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주역 시즌3 3회차 후기!
경덕
2022-09-19 20:37
175
이번 세미나에서는 마르셀 그라네의 <중국사유> 1장과 2장을 읽었습니다.
1장에서는 중국 사유의 개념들(음양과 도 개념)을 세밀하게 분석하기에 앞서, 고대중국인들이 시간과 공간을 어떻게 인식했는지 살펴보고 있어요. 중국사유의 시간관과 공간관은 비개인적인 관념이고, 범주로서 이해해햐 하고, 추상적 개념들이 아니라고 합니다. 또 시간은 획일적인 운동이 이어지는 단조로운 기간이 아니고, 공간은 동질적 요소들의 넓이로 보지 않습니다. 시간과 공간은 구별하거나 규정할 수 없고 풍부한 표상들 간의 상호연대성으로 얽혀있습니다.
상호연대성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책에서 나오는 예로는 한겨울에 여름의 음조를 비파로 연주할 때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이 배합되는 경우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중국사유에서의 시간은 '그냥 시간이 아니러 좋거나 나쁜 때(기회)'라는 부분에서 왜 '기회'라고 표현했을까 하는 질문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때는 가치중립적인 '때'가 아니라 무엇을 하기에 좋거나 나쁜? 적절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때를 생각하게 되고 거기엔 가치 판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와 같은 '때'를 기회라고 표현한 것 같고, 다른 말로 하면 '타이밍' 정도로 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중국사유의 공간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봄날쌤이 가져오신 요제오복도 이미지 덕분에 중국사유의 공간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양으로 그려질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어요. 군주가 사는 곳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정방형의 공간 구분이 있다는 설명은 <춘추좌전>에서 나오는 요제오복도에서 확인할 수 있었고, 그 공간은 시간관과 맞물려 공간을 재구성하고 창조와 복원을 이루는 체계라는 점에서 통치철학에서 중요했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음과 양을 다룹니다.
우현님은 동양사상에서 볼 수 있는 남존여비 사상과 음양 개념을 현대의 시각으로 어떻게 볼 수 있을까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발제문을 써주셨어요. 자누리쌤은 음양을 다루는데 있어서 고대의 성적 분업에 따른 생활 양상이 음양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은 어떤 근거를 지니고 있는지, 또 시대별로 상이한 배경을 가진 자료에서 음양 개념의 동일한 의미를 추출해내는 것에 의문이 든다고 말씀하셨어요. 고은님은 음과 양은 어디서부터 기인했고, 오늘날 음양은 왜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나눠주셨어요. 그리고 저는 뜬금없이 문탁네트워크(그 외 제도밖 공부공동체)의 성비는 왜 여성이 훨씬 많은지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일 하느라 시간이 없어서? 섬세한 대화나 공감하는 소통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냥 원래 성별에 따른 차이 때문에?
중국사유를 현대의 감각으로 이해하고 현대의 언어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중국사유를 통해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계속 탐구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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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덕님의 차분한 후기를 읽으니 지난주 세미나 시간에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다시 기억나네요.
시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사유했던 고대에는 공간이 그대로 시간의 의미로도, 신분질서의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는게 흥미로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