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석만들기-두번째 금요일

요요
2017-02-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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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오후는 기억의 교실 방석 만드는 날,

점심 먹고 마침 눈 앞에 있던 히말라야를 끌고 월든으로 가니..

아이고~ 테이블엔 옷이 산처럼 쌓여있다.

노라의 지인이 월든에 기증한 옷이란다.

이미 한차례 폭풍쇼핑을 마친 히말라야는 내게도 옷을 고르라고 꼬드긴다.

나는 누군가가 뭘 골라줘야 입을 수 있는 쇼핑 무능력자임을 아직 히말라야가 모르는 게 분명하다!

깨알샘이 아는 그 비밀을 언제쯤 히말라야가 알게 될지? ㅋㅋ

재단을 시작하려니 이번 주부터  4일 근무를 시작한 베짱이 목수 지원이가 들어와서 앉는다.

건달바가 또 옷을 들고오고, 용도협의 류순양씨가 살림살이와 옷을 한보따리 들고 오면서

월든은 다시 한 번 소란스러워진다.

지원이는 친구 범석이의 석사논문을 소리내어 읽기 시작한다. 

논문이란 놈 참 재미없게도 쓰네 투덜거리면서..

웃는 소리, 미싱 돌아가는 소리, 가위질 소리, 옷고르는 소리, 책읽는 소리,

소리가 넘실대고 웃음이 파도처럼 밀려갔다 밀려온다.

토용과 지금, 띠우가 어느새 미싱으로 박음질을 끝내주어 모두 앉아서 상침을 시작한다.

이제 조용히 바느질에 몰입할 시간..

지원이가 1반 아이들의 약전을 꺼내 민희의 약전을 읽기 시작했다.

조용히 바느질을 하는데.. 지원이의 목소리가 어느새 흔들리고 있다. 

눈물 콧물 훌쩍이며 읽는 그 소리에 덩달아 콧날이 시큰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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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토요일, 광화문에 갔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아이들의 이름을 길에 붙이고 있었다.

2학년 1반 해인이와 민지, 그리고 민희의 이름이 또렷이 눈에 들어왔다.

댓글 1
  • 2017-02-22 09:41

    그  다음 바느질 때 지혜도 약전읽다 울먹이며 결국 읽지를 못하더라구요.

    비슷한 나이대를 살아가는 지혜에겐 더 아프게 다가온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