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학교 시즌2 두번째 시간 후기

세션
2023-05-1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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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학교 시즌1의 데카르트는 지난 3월 복수초와 함께 시작됐었죠. 시즌2 스피노자의 ‘에티카’는 지난주 곳곳에 핀 때죽나무 꽃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시즌2가 시작된 지 1주일이 지난 지금, 때죽나무 꽃은 거의 시들었습니다. 이름과는 무관하게도 때죽나무과이면서, 때죽나무와 거의 똑같이 생긴 꽃을 피우는(화서는 조금 다르고, 꽃크기는 차이가 꽤 납니다) 쪽동백나무는 아직 꽃이 피지 않았더군요. (적어도 청계산 옛골 쪽에는요)

 

여행으로 지난주 못오셨던 요요샘은 컴백하셨지만 재선샘, 진달래샘, 형은샘(형은샘, 얼굴 좀 봅시다!)은 못오셨습니다. 다음 주엔 모두 뵙고 싶습니다. 지난주엔 ‘에티카’의 개론서였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에티카’ 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세미나의 특징이 있다면 음… 충격적이게도 ‘심화’였습니다. ‘에티카’ 첫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질문들은 ‘깊’~었고 단순한 개념이나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정리는 거의 없었습니다. 아마 이번 스피노자를 신청하신 쌤들의 상당수가 ‘에티카’를 강의나 세미나를 통해 이미 어느 정도 읽어보셨기에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경우는 13년전 문탁에서 ‘에티카’ 강의를 들은 기억은 있지만 너무 오래전이라 강의 내용은 완전히 삭제되었고, ‘에티카’ 책도 그 오래전 처음 몇 페이지 들춰보다 덮은지라 사실상 완전 처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은근히 기본 개념과 핵심 내용 요약 등등의 평이한 세미나를 기대했건만….  제가 그토록 돌아오시길 기다렸던(?) 요요샘을 비롯해 늘 독특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질문들로 매 셈나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빛내 주시는 정군샘ㅋ, 진정한 친구로 여기지만 늘 혼잡함을 선호하시며 제게 다소(?) 배신감의 상처를 살짝 선물해 주시는 아렘샘, 호수샘, 거기에다 새로 오신 세븐샘, 지음샘, 정중동샘까지… 많은 샘들께서 ‘난해한’ 셈나를 위해 ‘적극적이지만 자연스럽게’ 합세해주신 덕분에 안일했지만 나름 간절했던 제 바램은 산산조각났습죠^^ 새로 오신 네 분 샘들 진심 환영합니다. 앞에서 제가 말씀드린 철학학교 기존 4인방을 능가하실 듯합니다. ㅎㅎ

 

셈나에서 했던 논의들은 다들 아시다시피 간단히 정리해보면 에티카의 구조(‘에티카’에서 ‘정의’의 위상, 세븐샘), 서술방식(스르륵샘), 지성의 주체(세븐샘), 자기원인(요요샘), 자유와 필연성(아렘샘), 영원성(호수샘), 본성과 본질(정군샘, 호수샘), 그리고 실체/실재/속성 관련 기타 질문(가마솥샘, 지음샘, 정중동샘, 앙코르석공샘, 여울아샘, 봄날샘 등 다수샘들) 등입니다. 그 외 요요샘이 제안하셨던 신존재증명 4가지와 데카르트 비판에 대한 내용이 있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토론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편의상 질문들을 실체/실재/속성 질문과 그 외 질문들을 나누어 나열했을 뿐 자기원인, 자유와 필연성, 영원성, 본성과 본질 등에 관한 질문들은 별도의 질문들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키워드를 다르게 잡은 실체와 속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질문들인 셈이죠. 그러고 보니 메모가 없었음에도 1부 전반기에서 나올 법한 질문들은 거의 다루어졌던 듯합니다. 양태는 아직 별로 나온 게 없고요. 이 질문들에 대한 샘들의 답은 질문지와 기록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겠죠^^ 죄송합니다. 토론 내용 중심의 후기가 체질이 아니라. ㅎㅎ 다만 질문들 중 본성과 본질에 대해 이 둘이 다른 것 같다 정도는 이야기했던 것 같은데 어떻게 다른지도 우리가 이야기 했었나요?  시간이 난다면 셈나 질문파일과 셈나 내용을 비교해 복습하고 싶긴 합니다. 셈나에서 공부한 내용 중 더 이야기하시고 싶은 게 있으시면 댓글을 이용해 주시죠.

 

 ‘에티카’ 본 책 첫시간에 느낀 점은 좀 더 자세히 열심히 읽어야 하나? 였는데요. 쌤들께서 저는 생각하지도 않았고 생각할 수도 없는 깊이까지 읽고 계시다는 느낌이 좀 들어서였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전 역시 계속 대충 읽을 것 같습니다. 대충 읽다 문득 생각나면 질문하는 정도겠죠. 그래도 모든 철학책을 자연학 공부라고 생각하는 저는 에티카가 끝날 때쯤엔 때죽나무랑 쪽동백나무에게 ‘어차피 지구에 같이 사는 양태들인데 나 좀 끼워달라’고 말할 수 있게 되는 바램 같은 건 갖고 있습니다^^ 쌤들 모두에게도 '에티카'가 의미있는 셈나가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댓글 10
  • 2023-05-20 09:18

    아하! 질문들이 그렇게 묶이는군요. 정리가 됩니다.
    정의, 공리, 증명으로가는 이 책을 어떻게 주제로 묶어 봐야 했는데...역쉬~~~

  • 2023-05-20 09:27

    저는 세션샘의 질문과 그 해설(속성의 홀로그램적 발현설?)에 "독특한 정신세계"와 "단순한 개념이나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정리" 따위를 뛰어넘는 "깊~"은 질문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세미나에 앞서 세션샘 질문을 읽고 스피노자가 데카르트의 실재적 구별을 속성의 구별에 그대로 적용한 것이나 이어서 수적 구별과 실재적 구별의 차이 같은 것을 이야기하게 될 줄 알았는데.. 홀로그램과 DNA가 등장하고 표상 방식 등이 논의되어 음, 좀 놀랐습니다. 전에 속성들을 노란 안경과 파란 안경 따위로 비유하는 것은 들어보았지만 세션샘의 방식은 참 신선했습니다. 스피노자가 표상을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는 정군샘의 해석도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에티카에서 1부가 제일 재미있더라고요 ㅎㅎ 소수 의견인가요? ㅋ 지난 시간 여러 샘들의 밀도 높은 질문과 논의 덕분에 앞으로 더 꼼꼼히 읽게 될 동력을 얻은 것 같습니다. 세션샘의 후기가 뭔가 이불 속에서 함께 키득거릴 때의 기분처럼 재미있고 아늑해요 ㅎㅎ 매주 써주시면 좋겠어요.

  • 2023-05-20 18:00

    저는 지난 주 거의 매일 문탁 뒷산 산책을 했어요. 광교산 자락에 한창인 때죽나무꽃이 바람에 떨어지는 게 아쉬워서요.
    매년 봄 때죽나무꽃 피고 지는 것을 보려했지만 인연이 딱 맞아떨어지지 않으면 그 꽃핀 것을 놓치고 봄을 보내는 때도 많았거든요.
    올해는 무슨 복인지 1시간 산책길에 좋아하는 꽃을 실컷 보는 호사를 누리고 있네요. 물론 뒷산 도롱뇽 안부도 함께 확인하고 있고요.
    역시, 언제나 새로운 궁금증을 던져주는 세션님 덕분에 쪽동백나무꽃을 찾아보니 동네 뒷산의 꽃은 때죽나무가 확실하군요!^^(꽃달린 모양이 총상화서가 아니에요.ㅎ)

    사실 정리16에서 "신의 본성이 무한하게 많은 속성을 지니고 있고..."와 관련하여, 그 무한하게 많은 속성을 지각하는 지성은 사유속성에 속할 터인데, 지성이 연장속성을 지각하는 것과 사유속성을 지각하는 것이 같다면 어떻게 같고 다르면 어떻게 다른지 묻고 싶었는데, 다른 일로 머리속이 복잡하기도 하고, 이런 의문이 말이 되는지 안되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질문을 할까말까 망설이다 그냥 넘어갔어요. 그런데 세션님의 이야기속에서 나온 그 속성들과 관련된 홀로그램의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무한하게 많은 속성들과 사유속성의 관계를 제가 너무 평면적으로 일차원적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이 문제를 떠올려보니 이게 질문이 될 수 있는지 아닌지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보아야겠어요.

    여러 선생님들의 질문과 토론을 통해 에티카를 좀 더 깊게 만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기분좋은 세미나였어요. 감사합니다.^^

  • 2023-05-20 18:20

    일단 먼저 달면, 저는 제가 우리 세미나에서 비교적 평범한 편인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23-05-21 21:36

      일단 먼저 답하면, 과연 그럴까요? 지나가다 웃습니다. ㅎㅎ

  • 2023-05-21 23:30

    저는 일단 지난 세미나에서 이야기 한 것 중에 더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본성-본질에 관한 것과 스피노자적 실체의 성격 문제입니다. 일단 '본성-본질'은 그래서 세미나가 끝난 다음에 해당 개념들이 나온 문장들을 찾아봤는데, 일단 '본성'이라는 표현은 항상 어떤 '운동성' 또는 '무언가 일어나고 있음'이라는 의미가 실려있습니다. 이를테면 정의7에서 '그것의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서만 실존하고'라거나, '실체의 본성에는 실체의 각 속성이 그 자신에 의해 인식되거나' 같은 식입니다. 이게 잘 전달이 될지 모르겠는데, '실존'이나 '인식'이나 무언가 '일어나고 있는 것' 또는 '생산', '운동' 이런 의미가 실려있는 말들이죠. 그래서 이 본성natura는 후에 나올 코나투스conatus(존재를 지속하려는 노력)과 관련되는 걸 겁니다. 그에 비해 '본질essentia'는 '구성된 것'이거나 '함축하는 것'과 연관됩니다. 예를들어 '던져진 돌'의 본성은 던져진 방향으로 운동하는 것이고, 그것은 '던져진 방향으로 운동하는 본질'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단은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어요. 더 생각해 보겠습니다.
    두번째 '실체'의 성격과 관련해서는 철학사적인 맥락은 세미나 때도 어느 정도 이야기한 것 같고요. 스피노자의 '실체'는 '표상을 넘어선다'고 말씀드렸던 것 같은데, 이건 역으로 스피노자가 아리스토텔레스나 데카르트에게 '그렇게 종차로 설명하거나, 한정된 속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실체가 정말 실체라고 생각하는 거야?'라고 묻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실체'가 정의상 이미 '전체'라면 그것은 '유한한 존재자'의 의식에 '재현적'으로 포획되지 않을 겁니다. 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정리 30번대 구간에서 조금 더 해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저도 호수샘 말씀대로 1부와 2부가 에티카에서 가장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또 이게 3, 4, 5부를 읽고 난 다음에야 1부의 재미가 다시 살아나는 면이 있는 것도 분명한 걸 보면 참 절묘한 텍스트인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제가 이런 이야기를 잘 안 하는 편인데) 새로오신 샘들께서 씩씩하게 말씀해주셔서 몹시 감동받고 있습니다 ㅎㅎㅎ (이런게 독특한 정신세계?)

  • 2023-05-22 09:54

    세션샘의 후기 덕분에 2회차 세미나 풍경이 그려면서 자연스럽게 복습이 되는 느낌입니다.
    때죽나무 꽃 시즌에 시작된 스피노자 읽기가 고통스럽지만 조금씩 즐거워 지는 중입니다.
    저는 제가 질문으로 올렸던 내용 중에 '정의'(定義)와 관련해 발췌했던 내용을 공유하는 것으로 후기를 갈음하려고 합니다.

    스피노자는 '정의가 모호하다'는 브리스자가의 질문에 편지 #9(<스피노자 서간집>아카넷.59p)에서 "(제기된) 난점들은 "정의(定義)의 종류에 대해 구분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본질만을 찾아야 하고 본질만이 의문시되는 대상에 적용하는 정의와 오직 검토 대상으로서 제시된 정의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를 설명해야 한다"고 답변합니다.
    1) 실재적 정의: 객관적인 존재인 실재들을 명확하게 표방 2) 명목적.약정적 정의: 자유롭고 자기 충족적. 일종의 약속으로 분류.

    "(<에티카>에서) 정의는 주어진 맥락서 어떤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순전히 약정적인, 일종의 협약이나 장치다. 정의가 참인지 거짓인지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약정적 정의는 사실 순전히 임의적이다. 다만 맥락 안에서 일관되게 사용되기만 하면 된다."
    어쨌든 스피노자가 정의를 규정하면서 '나는 ~으로 이해한다'는 말을 굳이 덧붙인 걸 보면 '본성상'(?) 친절한 성품이 아니었나 나름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정군샘의 책 <세미나책>(봄날의 박씨)에서 스피노자 언급 부분이 있어 남깁니다.
    "저는 워낙 무슨 책을 읽고 나면, 특히 그것이 철학책이라면 온 마음 가득 팬심이 차오르는 사람입니다....'스승님' 스피노자를 읽으면 '왜 하필 기하학적 방법에 따라 서술하신 거지, 어렵게' 하는 것과 동시에 '드디어 내가 인생의 지표로 삼을 만한 철학을 만났다!'하는 그런 사람이지요."(위의 책 129p).
    제 생각도 정군샘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스피노자 <에티카>를 읽는 동안 만큼은 잠시 '스피노자주의자'가 돼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합니다.

  • 2023-05-22 13:10

    혼잡함을 선호한다기보다 혼잡함과 애매함에 덜 불편해하려고 수양중이라고 여겨주시지요. 진정한 친구라면 약한 배신 정도는 받아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수양에 끝이 있을까싶습니다만...이럼 영원토록 배신당하실텐데 큰일입니다.

  • 2023-05-23 00:37

    세미나 녹화본을 듣는 건 매우 힘들 것 같아서 시도도 안 했었는데요. 이번 주말에 약배속으로 중간 중간 멈춤하며 들으니 전체 맥락도 잘 잡히고 좋았습니다.
    저는 이번 시간이 실체, 영원과 같은 개념들을 국어사전부터 찾아보게 되고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과정이 재밌게 느껴집니다. 데카르트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 사실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고, 세션샘이 말씀해주신 아리스토텔레스의 실체도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원을 아렘샘이 주신 팁처럼 ‘항상 현행적인’으로 번역하면 부드럽게 독해가되는데요. 그렇다면 플라톤의 혼의 불멸성은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지네요. (다음주도 결석하게 되어 아쉽네요. 궁금한 점들은 알아보겠다는 다짐으로 댓글을 답니다~ )

    • 2023-05-23 23:01

      저도 서양철학사에서 실체 개념이 가장 재밌는 것 같아요.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칸트에서 실체 개념의 변천사는 각 철학자들의 철학 자체인 것 처럼 느껴졌었어요. 재선샘 담담주엔 꼭 오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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