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반야심경 4회차 후기
그믐
2021-11-30 12:13
311
소시적 수학여행 코스엔 항상 절이 있었다. 덕분에 교회는 못가봤어도 절에는 가볼 수 있었다.
둘째 아이 임신 중에 시고모님께서 태교에 좋다며 능인선원의 불교대학을 소개해주셔서 처음으로 법당에 들어가보게 되었다. 그때 주지스님인 지광스님은 ‘불교는 과학’이라며 여러 좋은 이야기를 해주셨었는데, 얼마 있다가 그 스님에게 학력위조관련 이슈가 있었다.(수업은 진짜 좋았는데, 아니 이건 뭐지? 했다)
그리고 몇 년 후 동네에서 비구니들이 계신 절이라는 소개를 받고 불교대학 저녁반에 참여했다. 스님은 다과 자리도 마련해주고 스님이 처음 머리를 깎았던 당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승려가 되려고 출가하자 어머니께서 몇 년 동안 본인 때문에 홧병이 생기고 많이 아프셨었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 땐 ‘아니 다 버리고 혼자서 도를 닦는 건 누군들 못할까, 세속에서 도를 닦을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냐?’ 하는 생각이 올라왔고, 엄마를 아프게 한 그 스님이 미웠다. 이 일로 한동안 불교를 멀리했다. 물론 내가 불교와 가까운 적도 없었지만 말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데, 그땐 그랬다. 물론 지금도 달라진 건 없지만, 그 땐 아마 스님한테 샘을 냈나보다.
모든 것이 공하다. 이미 지금도 지난 간 과거인데 그대는 지금 어디에 머물러 있느냐고 한다. 무슨 실체가 있느냐고...
불경을 읽는다는 게 무척이나 낯설고 어색하고 어려웠다. 그런데, 이번 강의를 통해 낯설기만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을 읽는 것이 마냥~ 어려운 글자만은 아닌 것이 되었다.
空은 비었다는 게 아니라 실체가 없다는 것, 아... 이건 또 무슨 차이지 ? 들어도 들어도 잘 모르겠고 금방 잊어버린다. 그런데, 이번엔 아직까지 까먹지 않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본다면, 전도된 꿈과 같은 생각에서 깨어날 수 있다면 마음에 걸림이 없게 된다. 공포가 없게 된다. 곧 열반이다...
스님한테 저렇게 샘을 냈는데(별 게 아닌 스님의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당시 어린 마음에 좀 세게 남았던 모양이다), 언제부턴가 요요샘 강의나 법륜스님 강의를 스멀스멀 듣게 되었다. 들으면 그저 좋고 편안해지고, 화로 커졌던 내가 다시 제 자리를 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또 듣게 된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을 다 외우고 나면 더 좋겠지..
지난 주 금요일 클래스가 아마 올 해 [금요클래식] 마지막인가보다. 매번 홀수 달에 강의를 올렸으니...
올 한 해 [금요클래식]은 7월, 9월, 11월 총 3번 수강했다.
온라인이 가능한데, 3월과 5월엔 시도를 하지 못하고 있다가 7월 푸코부터 신청해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온라인이 가능하여, 수업 이후에 반장님이 보내주는 저장파일을 받아볼 수 있어서 제 때 듣지 못하여도 다시듣기가 가능했다. 코로나의 유일한 수혜라면 온라인 강의의 확대가 아닌가 싶은데, 그 덕을 본 셈이다. (물론 공교육의 온라인 강의 확대와는 다른 이야기이다) 너무 좋다. 이렇게라도 들을 수 있어서 말이다. 사실 오며 가며 듣는 게 집중력이 약하고, 그저 들을 뿐이다. 매번 들을 때마다 새롭다.
그동안 이렇게나 반장님의 도움을 받았는데 사실 한 번의 후기도 쓰지 않아 뒤가 너무 캥기고 있었다. 이렇게라도 털고 싶은 마음에 뒤늦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금요 클래식] 내년에도 계속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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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흥미를 유발하는 후기네요. 후기를 읽다보니 나도 들어볼걸....아쉽네요.
내년엔 저도 금요클래식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자매님~
영성 세미나도 있어요~ ㅎㅎ
마지막 시간을 직접 가서 함께 하지 못해서 아쉬웠어요
기린샘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독송도 응원했어야 했는데^^
저는 올해 우연히 불교와 좀 친하게 되었는데 (다 요요샘 덕분이지반^^) 참 좋습니다
결국 공부는 불교로 가야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ㅎㅎ
덕분에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도 외웠는데 아침마다 독송 한번씩 들으며 따라하니 좋아요^^
감사합니다~~~