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기시대의 경제학 5-6장 후기

뚜버기
2015-06-25 00:06
747

이날은 석기시대 경제학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야생의 사고에 이어서 읽어서인지 페이지가 술술 넘어갔고 의미파악도 수월했던듯합니다. 그렇지만 이책 역시 우리에게 여러가지 새로운 인식과 영감을 주는 텍스트였습니다. 다른 학인들에게도 강추하고 싶은 책이었죠~~

살린스는 호혜성에 대해 좀 색다른 정의를 내립니다. 호혜성이란 관대성에 의한 '무상의 선물'로 부터 공짜로 취득하려는 '도둑질'까지를 양극단으로 두는 연속적인 스펙트럼 위의 어딘가에 위치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것은 친족관계의 거리와 등급이라는 두 축과 연관되어 있다고 봅니다. 

호혜성과 재분배(풀링)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재분배 역시 큰 의미의 호혜성에 포함되고 재분배는 호혜성의 체계화라고 말하지만, 작은 의미로서 살린스는 호혜성과 재분배를 구분합니다. 그 이유는 두가지가 각각 서로 다른 사회조직을 수반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호혜성은 사이의(between)관계인 작용-반작용으로, 재분배는 사회 안의(within) 관계인 집단행동으로 이루어진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호혜성과 부의 관계에 대해서도 "빈부격차가 이타적 거래를 강제한다"고 말합니다. 이것과 관련해서 바로 월든의 사업단 사이의 빈부격차?가 화제에 올랐습니다. 호혜성을 전제로 월든이 운영될 경우, 사업단간의 빈부격차가 상호의존성을 강화함으로써  비경제적인 위험에 대한 대처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합니다. 

또 살린스는 원시사회에서는 신성한 식량은 너무 사용가치가 크기 때문에 오히려 교환가치를 가질 수 없다고 말합니다. 가까운 사이일 수록 식량을 거래하는 것은 비도덕적으로 여겨지는 거죠.  오늘날 식량이 교환의 영역에 들어온 것은 호혜성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게 된 사회이기 때문이겠죠.

한때 문탁의 밥당번이 밥값을 내고 밥하는 것에 대해 논쟁이 오간 적이 있습니다.  "밥당번의 노동을 착취"하는 것 아닌가라든가 "내가 한 밥을 돈내고 먹는게 이상"하다는 의문을 품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밥당번이 밥값을 내지 않게 되자 오히려 밥값내고 밥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 느낌은 아마, 밥당번이 밥값내는 것이 "문탁에서 밥을 나누는 행위의 신성함"을 드러내기 때문이었을 것 같습니다. 

원시사회의 교역은 무엇을 기준으로 행해졌을까. 재화가 교환될 때 거기에는 차별적 기준들이 설정되는 다양한 범주들이 존재했다. 지금처럼 모든 것이 화폐가치를 척도로 가지지 않는 "교환의 비결정성"을 원리로 교역이 행해졌다고 살린스는 말한다. 그럼에도 교환의 가치이론을 정립해야 한다는 점 역시 그가 강조하는 바이다. 앞으로 읽게될 그레이버의 가치이론이 이 연장선에서 나온 것이리라 짐작할 수 있다, 이전 복작세미나에서 읽었던 그레이버책의 프리퀄을 보게 된 듯해서 반가웠고 다시 그 책을 읽을때 새롭게 읽히리라 생각하니 의욕이 샘솟는다.

아뭏든 우정과 호혜라는 문탁의 원리와 작업장의 운영방식, 가격결정 정책을 설명해 낼 수 있는 이론적 도구를 <석기시대의 경제학>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다음시간에는 <석기시대 경제학> 서평을 써서 만나기로 했다. 

댓글 2
  • 2015-06-25 20:46

    ㅎㅎ 지난주 세미나가 쏙쏙 이해가도록 정리되었네요.

    이해는 되는 것 같은데, 낼은 어떻게 서평을 써가야하나... --;;;

  • 2015-06-26 18:57

    바로 옆  강의실에서 불독학이당의 왕왕대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세미나하는

    연구과정팀 공부가 궁금하여 후기 보다가

    궁금하여 질문 해요^^

    "호혜성을 전제로 월든이 운영될 경우, 사업단간의 빈부격차가 상호의존성을 강화함으로써

    비경제적인 위험에 대한 대처능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합니다"

    특히 '사업단 간의 빈부격차가 상호의존성을 강화한다'

    이 문장의 뜻이 궁금해요^^

    빈부격차와 상호의존성 사이에 어떤 활동이나 규칙들이 존재해서

    상호의존성이 강화되는 것인가요?

    그렇다면 그것의 실제 예나

    혹은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해 본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헤헤... 제가 또 작업자다 보니 이 문장이 가장 눈에 띄어서^^

    이 부분 설명  좀 해주세요 네?뚜버기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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