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진보후집 <대당중흥송>

누룽지
2021-11-25 07:07
246

 

송은 공이나 덕을 찬양하는 글이라는데 이 글은 2/3정도는 피할 수 없는 사실이 나열되고 나머지가 송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 같다. 그래서 세미나 시간에 잔주를 읽고 설명해 주셨나보다.  안사의 난을 겪고 안정을 찾은 당나라를 칭송함은 한없는 칭송이 되긴 어려웠을 것 같다.    

운을 맞춰 잘 쓴 글이라는데 예습하는 과정에서 절대 알 수 없었던 나는 이런 말을 들을수록 더욱 막막하다. 하지만 그래서 더 든든하다. 이런 것들이 보이는 분들과 세미나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암튼 나는 나대로의 일을 해보면, 일단 이 글에서 몰랐던 것들을  후기에 적으면서 정리복습을 하려 한다.

噫噫: ‘아’ 라는 감탄사로 해석한다.

匹馬北方; 필마는 문맥상 홀로, 외로이.

戎卒前驅: 전구는 앞에서, 앞서서 달려갔다는 뜻이다.

二聖重歡: 두 성인은 현종과 숙종이다.(왕을 성인이라 칭하는 걸 들으면 알고 돌아서면 까먹는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는 드라마 대사도 많이 들어놓고도...)

石崖天齊: 하늘과 가지런하다는 것은 하늘만큼 높다는 것이다.(돌벼랑이 하늘과 가지런하다는 것은 어떤 모양으로 서 있는걸까? 라고 생각하던 나는 설명을 듣고 또 헛 상상을 했구나 했다.)

 

이 송을 지은 원결은 당나라 시인으로 성품이 고결하고 우국의 충정이 넘쳐, 전란으로 인한 인민의 고통과 사회상에 눈길을 돌린 침통한 작품이 많았다고 한다. 이런 소개 글을 읽고 보니 왜 송의 끝부분에서야 두 성인을 칭송하는 문장이 나오는지 더 알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는 표현의 기교보다 내용을 중시했다는데 이 유려한 글이 표현을 중시한 게 아니라면 표현의 기교가 화려한 글은 도대체 어떤 글들일까? 그의 대표작은 <舂陵行>이라는데 두보를 크게 감동시켜 거기에 답하는 시를 짓게 했을 정도였다 한다. 용릉행과 더불어 <賊退示官吏 幷序>라는 글이 자주 언급되던데 읽어보니 원결이 관리로서 백성들을 어루만지고자 했던 따뜻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래서 그 상황에서는 침통했나 보다.

 

여전히 나는 고문진보 속의 명문장들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는게 신기하다. 그리고 서경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역시 그저 감사한 마음이 크다.

댓글 1
  • 2021-11-28 20:17

    안록산의 난으로 피폐한 나라에서 고통에 찬 절절한 시들을 써내려간 두보 등을 생각하면

    솔직히 이 <대당중흥송>에는 감정이입이 되질 않아요^^

    원결이 고결한 성품을 지녔다니 그의 다른 시는 어떨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賊退示官吏并序>는 <당시삼백수>에 있는 시네요. 전혀 기억이 안난다는^^

    도적들에게 시달린 백성들에게 세금을 가혹하게 걷는 관리를 꾸짖는 내용이라

    샘이 시인의 따뜻한 마음을 느끼셨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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