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화가 세상 모르고 산 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김소월
2010-11-12 11:14
2078

산유화

  

산에는 꽃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sanyoohwa.JPG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가고 오지 못한다는 말을
철없던 내 귀로 들었노라
만수산(萬壽山)을 나서서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도
오늘날 뵈올 수 있었으면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고락(苦樂)에 겨운 입술로는
같은 말도 조금 더 영리(怜悧)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었건만
오히려 세상 모르고 살았으면!

돌아서면 무심타는 말이
그 무슨 뜻인 줄을 알았스랴
제석산(帝釋山) 붙는 불은 옛날에 갈라선 그 내 님의
무덤에 풀이라도 태웠으면!

 

 bae.JPG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 없이 밤다다 돋는 달도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mola.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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