혼부부나 함께 온 하객들이나 모두에게 적용되는 현대에서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 하는 주례사이다. 

정말이지 지루하지 않게 쏙쏙 들어 온다(나만 그런가 ?).

이제 여든 가까이 되셔서 하셨는 지 모르겠다.,

 

수 천년 전이 지난 지금에도 삶의 근원은 어쩌면 바뀌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치창한 현대에서 너무 많은 것을 우리가 잊고(속고) 있어서 그렇지.

해서, 공자의 삶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우선은 그의 말에서 그의 사상을 이해()해야 하겠지. 

좀더 풍부하게 이해하려면 당시의 상황(배경)에 대해 아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방법이 없을까 ?.

예를 들면,

무력이 통치 수단이었던 당시의 상황에서 어떻게 공자가 살아 남아 있었을까 ?

각 나라간의 (혹은 나라 내에서) 경쟁이 지금보다 더 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을 것 같은데……

나에게 도움이 안되는 사람은 제거하려고 난리를 치는 지금 세상보다는 덜 했나 ?

아님, 누구에게나 인정되는 그래서 지켜야 하는 - 그 무엇(상식)이 있었나 ?

 

나에게는 첫 시간이었는데, 시험 점수를 위해 맹목적으로 외우던 그 한자들이 의미있게 다가 서는 시간이었다 

좀더 일찍 이렇게 공부했으면 좋았을 텐데…….

 

문탁님이 아이들에게 숙제를 내준다쓰고 외울 것 !”  ㅋㅋㅋ 

근데...... 아그들아. 맞는 말씀이다.

나도 해 볼 생각이다. 

시험보고 머리를 '탁' 흔들면 없어 지는 것이 아니라( ㅋㅋㅋ), 써 보면서 그 뜻을 좀더 새겨 보려고.

가능하면 입에서 항상 주절 주절 나올 수 있으면 좋겠지.

그러면, 살면서 문득 외웠던 귀절이 생각나서, 판단하는 데, 행동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不亦說乎 아 !!! 

(근데, 내 이름처럼 왜 기쁠 '열'(悅)자를 안쓰죠 ? ......고등학교 시험 때, 틀렸었음.)

 

돌아 가는 길에 생각해 본다. ‘’, ‘’, ‘’, ‘’.

녀석이 내게 지적한 논어 읽을 준비도 떠 올린다.

댓글 18
  • 2010-01-21 16:05

    앗! 아침사랑 님, 이름에 기쁠 '열'자 쓰시나요? 남녀X열지사 하는 그 '열' 자?

  • 2010-01-21 17:46

    可也 라.

    '남여X열지사' 가 아니고, 男女相悅之事 속의 相悅이니라.

     

    그런데, 정말 膽이 없구나......

     

    통상 이름 끝의 '열'자는 烈 (세찰 렬)을 쓰는 데, 요것이 相 자와 만나면, 서로 세차게 한판 붙는 모양새이니,

    기쁠 '悅' 자를 썼다는 아버님의 생각을 큰 형님에게 들었노라.

     

    그렇다면,

    어느 집의 족보에나, 주욱 내려오다가 잘 보면 아들 삼형제가 있는 데,

    그 중 제일 맏이가 척(慽), 가운데가 협(協), 막내가 열(悅) 자의 이름을 가진 경우가 있는 것을 아느뇨 ?

    분명 男女相悅之事 속의 悅 자를 따오지는 않았을 터이고......

     

    우리집이 그런 이유라는 소리는 아니고, 혹시 여기서 따오지 않았을까 ? 하는 생각에서 알려 준다.

    못 보았다면 찾아 보거라. 

     

    우얐든, 無膽아

    왜,  척(慽), 협(協), 열(悅) 이라고 했는 지와

    논어에서 왜 기쁠 열(悅)을 안쓰고 말씀 열(說)을 쓰면서 기쁘다고 해석하는 지,

    두 가지 이유를 思하여, 

     

    다음 번 논어 강의할 때 까지 答 해 보거라.......끌끌끌.

     

  • 2010-01-21 20:30

    어렵군요. 제가 아는 분 중에 경상도 분인데도 성함이 백제인이신 분이 있는데

    거제도에서 삼형제를 보신 아버님이 삼형제 이름을 거인, 제인, 도인이라로 지어주셨다는 말씀은 들어봤는데

    이거 뭐 척협열이라는 섬이 있는 것도 아니고...

  • 2010-01-21 23:37

    女가汝로 통용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說은悅과 같은 뜻으로 함께 쓰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런 글자 찾아보면 많대요~^^

  • 2010-01-22 00:06

    ㅋㅋㅋㅋ....

  • 2010-01-22 10:33

    무담님, 

    논어 짜깁기 편 -무담 1장 에 이런 말이 있어요.

     

    無膽, 其爲人也勇, 暴虎 死而無悔者, 猛而不學卽殆.

    아톰, 其爲人也文, 聞一以知十  爲人謀以足忠, 天上之夫婦也

     

    첫번째 질문은 아톰님이 답하였으니, 두 번째 질문에 답하시요.......ㅋㅋㅋ

  • 2010-01-22 10:39

    사전에 보면,  說 자는

    (말씀) 설,  (기쁠) 열, (달랠) 세, (벗을) 탈 로 쓰인데요.

    (말씀) 설 이나 (기쁠) 열 은 알겠고요.

    (달랠) 세 는 그 예로써 선거철 '유세(遊說)'로 알겠는데,

    (벗을) 탈 로 쓰인 예를 찾을 수가 없네요......

    누구없소 ?

  • 2010-01-22 10:42

    女가汝 대신 쓰이는 건 죽간에 적을 때 어쨌든 획수가 적고 간단하여 분당 300자를 써대기 위해서라고 이해할 수 있는데

    이해 안 되는 건 획수가 더 많은 說을 왜 획수가 적은 悅 대신 쓰는가 하는 점이죠.

    그런데 현재 중국 본토에서 사용하는 간자체에서는 說을 说이라고 쓰기 때문에 悅보다 획수가 적어지는데

    어쩌면 논어를 적을 때 사용한 서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 2010-01-22 11:20

    흠......

    무담의 상상력이 可也라.

    논어 짜깁기 편 - 무담 1장에 넣어 드리죠.

     

    두번 째 질문에 問啄 하고 있나요 ?.  흐흐흐

  • 2010-01-22 12:34

    질문이 여럿에다 각각의 난이도도 높아 정신 못 차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男女相悅之事가 아니라 男女相悅之詞가 맞다네요.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고려속요를 부른 이름이라서...

  • 2010-01-22 12:40

    옛날 어느 양반이 첫 아들을 보매 자식 이름 너무 뽀다구 나게 짓지  말라는 어른들 말씀에 따라 척(慽)이라 하였다.

    이 아들 자라나면서 주의 사람들과 척 지는 짓만 해 영 화목하지 못하고 투쟁의 나날을 살았다.

    둘째 아들을 본 이 양반, 이 아들이라도 주위와 잘 지내기 바라는 마음에서 협(協)이라 하였다.

    이 아들 자라나면서 주의 사람들을 돕는데만 바빠 자신을 챙기지 못하고 남루한 나날을 살았다.

    이에 이 양반 늦게 본 막내에게는 기쁜 마음으로 잘 살아라 하는 의미에서 열(悅)이라 하였다.

     

    뭐 이런 썰렁한 이야기는 아닐 듯 싶은데...

  • 2010-01-22 14:40

    우 하하하하.

    무담의 상상력은 가히 천하제일이네요.     컴 쪽의 일(직업)이 적합하구만요.

    거의 상상력만으로 80 %는 可也라.  ㅋㅋㅋ

     

    족보에 보면,

    그것도 파보()가 아닌 대종보(大)에 보면,  척(慽), 협(協), 열(悅) 이라는 이름이 나와요.

    이 것이 무엇이냐 하면, 종손(宗孫)이 본처에서 아이를 못 보고 있는 경우가 있는 데......

    이 때, 우리네 선조들의 방안은 ?  두구두구둥.......첩(妾)을 보는 것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이 첩에서 아들을 얻어요.  소위 말하는 서손(庶孫)이지요.

    이를 족보에 올릴 때, 이름을 '슬플' 척(慽) 으로 올려요.  아이 이름이 '슬프다'니......쩝.

    우리가 알고있는 서열차별의 사회현상과는 별도로 - 이런 차별이 언제부터 심하였는 지는 따로 공부해 봐야 합니다.

    족보에서는 존비() ·항렬() ·적서()의 구별을 명백히 하고 있지요.  종손이 보관하는 대종보(大譜)에는 ......딸(女)도 올라갑니다.

    참고로 파보(譜)는 지손들이 만드는 것이예요.  나중에 설명하지요.

     

    그러다가 또 첩에게서 아이가 생겨요.   ㅋㅋ  아이 잘 낳는 사람으로 어련히 알아서 구했겠어요 ?

    이름을 도울 협(協)이라고 지어서 족보에 올리지요.   아이 이름이 '돕는다'까지는 괞찬네요.

    그러다가, 기다리고 기다리던 본처 소생의 아이가 생깁니다. 

    '기쁠' 열(悅)이라고 올리지요.  소위, 적자(嫡子)인 것입니다.

     

    어떻게 셋이 나올 줄 알고, 가운데를 협(協)이라고 했나요 ? <- 무담님 질문.
    족보는 거의 10년 혹은 20년 단위로 Update 하지요. 

    따라서,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 이름을(족보 이름) 올렸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죠 ?  물론, 慽으로 끝나는 수도 있고....

     

    그러게, 조금만 기다리시지......조상님들 !!!!!

    이게 후손 들에게 얼마나 어려운 숙제를 남기는 데요. 

    이 것과 관련된 미치고 환장할 이야기는 다음 댓글로....... 

  • 2010-01-22 15:16

    장인 집안에는 수십년간 내려온 풀지 못한 숙제가 있었어요.

    종손인 장인이 가지고 있는 대종보를 쭈욱 따라 올라 가다 보면, 장인이 셋째 아들 '悅'자 孫입니다.

    20년 전 쯤에 장인에게 질문했었죠.  "어 ? 아버님은 여기서 부터 종손인가요 ?"

    (이런 무식한 !!!!!) 아무 말씀하지 않으셨죠.

     

    그러다가 어느 해에 大宗會 전체 時祭를 따라 간 적이 있는 데,

    전체 孫들을 대표하는 사람은 장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대표(종손)하여 절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는 조금 지나서 옷을 새로 갈아 입고,

    장인이 대표하여 한 무리의 사람들(종친회 사람들)과 따로 또 절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오잉 ? 무슨 시츄에이션 ?

     

    산을 내려 오는 길에 슬쩍 서울에서 함께 내려 간 어르신에게 이 상황을 물었지요.

    한마디로 "庶孫들이 판치는 세상이니....끌끌끌"    '오잉 ? 뭔가 있네.....'   하지만, 내가 관여할 사항은 아니겠지요 ?  질문 Stop.

     

    그러다가 몇 년이 지나서, 장인의 大宗譜를 기초로 족보의 派譜를 만드는 일을 도와 드리게 되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족보만 거의 100년을 찍어 온 곳이 있어요.  대전 근처 유성에.....

    그 곳에 인쇄된 것을 최종 점검하러 따라 갔었는데, 그 곳 사장님(?)인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가 지나 가는 말로 한 말씀하십니다.

    "이 집안도 시끄럽겠네......"   오잉 ?  시제 때 보았던 그 황당 시츄에이션이 오버랩 되었겠죠 ?

     

    그 할아버지가 위에 쓴 慽, 協, 悅의 비밀을 가르쳐 주더군요. 

    그리고 사실이라고...... 당신이 보관하고 있는 많은 대종보들을 증거로 보여 주면서.

    덧붙여서 "그게 이제 와서 무슨 소용이라고.....".  이 말이 내 귀에 한참을 웅웅 거렸죠. 

     

    그러고 보니,

    동생인데에도 悅자 할아버지의 묘가 慽, 協 할아버지의 산소 위, 중앙에 있고, 두 분은 그 아래 한 쪽에 치우쳐 있었죠.

     

    그 뒤, 몇 해가 지나서

    어느 해 시제에서 드디어(?) 전쟁이 터졌습니다.

    시제 때마다 꾹꾹 참던 장인 중심의 종친회에서 문제제기를 한 것입니다.

    사실은 그 전에 모임을 통하여 상대방이 정식으로 도전(?)을 하였데요. 

    척(慽)자 孫에서 우리가 嫡統(=종손)이라고.....

     

    두구둥....(다음 댓글에서....)

  • 2010-01-22 16:10

    당연히 장인은 대동보를 들고 설명했겠죠 ?  하지만, 慽자 孫들이 인정하겠어요 ?

    내 조상이 庶孫 이었다는 사실을.......

     

    여기에는 우리네 슬픈 역사가 있어요.

    장인이 들고 있는 족보도 길게 봐야 약 200 년 전 쯤 밖에 되질 않아요. (현존하는 最古의 대동보는 1500년 중반의 것) 

    그리고 일제가 3.1 운동 뒤에 문화침략을 정책을 쓴 것을 아시죠 ?

    이 때, 우리 민족혼을 없애려고 끈질기게 노력한 것이 宗孫 집안의 몰락이었습니다.

    종손으로 뭉친 이 씨족사회를 도통 어찌할 수 없었겠지요.

    (오죽하면 家를 지키려고 두 아들 중, 하나는 독립투사로, 하나는 친일파로 키운 종손집이 있었겠어요....)

    장인 집은 일제 때 모든 가산이 탕진됐지요.

     

    어쨌거나,

    일제가 취한 악날한 방법은 족보(특히 대동보)를 없애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수한 파본을 만들어 가문의 영광을 쫒는 사람들에게 하사하는 것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효력이 있는 것이 지금까지 설명한 척(慽)자 孫들을 이용하는 것이구요.  상상이 되시죠 ?

    척, 협, 열의 이름을 바꾸어 만들어서 Title도 멋지게 대동보라고 하고, 오래 된 것으로 가장하기 위하여 이것 저것을 더 써 넣어요.

    사실, 장인이 들고 있는 대동보나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가짜 대동보나 그 진위를 판단하기는 어렵죠.

     

    장인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그 쪽 대동보에는 중간에 유명한 조상이-대제학을 지냄- 아들이 죽어서 고향에 돌아 와 삼년상을 치뤘다는 내용을 화두로 잡고

    서울대 규장각 등을 쫒아 다녀서, 그것은 그 조상의 아버지가 죽어서 귀향하여 삼년상을 치뤘다는 편지 글(다른 사람의 문집 속에 있음)을 찾아 내서

    당신들이 가지고 있는 대동보가 엉터리이다  라고 증명하기도 하였죠. 

    법원에 갈 수도 없고.......ㅋㅋㅋ

     

    이런 우리네 슬픈 역사적인 배경 아래서, 장인 어른은 

    "이는 우리 모두의 슬픈 일이니, 내가 당신들의 뿌리를 떠들지 않는 이상, 그만 덮자" 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 것입니다.

    묘하게도 적통을 지켜온 장인집은 몰락하였으나,

    그 쪽 집안(庶孫들)은 일찍 부터 상공업에 종사하였고, 또 사놓았던 땅(농사를 짓기 위해)들이 도시가 커져감에 따라 그 쪽 종친회에 돈이 많았어요.

    해서, 산소를 거창하게 새로 꾸미고, 우리가 적통이다 라는 점을 보이려고 설단(최초의 조상 묘)을 만들려고 하고 ......

     

    그러다가 3년 전에 장인의 支孫 중, 한 분이 조상묘를 옮기려고 하는 데,

    현재의 비문을 해석하고 또 그 분의 문집들을 보시고 새로 비문을 지어 달라는 부탁을 받습니다.  

    내려 가서 보니, 거의 닳아 가는 한자가 빽빽한 비문에 이 慽, 協, 悅 의 비밀이 적혀 있는 것입니다.  현대판 '성배를 찾아서' 수준이죠 ?

    무서븐 조상님들 !!!!!  

     

    이 쪽 종친회에서는 난리가 났죠.

    그 쪽 종친회장과 종손이라는 분을 모셔서 어찌할 수 없는 증거를 보이고 ........

    (다음 댓글에 계속.....ㅋㅋㅋ)

  • 2010-01-22 16:34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으면 좋겠냐고 장인이 넌지시 제게 묻습니다.

    오래된 같은 성의 두 집안의 싸움이래요.

     

    제가 어찌 판단하겠어요 ?  그냥,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아버지, 족보가 왜 필요하죠 ?" 

    "........"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가끔 따라 가는 지금 종친회는 어르신들만 오시는데, 얼마나 유지 되겠느냐 하는 점과

    젊은이들에게 내 조상이 庶子였네를 알려서 무엇을 남겨 주겠느냐 하는 점이어요.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알고 계셨기에 더 질문하지 않으셨습니다. 

     

    이 쪽, 종친회가 열렸습니다.  장인 어른이 말씀하십니다.

    원래, 우리네 조상들이 족보를 만든 이유는 조상들의 훌륭한 삶을 본받아 후세에 전하라는 뜻과

    한 다리 건너면 모두가 우리 식구이니 누구와도 화목하게 세세손손 지내야 한다는 취지일 것이다.

    따라서, 이 비문은 없는 것으로 한다.

     

    그 뒤, 비문은 새로 만들어서 세워 졌습니다. 

    원래의 비문은 없앴는 지, 그 곳 땅에 묻었는지는 모릅니다. (史實의 보관차원)

    그리고 장인은 시제 때의 말썽을 없애기 위하여,

    그 곳(삼양사)에 있는 열(悅)자 할아 버지 묘소를 당신이 관리하는 종손묘지로 옮깁니다.

    그 쪽 종친회의 합의아래.

     

    또한 그 곳 삼양시제에도 참석합니다.   당신 종친들을 이끌고.....

    열(悅)자 할아버지는 안계시지만, 척(慽), 협(協) 할아버지가 계시기 때문에.......

     

    무담님.

    그러니까 함부로 이름 가지고 시비 걸지 말어.......

    다 좋은 이름이거니....하셔.  ㅋㅋㅋ

     

    그리고 이렇게 길게 댓글을 단 이유는

    "족보니, 종친회니 하는 것도 들여다 보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쉽게 현대적으로 판단하여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람 ?' 할 것은 아닌 그 무엇이 있어요." 라고 말하고 싶어서 입니다. ㅎㅎㅎ

     

    그나저나,

    이런 일들(종친회)을 누가 Follow-Up 한다냐 !!!!

    저 ~~~~ 천방지축 이우 3기 졸업생, 나 안수 가 19대 종손인디........끙 !

     

  • 2010-01-22 17:09

    이름 가지고 시비건 것 백배 사과드립니다만 덕분에 재미있는 이야기 들었네요. 감사 ^^

  • 2010-01-22 17:20

    아니, 이렇게 금방 꼬랑지를 내리면.....심심하잖어 !

    댓글수만 보면 치열하게 싸웠다고 생각하겠네....ㅋㅋ

     

    시비를 걸어야 또 잼있는 야그를 할 수 있자너.....무담.

    내일 봅시다.  영덕에 가죠 ?

  • 2010-01-29 10:04

    아침사랑님은 댓글도 길군요, 끙...밥먹고 다시 읽어야지...ㅠ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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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후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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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왈, 여성과 소인은 다루기 어렵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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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 후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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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강- 저는 즐거웠습니다만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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