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224 메모_미학오디세이2~3(모던타임스)

조규혜
2019-02-24 15:47
218

1. 정합적이면서 동시에 완결된 형식 체계의 오류. 불완전성의 정리가 밝혀낸 논리실증주의의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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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삼각형을 어떻게 서사로 이끌어 올 수 있을까?

이미지는 (그리긴) 쉽다. 실제 물질로도 (만들기에) 쉽다. 쉽다라고 표현하는 것에는 비교가 들어있다. 삼각형의 한 고리가 떨여져 있는 구부러진 직선을 3차원의 공간에 두고 카메라의 시점만 옮겨가보면 로저 펜로즈의 삼각형이 순간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서사는? 아르투어 슈니출러의 ;윤무;라는 작품이 생각났다. 1막에서는 A와 B의 이야기가, 2막에서는 B와 C의 이야기가, 3막에서는 C와 D의 이야기가 ... 그리고 마지막 장에서는 G와 다시 A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함께 읽었던 사람들은 완벽하게 하나의 원을 그리는 체계가 형성됐다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내가 보기에는 나선형의 원이 된 느낌이었다. 위로 올라가는 나선형은 엄밀하게 말하면 도형이 아니라 '선'이다. 처음과 끝이 이어지지 않는 선. 둥글게 있는 선. 하지만 이러한 나선을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면 마치 원처럼 보인다. 측면에서 바라보면 꼬부라진 선일뿐인데.

등장인물들의 배치를 통해서 불완전성의 정리를 표현할 수 있을까?

지난 시간 동은이가 저녁식사 자리에서 물어본 내가 그리려는 부조리극의 세계는 이런 세계를 지향한다. 객관과 주관이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음을 드러내는 세계관. 애매하고 모호한 세계관. 세계관이 애매하고 모호하다는 것이 아니라, 계속 본질로 다가가려고 하면 느껴지는 그 모호하고 애매한 우주의 세계. 그런데 그걸 어떻게 드라마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완벽하게 설계된 구조를 통해서 구조지어지지 않는 것을 표현하는 것도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럴 땐 항상 돌아오는 말이 '일단 써 봐. 쓰고 얘기하자'인데,

그래서 이번 미학세미나를 하면서 기존에 이러한 세계관에 입각해 써두었던 글을 퇴고하려고 한다.

(퇴고 과정에서 코멘트를 받을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

2.

모네의 루앙성당.

진중권은 오리지날을 가릴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러한 오리지날을 누군가 있다고 선언해버리면, 어떻게 될까?

전통과 권력을 가진 누군가가 혹은 어떤 매체가 그런 담론을 주도한다면 어떻게 될까?

모네의 루앙성당들에는 하나의 오리지날이 없다는 것도 무엇에 대한 명백한 사실이 아닌 언제나 변화 가능한 명제다.

이렇게 따지고 들면, 논리실증주의가 가졌던 오류처럼 맞는 말은 하나도 없게 된다.

이렇게 따지고 드는 이유가 무엇인지가 의미를 가질 것이다.

왜 나는 논지에서 벗어난 것 같은데도 이렇게 따지고 싶은 걸까.

아무래도, 대상 혹은 상상 > 예술가 > 독자로 이어지는 혹은 그 반대로 이어지는 삼자의 선형적 관계를

부수고 싶은 마음에서인 것 같다. 예술작품을 둘러싼 관계는 3개의 항으로만 구성되어지지 않는 듯 하다.

아무래도 독자들은 그리고 예술가들은 완벽하게 순수한 마음으로 작품을 대하지 않지 않나?

순수한 마음이라는 것은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오롯하게 하나의 목표만을 갖지 않은 상태.

여기서 이야기를 마음 가는대로 확장시키자면, 예술가도 독자도 예술가와 독자로서의 정체성 혹은 위치지어짐 이전에

인간이라는 속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진중권은 혹은 이 책은 예술가와 독자를 인간이기 전의 예술가와 독자라는 정체성을우선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예술작품을 둘러싼 관계를 단순화하여 여백을 없애는 작업을 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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