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lay 밀양 ②] -문탁 청소년들, 현장에서 배우다 (2013)

관리자
2017-07-1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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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가을, 밀양과 첫 인연을 맺었지만, 어쩌면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2012년 12월 19일 박근혜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한전은 기다렸다는듯이 초고압송전탑 공사를 재개했습니다.

하여, 밀양 주민들은 엄동설한에 트럭한대를 몰고 서울의 심장 강남으로, 강남의 한전본사 앞으로 돌진하셨습니다.

그곳에, 한전 본사 앞에 천막을 치고 무기한 릴레이단식농성에 돌입하신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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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기억합니다. 그분들의 절박한 심정을, 간절한 호소를!

힘이 닿는대로 저희도 힘을 보태기로 했습니다. 아니 어쩌면 의지가 필요없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분들의 마음이, 호소가 저희 심장에 와 박혔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리플레이할 포스팅은 2013년 2월, 한전 본사 앞 릴레이단식에 릴레이응원을 나갔던 저희 활동 중 하나입니다.

당시 문탁에서 '소수성의 정치'라는 주제로 공부하고 있던 고등학생들의 지지방문 후기입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저희의 소식을 [너른마당] 다* 까페에도 올리기 시작했고 (당시에는 [너른마당] 다* 까페가 활성화되어 있었지요^^)

밀양분들도 문탁네트워크를 기억하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알아보는 친구가 된 것이죠^^ 

 

                                         

                                     문탁 청소년들, 현장에서 배우다 

(by 2013. 2. 21 <문탁풍경>

 

 

 

겨울방학동안 문탁에서 <대한민국사>도 읽고,  장애인이동권투쟁에 관한 다큐도 보고,  <밀양의 눈물>도 본 친구들.

정치는 '소수자'들이 몸으로 자신의 소문자 history를 써가는 것이라는 저의 말을 무척이나 진지하게 곱씹던 친구들 열두명이

오늘 서울 강남 한복판, 한전 건물앞 밀양 송전탑 반대 농성장에 모였습니다.

(아이들 몇명은 그곳, 강남을 처음 가본다더군요...하하하......)

 

이 아이들 어제 수업이 끝난 후 밤 12시반까지 스스로 구호를 만들고, 퍼포먼스를 만들고, 피켓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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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를 만드는 모습은 정말 자유분방합니다.

밤 열한시의 문탁 강의실은 이런 모습으로 변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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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열시, 대부분의 아이들이 농성장에 집결했습니다.

오늘은 단장면 태용리의 구미현, 고준길 김옥희 주민분들이 농성장을 지키고 계셨습니다.

아이들은 고준길 어르신께 밀양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듣습니다.

최근,  몇몇 국회의원들의 중재로 한전측과 협상이 진행중입니다만......별로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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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가 되어 서문앞에 섰습니다.

아이들은 퍼포먼스로 밀양아리랑을 준비했습니다.

 

"날좀보소 날좀보소 날~좀 보소

 송전탑에 짓밟히는 날좀 보소(1절)

 우리소원 별거없고 살려주소(2절)

 아리아리랑 쓰리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고개로 넘겨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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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지혜 선생님도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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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의당 김제남 의원실 식구들도 함께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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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공주에서 꼬마들도 왔습니다.

오늘 비주얼은 한마디로 끝내줬습니다.

아이들 왈, "우리들의 무기는 비주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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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한전식구들, 점심 먹으러 나오는 사람이 별로 없습니다. ㅠㅠㅠ...

거리가 한산합니다.

그러면 우리끼리 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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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을 빙 둘러 피켓산책도 합니다.

아이들은 한전의 규모에 깜짝 놀랍니다. 곳곳에 쪽문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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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정문앞입니다.

한전의 슬로건이 '그린 스마트 에너지'랍니다. 그걸 패러디한 아이들의 구호. "구린, 숨막히는 에너지!!"  깜찍하지 않나요?

 

 8.JPG

 

점심을 먹고 오는 한전식구들을 향해 크게 소리칩니다.

"점심!!"  이라는 선창에 (주로 태홍이가 했습니다)  "맛있게 드셨나요?" 라고 소리치고

"밀양!!" 이라는 선창에 "지켜주세요"라고 소리쳤습니다.

 

10.JPG

 

무담님이 오셔서 아이들에게 점심을 쏘셨습니다.

단식농성장에 와서 점심을 먹는다는 게 좀 걸렸습니다만.......아침도 못 먹고 온 아이들이 너무 허기져해서....할 수 없이 밥을 먹였습니다.

밥을 먹고 다시 농성장으로 와서 주민들과 질의응답을 벌였습니다.

 

아이들은

주민들이 생각하는 대안은 무엇인지?

왜 탈핵구호를 전면에 내걸지 않는지?

지중화가 과연 대안이 되는지, 그건 또 다른 환경파괴가 아닌지? 질문했습니다.

 

11.JPG

 

용태리 주민들도 아주 말씀을 잘 하시더군요.

밀양 주민분들은 이제 투사 + 이론가 + 선전가 + 선동가를 합쳐놓은 새로운 형상으로 변모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에 한말씀 덧붙이셨습니다.

이건 내 이야기이니까 학생들이 자료도 더 찾고 공부도 더 해 보세요~~ 라고!!

 

오늘 어르신들의 이야기에서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 말씀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8년간 싸우면서 처음 7년간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작년 초 이치우 어르신께서 분신자살한 이후 밀양의 싸움이 알려지면서 많은 연대와 지지, 지원을 받았다.

사실 이번 상경농성도 걱정이 많았다. 텐트를 트럭에 싣고 올라오면서 과연 텐트나 칠 수 있을까, 텐트도 치지 못하면 돌아가서 주민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하나...마음이 무거웠고, 다시 돌아가고도 싶고...그랬다.

그런데 쌍용, 용산 등에서 오셔서 순식간에 텐트를 쳐주셨고, 또 다시 연대의 힘을 느꼈다.

그리고 이제는 무엇보다 그 힘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끝까지 갈 수 밖에 없다.....................고 하시더라구요.

 

너무 소박하고, 너무 진솔하신 말씀이셨습니다.

그곳 농성장에서,  사람의 도리가 통하는 그곳에서 오늘도 또 많이 배우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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