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전환을 위한 다른 상상 1강 후기

풍경
2021-09-09 11:57
302

뚜버기샘의 금요클래식은 너무 반가운 강의 소식이었다. (어쩌면 시대의 방향을 찾는 이들의 기다림이 이지 않을까!)

그러나 강의 전에 책은 읽지 못했다. 언제나 끼어드는 갑작스런 일 때문에....

 

오늘 <라이더 유니온>위원장 박정훈씨의 글을 읽었다.

“자동차가 오고가는 도로는 배달노동자들이 끊임없이 생산활동을 하는 일터다. 도시 전체를 돌리는 거대한 컨베이어벨트가, 시민들이 살아가는 마을 위에 배달 플랫폼이 거대한 공장을 지어버렸다”

플랫폼을 이렇게 상상해 본 적이 없어서 충격적이었다.

이 충격은 “원시사회를 배움으로써 우리가 가진 근대 서구 문명이 인간 세계의 기본전제가 아니라는 점을 배우고, 우리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회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불문율 같은 전제가 깨지는 느낌을 받는다.

근대 서구 문명이 인간 세계의 기본 전제가 아닌 것이, 지금 세대에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좋은 글이라 가족 카톡에 글을 올려 모두 읽어보라 했고, 저녁밥을 먹으면서 읽어보았느냐? 어땠냐? 소소한 물음이 오고 가다 드뎌, 내 복장이 터지는 소리가 났고, 남편은 내가 왜 답답해 하는지 이해를 못했다. “자본주의가 원하는 이익추구의 사회가 현실이지 않느냐? 그럼 어떤 것이 현실이냐?”는 남편의 물음에, 왜 난 내남편은 다른 시각을 가진 줄 알았을까!.......)

그러면서 이번 뚜버기 샘 강의에서 주제가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상상을 해야될지 갑자기 마음이 너무 무거워졌다.

(이제 내 나이에 마음 무거운 것은 치명타가 된다.)

그래도 ‘해답은 뚜버기 샘의 강의안에, 모스가 문제의식을 풀어가는 과정에 있을 것이다’라는 희망으로 이번 강의를 꾸준히 들으려한다.

 

모스는 ‘선물’을 계약의 태고적인 형태라고 했다. 자발적 증여이지만 실제로는 의무적인 계약이라고 한다.

또한 사회계약의 기원이 국가 탄생 이전, 우리 사회에는 원시적인 사회의 ‘전체적인’사회적 사실에 주목했다고 한다.

(동양철학을 하는 나로서는 이 말이 얼마나 다행인건지, 순자와 한비자의 법가적인 인간관과 대척할 뻔 했는데, 왠지 그렇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감이 왔다.)

그래서 선물은 선사품이지만 실제로는 엄격하게 의무적이고, 이행하지 않을 때는 사적이거나 공적인 싸움이 일어난다.

어쩌면 이와 같은 세상에 잠깐 살아봤던 것 같다. 어린시절, 누군가가 준 선물이 요긴했다는 말을 동네에서 자주 들었다.

그것이 어떤 때는 고기였고, 어떤 때는 쌀이었다. 잊지 않고 계속 말씀하셨고, 내가 알고 있기를 바랬다.

 

 

 

댓글 2
  • 2021-09-09 16:20

    "이제 내 나이에 마음 무거운 것은 치명타가 된다." 

    일리치 약국의 갱년기편의 세미나를 함께 해요~

  • 2021-09-09 18:01

    "내 복장이 터지는 소리가 났고" ㅋㅋㅋ 음성지원이 되네요.

    샘, 모스 뿐만 아니라 순자와 한비자에서도 사회를 새롭게 보는 시각을 찾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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