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밀한 세미나 1주차 후기

송우현
2022-02-14 15:00
216

 

 

어느덧 농밀한 세미나의 첫 시간이 지나갔네요! 오랜만에 오프라인 세미나라 긴장도 많이 했는데 어찌저찌 무사히 끝났습니다ㅎㅎ 멤버는 저와 선집에서 같이 사는 만복, 우주소년에서 일하며 식물세미나를 하고 있는 현민, 최근 퀴어링, 식물, 주역 등 여러 세미나에서 얼굴을 비추고 계시는 경덕님, 저와 현민의 친구로 찾아온 수련까지 총 다섯 명입니다. 어떤 케미가 만들어질지 기대가 되네요ㅎ

 책 <가장 공적인 연애사>에 대해서는 대체로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지만, 문제의식을 깊이 파고들지 않고 있어서 아쉽다는 평이었습니다. 고대사회 때부터 이어져 온 가족 집단의 형성, 재산과 자본주의 체제에 따른 결혼과 연애의 탄생, 근대의 핵가족 이데올로기와 현대의 무의미해진 가족, 연애와 섹스의 분리 등... 인트로로 가볍게 정리하고 시작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괜찮을 것 같아요.

 다들 불편한 점도 한두개씩 있었는데요, 수련은 저자도 인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너무 이성애, 헤테로 중심적으로 쓰인 느낌에서 거부감이 들었다고 해요. 현민도 저자가 포르노에 대한 문제점을 더 깊게 파고들지 않고 나이브하게 마무리 짓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하고요. 출판사의 검열과 제재도 있었겠지만, 더 심도 있게 다뤄야 할 부분들을 너무 가볍거나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마무리하고 있는 태도를 비판했습니다.

 경덕님과 만복은 각종 자료과 과학적 근거들을 너무 편한 대로 인용한다는 점에서 조금 이상하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이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지만, 가볍게 정리하는 책으로써 생각하자고 이야기가 됐지요.

 

 또 주로 이야기가 나왔던 부분은 폴리아모리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주로 독점적 이성애 중심의 분위기가 만연한 사회에서 살아왔고, 그런 방식으로 연애를 해온 저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흥미로우면서도, 직접적인 경험이 없으니 정말 가능한 것인지, 자신의 파트너가 다른 애인이 생긴다는 것을 어떤 감정으로 이해할 수 있을지 궁금해했습니다. 이에 대해 수련은 상대적으로 폴리아모리적인 성향의 관계를 맺고 있어서(본인은 굳이 특정하지 않으려 했습니다만) 조금이나마 도움을 얻을 수 있었어요. 저는 책에서도 언급되지만, 우리가 특정 성향에 대해 생각할 때 경계선을 명확히 하고 그 경계선 안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를테면 폴리아모리는 파트너가 누구랑 자든 쿨하게 넘겨야 하고, 독점욕은 아예 없어야 하고…. 이래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폴리아모리도 당연히 질투라는 감정은 있을 수 있고, 욕망은 항상 변용 가능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그 상상력을 넓혀야하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수련의 관계를 특정 관계라고 부르지 않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가족의 해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각자 어떤 가족관계 속에 있는지도 이야기를 나눴는데, 다 쓰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이만 줄이겠습니다ㅎㅎ 앞으로 서로 친해지면 더 많은 이야기가 활발하게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다음 주는 <S&M 페미니스트> 책이구요, 1부의 '분노, 공포와 고통'(188쪽)까지입니다. 89쪽까지의 발제를 권경덕님이 맡아주시고, 188쪽까지의 발제를 제가 맡을게요! 다른 분들도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을 간단하게 메모해오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회차에 뵈어요!

 

댓글 1
  • 2022-02-15 18:57

    책에서 인용된 여러 가설들이나 저자의 뇌피셜이 흥미로우면서도 의문이 남고 뭔가 아쉽고...  출간되지 못한 숨은 챕터가 있다고 해서 궁금하긴 한데 메일을 보내볼까 고민중입니다ㅎ  다음 책은 한층 더 농밀한 책이라서 그런지 도서관에서는 찾기 힘드네요. 얼른 구매해서 읽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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