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교실 방석만들기-고전공방
세콰이어
2017-03-22 23:21
650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
진도 해상 근처에서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1072일 만인
2017년 3월 22일 오후 8시50분 인양작업을 시작했다.
뉴스를 통해 인양 작업이 시작되었음을 알았다.
팽목항에서 인양작업을 바라보던 미수습자 조은화양 어머니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갑작스런 인터뷰 탓인지 앵커는 '혹 인양이 안되면 어떨것 같은지', '현재 기분은 어떤지'와 같은
다소 무리한 질문을 했다. 그걸 물어야 알까.
은화양의 어머니는 울음을 삼키며 "다함께 기도해 달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세월호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나는 괴롭다.
중고등학생을 둔 학부모인지라 여느 사건보다 감정이입이 잘 된다.
그래서 늘 눈물이 난다.
어제 처음으로 고전공방 세미나를 마치고 동학들과 기억교실 방석 만들기에 참여했다.
앞선 두번의 시간은 개인적인 일정 때문에 참여를 못했는데
남은 두번의 기회는 고전공방 동학들과 꼭 함께 하고 싶다.
깨알샘의 약전 읽기로 방석 만들기는 묵묵히 진행됐다.
송희와 슬기의 약전을 읽었다.
특히 송희의 사연은 가슴아팠다.
부모님의 이혼, 엄마의 근무력증만으로도 벅찬 10대를 보낸 송희는
하루빨리 졸업해서 스스로 돈을 벌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내키지 않았던 여행길을 나선 송희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사이 좋은 친척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지냈던 슬기의 이야기는
내 아이의 이야기이자, 내 아이 친구의 이야기처럼 낯익었다.
공부방 화장실을 편하게 쓰지 못할 정도로 예민한 아이였지만
성실성과 끈기가 있었던 탓에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내는 슬기였다.
아....이 아이들의 지극히 평범하고,
낯익은 일상의 에피소드들이 너무 가슴아프다.
눈물, 콧물 찍어내느라 바늘이 손가락을 찔러도 들여다 보지 못했다.
세월호 인양을 시도하는 오늘,
전직 대통령은 7시간동안 조서를 꼼꼼히 들여다 봤다고 한다.
세월호가 침몰하던 그날의 7시간 행적은 아무도 모르지만
검찰 조사를 마치고 7시간 조서를 확인한 전직대통령의 이야기는
뉴스를 통해 전국민이 알게 됐다.
국정농단으로 전대통령의 측근이 얼마를 챙겼는지,
권력을 남용해서 어떻게 이궙을 개입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관심도 없다.
내 평생 살면서 몇억, 몇십억 되는 돈을 구경할리도 만무한데
그들은 몇천억, 몇조를 주무른다고 한다. 감도 안온다. 얼마나 큰 돈인지.
감이 안잡히니 화도 안난다.
그러나 세월호 침몰은 다르다.
그래서 세월호 침몰은 잊을 수 없다.
내일 아침 뉴스를 통해 세월호 선체를 보게 되길.
돌아오지 못한 9명이 무사히 가족에게 돌아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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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누워만 있는 선체를 보고 있으려니 여러가지 마음이 왔다가 사라집니다.(23일입니다)
<더 북>에서 약전 릴레이 읽기를 기획하면서, 또 세콰이어의 글을 읽으면서, 인양을 바라보면서...
또 눈물이 납니다. 이제 주책맞은 눈물은 그만해야 싶은데 왜 계속 이러는지.....
다음 달에 <더 북>에서 방석만들기를 하는데...
따뜻한 곳에 앉아있으라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